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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어때]"칭찬은 팀을 춤추게 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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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일 성과로 만드는 건 결국 사람
인간적인 태도와 중요성 변하지 않아
'칭찬'보다 '인정' 해주는 게 중

[이 책 어때]"칭찬은 팀을 춤추게 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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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을 만들어 지속 가능한 탁월한 성과를 내는 것."


신수정 KT엔터프라이즈 부문장이 내린 리더십의 정의다. 그에 따르면 리더십은 조직이 고객, 주주, 사회, 구성원을 향한 가치 창출의 지속성을 유지하도록 하는 행위다. ‘반짝’ 성과는 용납되지 않는다. 요행이나 직원을 닦달하는 갑질로는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기에, 이를 뛰어넘는 ‘리더십’을 강조한다.

신 부문장은 이 책을 ‘리더십 교과서’라 소개한다. 현실과 괴리된 이론이나, 부분에 특화된 내용이 아닌 현장에서 뛰는 플레이어의 관점에서 바라본 실전적 내용에 인간과 조직에 대한 이해를 더했다고 강조한다. 33세의 나이에 회사를 공동창업해 직원 3명 규모를 60명까지 키워 코스닥 기업에 매각한 경험, 대기업 벤처 사업본부장으로 12년간 50명에서 800명으로의 성장을 함께했던 기억, 매출 4조원에 달하는 수천명 규모의 조직을 통솔하며 얻은 깨달음을 책에 담았다.


신 부문장에 따르면 현재 국내 기업 조직은 대전환기에 놓였다. 과거 비교적 균질한 학력 수준과 가치, 승진 욕구를 지닌 이들이 수직적 업무 환경에서 일하던 시대에서 지향 가치가 다양한 이들의 수평적 환경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별한 리더십을 발휘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 조직이 굴러갔던 과거와 달리 리더십에 따라 성과가 크게 좌지우지되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그는 설명한다.


저자가 강조하는 리더의 미션 3가지는 목표·일·사람 관리다. 기업의 미션·비전·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업무 환경을 조성해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 골자다. 그중 사람 관리는 리더십의 핵심이다. 목표와 일을 성과로 만드는 주체는 결국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는 신 부문장이 팀원들을 ‘인간’으로 대하는 자세를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리더는 한 면에서는 구성원들 개개인이 자신 안의 동기를 발산해 성장하고 스스로의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조직이 커도 ‘인간적인 태도’의 중요성은 변하지 않는다. 관리 인원이 많아 시스템에 의존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중간관리자가 있기에 리더가 직접 관리하는 인원은 제한적이다. 다만 사람 관리는 "정형화되지 않고 논리로만 해결될 수 있는 영역이 아니기 때문"에 가장 어려운 영역으로 손꼽힌다.


인간적인 태도라고 하면 상대를 무조건 포용하고 칭찬으로 설득해 독려하는 것으로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신 부문장은 "칭찬만 한다고 리더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진정성이 있다면 솔직한 피드백을 할 수도 있다. 사람은 고래가 아니다. 칭찬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며 "헤어지는 이유는 누군가 나쁜 사람이 있어서 그렇다기보다는 대체로 서로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상대와 헤어진다는 것은 서로를 인간으로 대한다는 것과 관계가 없다"고 말한다.


중요한 건 개인과 조직의 연결이다. 신 부문장은 축구감독 조세 무리뉴의 말을 빌려 "선수를 코치하지 말라. 팀을 코치하라. 호날두에게 프리킥 차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감독이 할 일이 아니다. 선수들에게 가르쳐야 하는 것은 ‘팀에서’ 축구하는 법"이라고 설명한다. 그런 맥락에서 지나치게 직원 개인에 집착하고, 동기부여 방법을 고민하는 리더에게 "프로의 세계에서 개인의 역량을 키우고 성장시키는 것은 리더가 아닌 본인의 몫"이라며 "(리더의 역할은) 팀의 승리를 위해 구성원 개개인이 자신을 조절하고 하모니를 내고 협력할 수 있도록 코칭하고 가르쳐 개개인의 합보다 더 큰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문제해결에 있어 인간의 ‘선의’를 신뢰하는 행위에는 경고를 전한다. 저자에 따르면 영국이 호주 개척을 위해 죄수들을 보낼 때 배 안에서 10%에 달하는 죄수가 굶거나 병들어 죽었다. 식량과 의약품은 충분했지만, 선장은 이를 빼돌리는 데 급급했다. 인권감시관을 두거나 신앙심 깊은 선장을 배치해도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보수 조건을 호주에 도착하는 죄수 숫자에 따라 지급하기로 바꾸자 사망자는 크게 줄었다. 신 부문장은 "사람은 특별히 선하지도 특별히 악하지도 않다. 그저 자신에게 가장 이득이 되는 방향을 선택한다. 누구나 이기적"이라며 "그것을 선한 방향으로도 악한 방향으로도 이끌 수 있다. 그것이 바로 리더의 역할이요 시스템의 힘"이라고 전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회사에 집중하게 할 수 있을까. 신 부문장은 목적과 의미 이해를 바탕으로 훌륭한 동료들과 함께 성장해 인정받을 수 있는 환경을 강조한다. 이 회사에서 어떤 공헌을 위해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를 이해하고, 이를 통한 성장과 인정의 기쁨을 누릴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단합을 꺼리고 이기적이라는 지적을 받는 MZ 세대를 향한 관점 변화도 당부한다. 일례로 회식. 신 부문장은 Z세대인 아들의 말을 빌려 "다들 일도 좋아하고 잘하고 싶어 한다. 술 한잔하는 것도 좋아한다. 단지 일방적인 명령으로 일을 시키는 방식, 상사 비위 맞춰야 하고 일 이야기하는 회식의 방식이 싫은 것"이라고 말한다.


신 부문장은 조직원을 향한 ‘칭찬’보다 ‘인정’을 강조한다. 칭찬은 행동에 대한 표현이지만, 인정은 그 사람 존재와 가치 수용이기 때문이다. 그는 "(리더가) 무엇을 칭찬할지 고민하기보다 스스로 보람 있다고 여기는 것, 인정받고 싶은 것, 자부심을 느끼는 것이 무엇인지 질문하고 이를 인정해주라"고 권한다.


거인의 리더십 | 신수정 지음 | 앳워크 | 276쪽 | 1만8000원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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