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창업자 겸 CEO 9일 방한
정부·민간 합동 대담회 일정 소화
尹대통령과 접견…산업 전망 대화
스타트업 업계에 빅이벤트가 펼쳐졌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로 전 세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오픈AI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이 9일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오픈AI 투어’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를 돌고 있는데,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에 특별한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트먼 CEO는 중소벤처기업부와 소프트뱅크벤처스 초청으로 마련된 행사를 각각 소화한 후 윤석열 대통령과 용산에서 면담한다. AI 산업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한국 스타트업과의 협력 방안을 찾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스타트업인들 만나고, 尹 대통령과 접견 = 올트먼 CEO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63빌딩 그랜드볼룸에서 ‘K-스타트업, 오픈AI와 만나다’라는 행사명으로 이영 중기부 장관과 대담을 진행한다. 이후 국내 스타트업·취재진과 순차적으로 질의응답을 한다. AI 기술 발전에 따른 사회의 변화상, 적절한 AI 규제에 대한 견해, 스타트업 창업자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 등을 묻고 답변받을 예정이다. 중기부는 지난 2일까지 행사 참여를 희망하는 스타트업의 신청을 받았다. 여기에 334곳이 지원했는데 중기부가 100여곳을 추려냈다. 신청사가 가진 AI 기술성을 중점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2시부터는 같은 장소에서 오픈AI와 소프트뱅크벤처스가 공동 주최하고 중기부가 후원하는 1000명 규모의 대담 행사가 진행된다. ‘오픈AI와의 파이어사이드 챗’이라는 이름의 이 행사에선 이준표 소프트뱅크벤처스 대표와 조경현 미국 뉴욕대 교수가 올트먼 CEO와 함께 AI 기술이 가져올 혁신을 이야기하고 청중과 질의응답 시간을 갖는다. 접수 하루 만에 국내 AI 관련 개발자와 연구자뿐만 아니라 기업인, 창업자, 대학생 등 예상 인원의 몇 배에 달하는 사람들이 신청해 폭발적인 관심을 드러냈다.
이후 올트먼 CEO는 오후 3시50분부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만나 챗GPT 기술과 향후 산업 전망 등에 대한 대화를 주고받는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전날 기자들에게 접견 배경에 대해 "윤 대통령은 가급적 기업인, 특히 글로벌 기업으로 산업을 리드하는 분들을 기회가 되는대로 만나려 한다"며 "그 자리에서 좋은 영감을 서로 주고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 세계 돌고 있는 올트먼…한국에선? = 올트먼 CEO는 현재 전 세계를 순방 중이다. 지난 4월에 일본을 방문해 기시다 후미오 총리를 면담했고 지난달에는 캐나다, 브라질, 나이지리아를 다녀왔다. 프랑스, 영국 등 유럽 국가에선 국가수반을 면담하고 대학에서 강연회를 열기도 했다. 이번 주에는 이스라엘부터 요르단,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국가와 인도를 다녀온 후 한국을 찾았다.
올트먼 CEO의 이번 방한은 타 국가 방문 일정과 차이점이 있다. 보통 올트먼 CEO 단독 또는 소수의 임원만 방문했는데, 한국에선 공동창업자인 그레그 브록먼, 투자 총괄인 브래드 라이트캡, 핵심기술자 등 임원이 대거 방문한 것이다. 특히 브록먼의 아내인 안나는 한국 출생이어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과 함께 방한하는 조앤 장 프로덕트 매니저도 한국계다. 중기부 관계자는 "다른 나라와는 규제 중심으로 논의된 반면 중기부와는 스타트업 협력이 핵심 내용이어서 매우 긍정적"이라며 "특히 강력한 반도체 생태계를 가진 한국의 AI 스타트업과의 협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중기부·민간 협력해 거물급 섭외= 일거수일투족이 주목받고 있는 올트먼 CEO를 섭외한 주체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나 산업통상자원부가 아닌 상대적으로 신생부처인 중기부인 점에도 관심이 쏠렸다. 중기부는 오픈AI가 챗GPT 서비스를 개시한 이후 이 장관의 강한 의지로 만남을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장관은 벤처기업 창업자이자 디지털 보안 전문가다. 중기부 관계자는 "AI 기술이 미래 4차 산업혁명 신기술과 세계 산업의 판도를 결정하고, 우리나라의 운명도 좌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이 장관 미국 방문 때 올트먼 CEO를 실리콘밸리나 보스턴에서 면담하는 방안도 논의됐으나 일정이 맞지 않아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올트먼 CEO 초청에는 이 대표도 한몫했다. 그는 올트먼 CEO가 미국의 액셀러레이터 와이콤비네이터(YC)에 몸담을 때부터 개인적 인연을 맺어왔다. 두 사람은 스타트업 투자 의견을 주고받으며 협력해왔고, 올트먼 CEO가 오픈AI를 설립한 후에도 종종 소통하는 등 친밀한 관계를 이어왔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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