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대우조선 임시 주총
사명변경·등기이사 선임 처리
한화오션 이 오는 23일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한화 그룹 계열사로 새롭게 출범한다. 주총 안건으로 상정된 사명 변경과 등기이사 선임 등을 확정하면 대우조선은 ‘한화오션’으로 사명을 바꿔 달게 된다. 임시 주총에선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2008년 추진하다 무산된 대우조선 인수를 장남 김동관 부회장이 15년 만에 마무리 짓는다.
한화그룹과 대우조선 대주주인 KDB산업은행, 대우조선은 지난해 9월 한화가 대우조선을 2조원에 인수·합병(M&A)한다고 발표했다. 한화오션 대표는 김 회장 측근으로 불리는 권혁웅 ㈜한화 지원부문 부회장이 내정됐다.
사내이사로는 ‘김동관 사단’으로 통하는 김종서 전 한화토탈에너지스 대표와 정인섭 전 한화에너지 대표가 선임됐다. 두 사람은 김 부회장이 태양광 사업을 이끌며 경영수업을 받을 때 손발을 맞췄다. 김 부회장 역시 기타 비상무이사로 이사진에 합류해 경영 정상화를 지원한다. 방산과 신재생에너지, 우주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김 부회장이 조선 사업으로 경영 능력 시험대를 확장하는 셈이다.
대우조선 임직원 수는 지난달 말 기준 직영 8192명, 외주 1만2326명이다. 2021년과 지난해 누적 적자는 약 3조3700억원이다. 올해 1분기 말 부채비율은 1858%에 달한다.
당장 수익성 개선이 시급하다. 수주 호조를 이어가고 있지만 중국업체와 경쟁 심화, 인력난, 물동량 지표 전망치 하향세 등으로 조선업황이 녹록지 않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국내 조선사 5개 수주는 118억달러로 1년 전보다 23.2% 감소했다”며 “조선업황이 다운사이클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대우조선 노동조합이 한화그룹에 요구했던 ‘매각 위로금’은 성과급 지급으로 갈음되는 분위기다. 대우조선 노조와 한화는 지난 19일 실무협의체를 열고 매출 목표 달성 시 임금의 30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내용에 잠정 합의했다. 매출 목표 수치는 미정이다. 사내 협력사 직원에게는 목표 근무 시간을 채우면 임금의 300%를 3년간 나눠 지급하기로 했다.
향후 대우조선 노조와 임금·단체협상, 인력 구조조정 우려 불식 등 남은 과제도 만만치 않다. 차장급 이상도 가입하는 대우조선 노조는 강성으로 통한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실무협의체에서 잠정 합의한 안을 이달 중 최종 확정할 예정”이라며 “노사가 새로 출범할 한화오션의 미래를 위해 많은 대화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20년간 산은 관리 체제를 버텨낸 대우조선맨들의 사기를 끌어 올리고, 이들과 화학적 융합을 이뤄내는 것도 김 부회장이 주력해야 할 과제다. 윤동열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인수합병 후 새 기업문화로 전환할 때 여러 문화적 충돌이 발생한다”며 “피인수 회사 직원들은 인수회사 직원들에 대해 ‘점령군’ 같다고 말할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피인수 회사가 그룹 일원으로 동질감을 지닐 수 있도록 비금전적 복리후생 지원 체계 등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새 기업으로서 가치를 부여하고 새 기업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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