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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엘니뇨가 온다…물가 오르고, 생산 어렵고, 관광 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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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기상기구, 5~7월 엘니뇨 확률 60%
과거 엘니뇨 땐 밀, 옥수수, 대두 등 물가↑
생산시설 운용 차질 빚고 관광·소비심리↓
수재민 발생하면 복구비·지원금 예산소요
"올해 엘니뇨로 2029년까지 3조달러 손실"

비 내리는 광화문 광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비 내리는 광화문 광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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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름 슈퍼 엘니뇨가 발생할 수 있다는 과학계의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한국 경제에 끼칠 여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많은 양의 비가 내리면 정부가 추진하는 내수활성화와 물가안정 대책이 흔들릴 수 있어서다. 만약 수해피해와 이재민이 발생하면 복구사업과 지원정책에 예산을 추가 투입해야 할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기상청이 최근 발표한 ‘3개월 전망’에 따르면 현재 태평양의 엘니뇨 감시구역 평균 해수면 온도는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다. 엘니뇨란 적도 근처의 동태평양과 중앙태평양의 바닷물 온도가 수개월 이상 고온으로 유지되는 현상이다. 한국은 남위5도~북위5도, 서경170도~120도를 엘니뇨 감시구역으로 정해두고, 해당 영역의 3개월 평균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높은 상태를 유지하면 엘니뇨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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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기상기구는 오는 5~7월 엘니뇨 발달 가능성을 60%로 보고 있다. 통상 엘니뇨가 발생하면 한국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린다. 기상청 역시 올여름 엘니뇨의 발달로 7월 강수량이 평년보다 많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조경숙 기상청 기후예측과장은 “엘니뇨 영향으로 7월 중순에서 8월 중순에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집중호우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며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과거 엘니뇨 돌아보니…폭우에 물가 치솟고, 생산시설 타격

통상 엘니뇨가 발생하면 식료품 물가가 급등한다. 주요 농작물의 재배가 원활히 이뤄지지 못해 소위 ‘밥상 물가’가 오르기 때문이다. 2002~2003년에도 엘니뇨의 발생으로 일조량이 부족해지자 밀과 옥수수, 대두, 쌀 가격이 크게 뛰었다. 특히 신선채소 물가상승률은 2002년 4분기 25.2%, 2003년 1분기 43.7%를 기록하기도 했다. 2009년 엘니뇨 때는 동남아시아산 팜유 가격이 57%나 치솟기도 했다.


지난해 9월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에서 작업자들이 배추를 정리하고 있다. 당시 재배 비용 상승에 폭우가 겹쳐 배추 작황이 좋지 않아 물량이 많이 줄면서 가격이 폭등했다.

지난해 9월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에서 작업자들이 배추를 정리하고 있다. 당시 재배 비용 상승에 폭우가 겹쳐 배추 작황이 좋지 않아 물량이 많이 줄면서 가격이 폭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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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세운 현 정부 입장에서는 엘니뇨가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한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올해 4월 기준 전년대비 3.7% 올랐다. 물가상승률의 3%대 진입은 지난해 2월 이후 14개월 만이다. 지난해 7월 6.3%를 찍었던 물가상승률은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정부의 물가안정 기조에 힘입어 간신히 하향 추세를 그리기 시작했다. 연말 2%대 물가를 볼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흘러나오고 있지만, 기후 현상이 예상치 못한 복병으로 등장한 셈이다.

엘니뇨는 국내 산업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많은 비가 내리면 제조·건설업 등 외부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는 산업은 생산시설 운영에 차질을 빚게 된다. 2002~2003년, 2009년에도 엘니뇨로 산업현장의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산업생산지수 증가율이 부진했었다. 포스코는 지난해 태풍 힌남노로 포항제철소가 침수되는 피해를 받았다. 관광·서비스 산업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업계에서 대목으로 불리는 성수기와 휴가철에 폭우가 내리면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관광객 숫자가 줄어들 수 있다. 지난 3월말 내수활성화에 재정 600억원을 투입하는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정부로서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수재민 발생하면 예산 추가 소요…"올해 엘니뇨, 2029년까지 3조달러 손실"

만약 집중호우로 수재민이 발생하면 정부지출도 늘어난다. 정부는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지역에 지방세나 건강보험료, 전기료, 통신요금 등을 감면한다. 하천·도로·철도·상하수도·임도 등 공공시설 복구예산의 국고지원 비율이 상향되고, 피해 규모에 따라 주민들에게 재난지원금도 지급한다. 지난해 태풍 힌남노 피해가 발생했을 때도 복구비만 7802억원이 소요됐다. 정부 관계자는 “재난이 발생했을 때 예산을 소극적으로 집행하면 국민들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있다”면서 “신속한 피해복구를 위해 예비비 지출 등 예산을 집중 투입하게 된다”고 말했다.


과학계에서는 엘니뇨가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야기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미국 다트머스대학교가 최근 과학저널 ‘사이언스’지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올해 엘니뇨로 유발될 전 세계 경제적 손실은 2029년까지 3조달러(3994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1982∼1983년과 1997∼1998년의 엘니뇨 때도 각각 4조1000억달러(5460조원), 5조7000억달러(7592조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세기 전체로 놓고 보면 엘니뇨에 따른 경제적 손실만 84조달러(11경1829조원)로 추산된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과거 이상기후가 나타났을 때 상추와 양파 가격이 많이 올랐던 사례가 있다”면서 “냉방수요가 늘고 전기요금이 오르면서 여러 산업의 생산비용도 높아지기 때문에 당연히 물가에 영향을 주게 된다”고 설명했다.

제11호 태풍 '힌남노'로 침수된 포스코 포항제철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제11호 태풍 '힌남노'로 침수된 포스코 포항제철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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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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