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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도 죽지 않고 돕겠다" 민영환 유서 국가등록문화유산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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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충정공 정신 후세에게 알릴 수 있는 사료"
'홍재일기'·'부평 미쓰비시 줄사택' 등록예고

"한번 죽음으로써 황제의 은혜에 보답하고, 우리 2000만 동포 형제에게 사죄한다. 그러나 죽어도 죽지 않고, 지하에서라도 여러분을 기어이 도울 것이다. 동포 형제들은 1000만 배나 마음과 기운을 더해 지기(志氣)를 굳게 하고, 학문에 힘쓰며, 한마음으로 서로 돕고 힘을 모아 우리의 자유 독립을 회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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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국 외교관이자 독립운동가인 충정공 민영환(1861∼1905)의 유서 내용이다. 제목은 '결고(訣告) 아 대한제국 2000만 동포.' 을사늑약에 반대하며 동포들에게 자유와 독립을 회복하라고 촉구한다. 그는 의분을 이기지 못하고 본가에서 자결했다.

죽음으로 항거한 증거가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관리된다. 국가유산청은 '민영환 유서'를 소유자인 고려대학교 박물관과 함께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한다고 13일 전했다. 관계자는 "순국 당시 긴박한 상황과 민충정공(민영환을 높여 이르는 말) 정신을 후세에게 알릴 수 있는 사료이자 문화유산"이라고 평가했다.


유서는 요즘도 널리 통용되는 명함(6x9.2㎝)에 적혔다. 앞면에 '육군 부장 정일품 대훈위 민영환(陸軍副將正一品大勳位閔泳煥)', 뒷면에 'Min Young Hwan'이라는 영문과 '민영환'이라는 한글 이름이 표기됐다. 민영환은 앞뒷면에 걸쳐 연필로 각성을 촉구하는 내용을 깨알같이 썼다. 민영환의 옷깃 속에서 발견한 유족은 봉투에 넣은 채로 소장하다가 1958년 고려대학교 박물관에 기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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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환의 유품이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되기는 두 번째다. 지난해 생전 입었던 서구식 군복이 먼저 가치를 인정받았다. 1897∼1900년에 만들어졌다고 추정되는 모자, 상·하의 등 열네 건 열일곱 점이다. 개정된 '육군장졸복장제식'에 따라 예모(禮帽·예복을 입을 때 격식에 맞춰 쓰는 모자), 대례의(大禮衣·상의), 소례 견장(肩章·제복의 어깨에 붙이는 표장) 등 구성 요소를 대부분 갖췄다.

한편 국가유산청은 이날 '홍재일기'와 '부평 미쓰비시 줄사택'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 예고했다. 홍재일기는 전북 부안군의 유생 기행현이 스물세 살(1866년)부터 예순여덟 살(1911년)까지 작성한 일기 일곱 권이다. 그동안 밝혀진 적 없는 동학농민혁명기 백산대회(동학농민혁명의 시작을 알린 대규모 군중 집회) 일자가 1894년 음력 3월 26일로 기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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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청 관계자는 "1866년부터 1894년 동학농민혁명이 발발하기 전까지 약 30년간의 물가 변동, 가뭄, 세금 등 기록도 담겨 있다"며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까지 부안 사회의 변화상과 역사적 사건을 조명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사료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부평 미쓰비시 줄사택은 일제강점기 미쓰비시 제강에 동원된 한국인 노동자들이 합숙 생활을 했던 곳이다. 등록 예고된 범위는 인천광역시 부평구에 있는 서른네 필지(1329㎡). 연립주택과 같이 여러 호가 줄지어 있어 '줄사택'으로 불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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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청 관계자는 "광복 뒤에도 도시 노동자들을 비롯한 다양한 계층의 주거 공간으로 사용됐다"며 "삶의 흔적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남아 있어 역사와 주거사(住居史) 측면에서 가치를 인정받았다"고 부연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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