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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이름이 왜 '세로'냐고요?" 새끼 얼룩말 이름, 누가 지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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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복지 차원에서 사육사들이 작명
사람과 마찬가지로 '개명'하는 동물도 있어

지난 23일 오후 서울 광진구에 있는 어린이대공원 동물원에서 우리를 부수고 탈출해 서울 시내를 활보하다 붙잡혀 3시간여 만에 돌아온 그랜트 얼룩말 '세로'에 대한 관심이 높다. 얼룩말 이름 '세로'가 무슨 뜻이며, 누가 지었는지 등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어린이대공원 측에 따르면 '세로'라는 이름은 담당 사육사들이 지었다고 한다. 어린이대공원 관계자는 31일 아시아경제와 통화에서 "보통 동물들의 외형을 보고 이름을 짓는다"면서 "과거에는 이름이 없었는데, 최근 동물복지도 강화하고 무엇보다 동물들과 친밀감과 교감을 나누는 차원에서 이름을 짓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를 들어 털이 구름 같으면 '구름이'로 짓는 식이다. 세로는 얼룩말이라서 가로세로 무늬가 예뻐서 세로라고 지었다"고 말했다.

30일 오후 서울어린이대공원 동물원 방사장을 거니는 얼룩말 세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30일 오후 서울어린이대공원 동물원 방사장을 거니는 얼룩말 세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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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어린이대공원에 있는 동물들 이름을 살펴보면 코끼리의 경우 '코리'와 '캄순이'(모자 관계), 하이에나 남매 '움바' '둠바', 붉은여우 남매 '동이' '희망이', 스라소니 부부 '링링'과 '링가', 호랑이 '온새' , 큰바다사자 '코만도' 등이 있다. 모두 사육사들이 동물들 특징이나 포인트에 착안해 부르기 쉽게 지은 이름들이다.


어린이대공원뿐만 아니라 에버랜드 등 다른 동물원들도 동물권 존중 차원에서 동물들의 이름을 짓고 있다. 과거 아예 동물의 이름이 없거나, 대충 이름을 짓던 데서 벗어나 동물의 '동격(動格)'을 존중하자는 취지다.


경기도 과천에 있는 서울대공원의 경우 동물원 내 동물 이름 심의기구 '동물작명(作名)위원회'를 2005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동물 작명 유형은 ▲동물의 행동이나 움직임에서 비롯된 애칭 ▲동물의 서식지 ▲사회적 트렌드 등을 참고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1999년 태어난 에버랜드 사자 3형제의 이름은 '이메일' '테크노' '아이디'였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태어난 호랑이 상당수가 '16강' '승리' 등의 이름인 것도 이런 이유다.

에버랜드 동물원에 있는 레서판다. 이름은 '레아' 등 대부분 귀여운 이름이 많다. 사진=에버랜드 유튜브 캡처

에버랜드 동물원에 있는 레서판다. 이름은 '레아' 등 대부분 귀여운 이름이 많다. 사진=에버랜드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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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반 의견이 격하게 갈리는 이름도 있었다. 서울대공원에서 2011년 태어난 두발가락 나무늘보의 경우 '잠만보'(만화 '포켓몬스터' 속 잠자는 캐릭터)로 이름을 정할 것인지, '잠보' '만보' 등으로 할 것인지 의견이 나뉘었다고 한다. 결국 이날 회의는 1시간 넘게 이어졌으며 6표를 받은 '만보'로 결정이 되었다고 한다.


단순히 이름을 짓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동물들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개명(改名)하는 경우도 있다. 말레이곰 '꼬마'의 경우 다 큰 후에는 꼬마로 불리는 것이 맞지 않아 개명 대상에 올랐다고 한다.


한편 세로는 2019년 어린이대공원에서 태어난 만 세 살배기로 엄마 '루루', 아빠 '가로'와 함께 지냈다. 1월 서울시설공단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세로는 엄마 아빠와 사이가 무척 좋았다. 하지만 2021년 루루, 지난해 가로를 차례로 떠나보낸 뒤 세로는 홀로 지내게 됐다. 무리 지어 사는 얼룩말 특성상 외로움에 힘들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세로는 집에 잘 들어가지 않거나, 인근 축사에 있는 캥거루와 싸우는 등 반항하기 시작했고, 사육사들이 간식과 장난감을 주며 보살폈지만, 결국 우리를 부수고 나갔다.


현재 세로는 마음의 안정을 되찾고 안 먹던 당근도 잘 먹는다고 한다. 특히 어린이대공원 대스타로 떠오르며 세로를 보려는 관람객들의 줄이 이어진다고 한다. 조경욱 어린이대공원 동물복지팀장은 "처음 방사장 문을 열었을 때는 새 임시 울타리가 신기했는지 머뭇거렸는데 이내 나와서 여기저기 돌아다녔다"며 "세로는 현재 잘 먹고 있으며, 예전 상태를 거의 회복했다"고 말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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