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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3.3배' 프랜차이즈왕국된 韓…남는게 없어도 몰리는 자영업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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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프랜차이즈 왕국의 이면
국내 프랜차이즈 브랜드 수 1만1844개
미국 3000개·일본 1300개 보다 많아
코로나 창업 열풍, 가맹점 33만개 역대 최다
업종별 브랜드 수 비중 외식업종 79.7%
가맹 본부는 성장, 점주 수익률은 줄어들어
본부-점주 상생 방안 찾아야, 브랜드 성장

한국은 전 세계에서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가장 많은 국가다. 맥도날드, KFC 등 유명 글로벌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보유한 미국(3000여개)이나 식도락의 천국 일본(1300여개)보다도 많은 1만여개가 포진한 그야말로 ‘왕국’이다. 커피, 치킨, 떡볶이, 피자 등 외식업뿐 아니라 무인 편의점, 세탁소, 요가강습소, 마사지숍, 야구연습장 등 업종도 다양하다. 이들 브랜드를 믿고 가맹점을 개설한 가맹점주만 33만명인 시대다. 원하는 때에 손쉽게 창업을 할 수 있다는 점은 프랜차이즈가 가진 가장 큰 이점이다. 창업하려면 경험과 수많은 시행착오가 생기기 때문에 적지 않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한데 프랜차이즈 본부에서 메뉴와 상품을 대신 개발해주고 재료도 제때 공급해주니 편리성 면에선 독립 창업을 따라올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그 편리함의 이면에는 시장의 포화, 제한된 유연성 등 위험성도 자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본사가 가맹점과의 상생할 수 있는 방안과 운영 전략을 연구하고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IFS 프랜차이즈 서울'에 참가한 관람객들이 다양한 프랜차이즈 업체를 보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지난해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IFS 프랜차이즈 서울'에 참가한 관람객들이 다양한 프랜차이즈 업체를 보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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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 33만개 역대 최다…각 점주 수익률은↓

2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프랜차이즈 브랜드 수는 2022년 말 등록된 정보공개서 기준 1만1844개에 달한다. 코로나19 이전이었던 2017년에만 하더라도 5741개에 불과했던 국내 프랜차이즈 브랜드 수는 2018년 6052개, 2019년 6353개로 점차 늘기 시작하더니 코로나19의 영향을 받기 시작한 2020년에 7094개에서 2021년엔 1만1218개로 58.1% 성장했다.

2021년 11월 19일 직영점 의무화 법안 시행으로 직영점을 1년 이상 운영한 경험이 있는 브랜드만 프랜차이즈 브랜드 등록이 가능해짐에 따라 지난해 전체 브랜드 수는 전년 대비 5.6% 증가하는 데 그쳐 증감률이 평년 수준으로 회복되기는 했으나, 국내 프랜차이즈 브랜드 수는 여전히 증가 추세다. 업종별 브랜드 수 비중은 외식업종이 79.7%로 가장 높았으며 서비스업종(15.2%), 도소매업종(5.1%)이 그 뒤를 이었다.


프랜차이즈 브랜드 수가 늘면서 자연스럽게 가맹점 수도 증가했다. 공정위가 정보공개서를 토대로 작성한 2022년도 가맹사업 현황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전국의 가맹점 수는 33만5298개로, 전년 대비 24.0%(6만4813개) 늘어 처음으로 30만개를 넘어섰다. 문제는 가맹점 수가 늘어나면서 가맹 본부는 성장했지만, 가맹점주들의 수익률은 늘지 않고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2021년 말 기준 전체 가맹점의 평균 매출액은 약 3억1000만원으로 전년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외식업종과 도소매업종이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 등의 영향으로 각각 1.4%씩 감소했다. 이 가운데 외식 가맹점당 평균 매출은 2억79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4% 하락했는데, 특히 치킨·한식·피자가 각각 2.2%, 6.0%, 6.5%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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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본부→가맹점 횡포·불공정 거래도 성행

물가 급등과 전기·가스 요금 인상 등을 고려하면 자영업자인 가맹점주들의 사정은 더욱 각박해지는 현실이다. 설상가상 일부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가맹점에 공급하는 물품을 시장 가격보다 비싸게 공급한다거나 마케팅 비용을 전가하는 방식으로 횡포를 부린다는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다.


최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가맹점·대리점 불공정 피해 증언대회’에서 차돌박이 전문 프랜차이즈 이차돌은 회사 로고가 들어간 물티슈·냅킨·종이컵 등을 ‘필수물품’으로 지정해 가맹점에 강매해온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필수물품에 매장 운영과 무관한 머리 끈·거울·가방 고리까지 포함했다는 증언이 나와 업계 안팎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이차돌 가맹점주들에 따르면 본사가 필수물품으로 공급하는 제품은 시중에서 판매되는 제품보다 가격이 월등히 높았다. 이를테면 1000개짜리 물티슈의 경우, 시중 가격(1만5000원)의 2배가량인 2만9000원에 판매했고, 8000매짜리 냅킨은 시중가(2만3000원)보다 50% 비싼 3만4000원에 공급했다.


가맹점주들은 본사가 가맹점에 피해를 전가하는 식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본사에 종속적인 위치에 있지만, 단체구성권이나 협상권 등이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아 갑질 행위에 일방적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앞서 메가커피의 경우 본사 측이 지난해 말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 선수를 홍보모델로 기용했다가 광고를 포함한 전체 광고비 60억원 중 절반을 가맹점에 부담하라고 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이에 반발한 일부 메가커피 가맹점주들을 중심으로 현재 가맹점주협의회 구성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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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빼든 공정위…‘필수품목 지정’ 관행 개선 역점

이처럼 프랜차이즈 본부와 가맹점주 간 불공정 피해 사례가 누적되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칼을 빼 들었다. 공정위는 올해 가장 역점을 둘 분야로 ‘필수품목 거래 관행 개선’을 꼽으며 가맹본부 표준 정보공개서 개편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공정위의 이 같은 관행 개선은 가맹본부가 필수품목을 과도하게 지정하고 일방적으로 가격을 인상해 차액 가맹금을 취득하는 행태를 방지하고 위한 움직임이다. 필수품목이란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통일성을 위해 소스, 식용유 등 가맹본부가 가맹점에 공급하는 품목이고, 차액가맹금은 필수품목에 대해 가맹점주가 지급하는 유통마진(적정 도매가격을 넘는 대가)을 뜻한다.


한기정 공정위원장은 지난달 8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공정 프랜차이즈 실천 캠페인 발대식’에서 "공정위는 필수 품목 분쟁 사례가 많은 외식 업종에 대한 실태조사에 착수하고, 불공정 행위가 발견되면 제재할 방침"이라며 "필수품목의 투명한 공개와 필수품목의 합리적인 지정·운영을 유도하기 위해 관련 제도를 정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은 장사가 잘되더라도 본사와의 관계로 인해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현상이 발생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며 "본사들은 가맹점주들의 수익률을 높여줄 방안을 연구,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가맹점 폐업률을 줄이고 브랜드 자체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문혜원 기자 hmoon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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