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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비트]해를 넘겨 美 노동절 달구는 '사무실 복귀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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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화한 사무실 복귀 갈등의 대가
노사 신뢰 상실-리더십 손상 우려

편집자주[찐비트]는 '정현진의 비즈니스트렌드'이자 '진짜 비즈니스트렌드'의 줄임말로, 일(Work)의 변화 트렌드를 보여주는 코너입니다.

미국의 노동절이었던 지난 4일 전후로 미국 언론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무실 복귀(Return To Office)’ 문제를 다룬 기사가 연이어 쏟아져 나왔다. 지난해 노동절에도 미국 노사를 달궜던 사무실 복귀문제가 해를 넘어 이번 노동절에서도 똑같이 주요 이슈로 떠오른 것이다.


"노동절 이후로 사무실 복귀 데드라인이 정해졌다. 많은 기업이 9월에 돌아오라고 압박하고 있다" "노동절이 다가오면서 사무실 복귀 의무가 대세가 되고 있으나 직원의 반발에 직면했다". 전자는 지난해 8월18일 블룸버그통신, 후자는 올해 8월30일 USA투데이의 기사인데 1년이라는 시간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내용이 대동소이하다.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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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기사들은 미국의 사무실 복귀전쟁이 아직도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표면상으로는 지난해 노동절을 계기로 재택근무 일수를 줄이기 시작한 애플, 펠로톤에 이어 올해는 메타플랫폼, 아마존, 줌까지 사무실 복귀 대열에 합류했지만, 현실은 다르다. 실제 상업용 부동산 관리 업체인 캐슬시스템에 따르면 미국 내 상위 10개 대도시 지역의 사무실 점유율은 지난해 노동절 직후 일주일 평균 47.5%, 올해 같은 기간 47.0%로 큰 차이가 없었다.

지난해와 올해의 가장 큰 차이라면 바로 해고를 비롯해 직원의 사무실 복귀를 강하게 압박하는 도구들이 등장했다는 점이다.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회사 출근 규정을 따르지 않는다면 다른 일자리를 고려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직원들을 향해 칼을 꺼내 든 것이다.


일부 기업에서는 이를 인력 구조조정의 기회로 악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통신업체 AT&T는 지난 6월 재택근무 중이던 관리자급 직원 6만명에 사무실로 출근하라고 명했는데, 미 전역에 있는 350개의 사무실 중 지정한 9개로 출근했다고 한다. 이를 두고 한 직원은 "사무실 복귀라는 양의 탈을 쓴 해고 늑대"라고 비판했다.


미국 노사가 더욱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각 기업은 조직 내 신뢰 상실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사무 현장에 나와 동료와 얼굴을 맞대고 직접 대화 나누며 조직문화를 만들고 이를 통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자는 것이 사무실 복귀의 취지였지만, 오히려 해고 압박과 반발, 언쟁이 쏟아지다 보니 상호 신뢰를 잃고 경영진의 리더십이 손상될 우려까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일부 강압적인 출근을 종용하던 대기업 경영진들은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보잉의 데이비드 칼훈 CEO의 출근 이슈는 직원들의 조롱거리가 됐다. 뉴햄프셔주 수나피 호수 해안가에 자택을 둔 칼훈 CEO가 전용기를 타고 400번 출퇴근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직원들이 큰 반감을 갖게 된 것이다.


회사의 사무실 복귀 명령에 따라 회사 근처로 이사를 오고, 출퇴근 러시아워에 시달리던 일부 직원들은 "호수에서의 삶을 사랑한다"고 적힌 머그잔을 만들어 그의 전용기 출퇴근을 조롱했다고 한다. 그만큼 직원들의 불만이 쌓였던 셈이다.


이처럼 직원들의 반발 속에 치열한 사무실 복귀전(戰)을 치르고 있는 미국 기업들이 생산성 향상을 과연 달성할 수 있을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오히려 앞으로 어떠한 대가를 치르게 될지 좀더 지켜봐야 할 듯싶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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