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로 찾는 카카오페이 "AI·데이터로 年거래 100억건 달성"

AI·데이터로 '손 안의 금융비서' 플랫폼化
주춤한 흑자 전환…자회사 부진
페이 본격 경쟁 속 차별화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가 1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사업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가 연 거래 건수를 지난해의 3배 수준인 100억건까지 키우기로 했다. 인공지능(AI) 기술과 데이터를 통해 개별 금융 수요를 명확히 파악하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며 '생활 밀착 금융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증권, 디지털 손해보험 등 자회사들이 부진하면서 좀처럼 안정적인 흑자 시현이 힘든 상황을 해소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AI·데이터로 손안의 금융비서

카카오페이 는 1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사업 방향을 발표했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는 "지난해 연간 사용자 수 3000만명, 연간 거래액은 118조원, 연간 거래 건수는 32억건에 육박했다"라며 "3년 내 카카오페이 연간 거래 건수 100억건을 달성해 만 15세 이상 국민 모두가 연간 하루에 한 번은 카카오페이에서 금융 니즈를 해결하는 플랫폼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구축한 생태계를 기반으로 개별 이용자의 금융 수요를 정확하게 분석하고 맞춤형 해결책을 제시하겠다는 전략이다.

우선 사용자의 위치와 소비 경향을 분석해 자주 쓰는 곳에서 가장 필요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맞춤 혜택’을 강화한다. 식당 결제 후 ‘내 주변’ 서비스로 근처 카페 쿠폰을 제공하거나 대중교통 결제 후 스마트 모빌리티 환승 할인 등을 제시하는 식이다.

해외 진출도 힘쓸 예정이다. 이미 진출한 일본, 중국, 마카오, 싱가포르, 프랑스 외에도 이탈리아, 독일, 영국, 호주,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에서 환전 없는 결제 기술 연동 및 시연 작업을 진행 중이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자국 간편결제를 카카오페이 가맹점에서 그대로 이용할 수 있도록 중국 알리페이, 베트남 잘로페이 등 아시아 주요국 간편결제 사업자들과 연동작업을 하고 있다.

대출과 투자(증권), 보험 영역도 자체 데이터와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금융정보를 최대 활용해 플랫폼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데이터 기반의 개인화 종목 추천, 결제 데이터와 투자 상품 연계 등을 내놓고 대출과 보험 비교 추천 서비스를 적극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종국에는 AI를 활용해 '손안의 금융비서'가 되겠다는 포부다. 사고 시 보험 보장 여부를 금융비서 AI에 물어보면 보장 가능한 보험과 예상 보험금을 파악해 일상적 언어로 설명해주는 식이다.

신 대표는 "사용자 중심으로 가맹점 등 파트너들과 상생하고 차별화된 기술과 서비스로 금융을 연결하는 게 카카오페이의 업의 본질"이라며 "압도적인 데이터와 앞서가는 AI 기술을 바탕으로 일상 속 모든 금융 니즈를 해결해 주도록 거듭나겠다"고 했다.

좀처럼 흑자 전환 어려워…활로 모색

이처럼 카카오페이가 대대적인 사업 계획을 밝힌 배경은 좀처럼 흑자로 돌아서지 못하는 실적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연결 기준 첫 연간 흑자(순이익 275억원)로 돌아섰지만 이는 유보현금 운용을 통한 금융수익 영향이다. 연간 영업손실은 455억원으로 전년 대비 67.3% 늘었다.

올해 첫 실적도 주춤했다.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 13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적자 폭은 11억원에서 10배 넘게 불어났다. 증권가의 시장전망치(컨센서스)인 영업손실 28억원을 크게 밑도는 규모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7% 증가한 1415억원을 기록했지만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1분기 38억원 흑자에서 올해 1분기 24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별도 기준으로는 영업이익은 84억원을 기록했다. 이마저도 전년 동기 대비 41.1% 감소한 규모다. 부업의 부진은 더욱 뼈아프다. 연결 기준 영업손실 규모가 13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카카오페이증권, 카카오페이손해보험 등 자회사에서만 영업손실이 214억원가량 발생한 것이다.

본업인 간편결제의 매출과 결제액 규모는 늘어나는 추세지만 이마저도 안심할 수 없다. 애플페이가 상륙하면서 삼성페이와 함께 비접촉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반 결제가 대세가 되면 카카오페이 간편결제 성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QR결제 방식으로 확장 중인 카카오페이의 오프라인 결제 방식이 이용자들에게 불편하다는 인식이 싹틀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