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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천자]삶의 마지막을 위한 '애도의 문장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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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사람은 두 번 죽는다. 한 번은 육신의 숨이 끊어짐으로써, 또 한 번은 생전에 인연을 맺은 이들의 기억에서 사라짐으로써. 육신이 시드는 과정은 누구나 대동소이하지만 기억에서 한 인간이 소멸하는 양식은 저마다 다르다. 두 죽음 사이에서, 산 자들은 애도나 추모를 표함으로써 고인을 기린다. 추모가 고인의 공적 행적을 비추는 게 중심이라면, 애도는 사적 애틋함이 그 밑바닥에 깔려 있다. 이 책은 애도의 시간을 보내는 이들을 위한 문장을 모아 엮었다. 고대부터 오늘날까지 죽음을 사유해온 철학자들이 남긴 단장들, 문인들의 시와 소설, 영화, 에세이 등에서 길어낸 글귀들이다. 글자 수 1072자.
[하루천자]삶의 마지막을 위한 '애도의 문장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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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한 것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죽음이 삶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 사고나 질병으로 죽음의 문턱에 갔던 이들 중에는 두려움과 절망만큼이나 삶에 대한 새삼스런 애착을 느꼈다고 고백하는 경우가 많다. 당연하게 여겼던 시간과 관계의 소중함을 깨닫고 이전까지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사는 경우도 적지 않다. 죽음을 실감한 순간, 이전까지 안달했던 많은 일들이 부질없게 느껴진 까닭이다. 그러면서 나를 살게 하는 힘은 무엇인지, 삶을 이루는 많은 것들 중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돌아보게 된다.


스티브 잡스는 열일곱 살 때부터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며, "오늘이 마지막 날이어도 지금 하려는 일을 할까?" 하고 스스로에게 물었다고 한다. 그는 췌장암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뒤 스탠퍼드대학교 졸업식 축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내가 곧 죽는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은 삶의 중요한 순간마다 내게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여러분, 인생의 시간은 한정돼 있습니다. 그러니 다른 사람의 삶을 사느라고 인생을 낭비하지 마세요."


그의 말처럼, 죽음을 생각한다는 건 내 인생에 무엇이 중요한가, 지금 잘 살고 있나, 어떻게 살아야 하나,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며 스스로를 깨우치는 것이다.


인생의 의미를 찾는 데 굳이 죽음까지 생각해야 하나 싶을지 모른다. 하지만 <존엄한 죽음>을 쓴 저널리스트 최철주는 그래야 한다고 답한다. 딸과 부인을 몇 년 사이에 잇달아 잃고 웰다잉 강사가 된 그는, "우리 사회가 너무 쉽게 치유니 깨달음이니 하는 게 거슬린다"고 토로한다. 그는 산티아고 순례여행을 다녀온 한 교수가 귀국 후 늙은 반려견이 실명한 걸 알고, 자신에겐 죽음이란 문제가 남아 있으며 죽음을 들여다보지 못한 자신은 아직 멀었다고 고백한 이야기를 전하면서, 현실의 죽음과 부닥뜨리지 않고는 진정한 치유도 깨달음도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정말 그렇다.

우리가 하는 많은 고민과 걱정은 인생이 유한하다는 데서 온다. 유한하기에 헤어짐이 있고, 여한이 있고, 그래서 욕망과 근심과 불만이 생기는 것이다. 여행으로 여유를 찾고 근심을 내려놓는다 해도 그것은 잠시뿐, 우리는 다시 유한해서 조바심 나는 일상과 마주할 수밖에 없다.


-김이경, <애도의 문장들>, 서해문집,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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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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