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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적 인플레"…英 또다시 '유럽의 병자'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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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 속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이 1970년대 '영국병(病)'의 망령을 불러들이고 있다. 내·외부 변수로 영국 경제가 휘청거리면서 197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침체)이 닥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9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은 기록적이고 끈적한 인플레이션과 치솟는 생계비에 고통받는 국민들이 넘쳐나면서 이를 통제하기 위한 영국 정부의 고군분투가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영국 통계청은 4월 물가 상승률이 연율 8.7%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월(10.1%) 대비로는 둔화했지만, 시장 예상치(8.2%)와 영국 영란은행(BOE)의 전망치(8.4%)는 웃돌면서 더딘 회복세를 보였다.


높은 주거비와 주거 생활비·식품 가격 등으로 생계비 부담이 증가하는 가운데 수요의 영향을 많이 받는 레스토랑·호텔 등 서비스 품목 등도 높은 오름세가 확인됐다. 특히 식음료 가격 상승률은 19.1%의 고공행진이 이어졌다. 미 경제전문매체인 CNBC는 영국의 4월 식음료 물가 상승률은 45년 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라고 지적했다.


영국의 인플레이션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평균인 7%보다 2%포인트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JP모건의 영국 이코노미스트인 알란 몽크는 "영국의 인플레이션이 유로존 평균을 웃도는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라며 "여전히 높은 물가는 BOE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부추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 경제는 정부의 지출 삭감과 고금리, 증세에 따른 생계비 위기 악화 등 다중 위기에 처해있다. 영국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부터의 회복에서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더해 리즈 트러스 전 영국 총리가 지난해 9월 무모한 감세안을 추진하면서 기업과 가계의 차입 비용을 높이며 성장 부진의 늪으로 끌어내렸다. 고금리로 영국 경제를 주도하는 소비가 곧 개선될 가능성이 크지 않고 기업 역시 성장을 이끌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영국 경제의 비관론을 키우는 또다른 원인 중 하나는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따른 기초 체력 약화다. 브렉시트로 유럽연합(EU)과 인구(노동력)·물품의 이동이 자유롭지 못하게 되면서 나타나는 비용 상승이 물가 압력을 재차 높이고 있다.


인베스텍의 영국 이코노미스트 산드라 호스필드는 "저성장 속 고물가가 지속되는 197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 시대가 도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물가가 좀처럼 잡히지 않자, 시장은 BOE의 추가 긴축을 점치고 있다. 그는 "BOE가 내달 금리를 0.25%포인트 추가로 올리면서 기준금리가 4.75%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장은 추가 긴축을 반영해 영국의 기준금리가 연말 5.3%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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