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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문건' 조현천 구속영장…적용 혐의로 본 檢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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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음모 제외, 정치관여 혐의로 영장
신병 확보 우선하기 위한 전략 분석

검찰이 조현천 전 국군기무사령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핵심 의혹인 계엄령 문건과 관련한 내란음모 혐의를 제외한 것은 현 단계에서 범죄 소명이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관련 수사를 위해선 신병 확보가 전제돼야 하는데, 검찰은 이를 위한 타개책으로 '정치관여'를 꺼내 들었다.


계엄령 문건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이병주)가 31일 조 전 사령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적시한 죄목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정치관여다. 앞선 2018년 9월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은 체포영장에 명시된 내란음모죄는 이번 청구서에 포함하지 않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전 계엄령 문건 의혹의 핵심 인물인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이 2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입국한 뒤 서울서부지검으로 압송되며 발언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전 계엄령 문건 의혹의 핵심 인물인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이 2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입국한 뒤 서울서부지검으로 압송되며 발언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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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법 제123조가 규정하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는 직권을 남용해 상대방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권리행사를 방해해야 성립한다. 검찰은 조 전 사령관이 2016년 자유총연맹 회장 선거와 관련해 부하들에게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지시한 행위가 이 법률에 위배된다고 봤다.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는 2017년 국정농단 사건, 2018년 사법농단 사건 수사를 계기로 정치·사법·행정 전 영역에 걸쳐 검찰권을 관철하는 핵심 도구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법원이 국정농단과 사법농단 사건 재판에서 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 대해 매우 제한적으로 인정하면서 검찰은 최근 적용 폭을 줄이는 추세다.


검찰은 이런 일련의 흐름 속에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만으로는 조 전 사령관의 신병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법원은 구속 사유를 심사함에 있어 범죄의 소명 여부와 중대성 등을 우선 고려한다. 직권남용권리행사죄를 좁게 해석하는 법원 기조상 범죄 중대성을 인정받는 게 쉽지 않을 것이란 계산이다.

조 전 사령관이 계엄령 문건을 작성하고 이를 위선에 보고해 내란을 음모한 혐의에 대해선 범죄 소명이 어렵다고 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조 전 장관은 검찰 조사에서 "계엄령 문건은 실행 계획이 아닌 단순 검토 문건이었다"며 위법성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군기무부사령부(현 군사안보지원사령부) 계엄령 문건 의혹의 핵심 인물인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가운데)이 29일 오전 마포구 서울서부지검으로 압송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국군기무부사령부(현 군사안보지원사령부) 계엄령 문건 의혹의 핵심 인물인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가운데)이 29일 오전 마포구 서울서부지검으로 압송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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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결국 범죄의 중대성을 피력할 대안으로 정치관여 혐의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정치관여죄는 군인이나 군무원이 불법으로 정치단체에 가입하거나 정치 활동을 했을 때 성립한다. 5년 이하 징역과 5년 이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규정된 중범죄다. 검찰은 조 전 사령관이 2016년 기무사 요원들을 동원해 박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집회를 열고 칼럼·광고를 게재한 행위가 군형법상 정치관여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검찰이 정치관여 혐의를 꺼내 든 것은 우선 조 전 사령관의 신병을 확보한 뒤 내란음모 혐의에 대한 수사에 집중하겠다는 차원으로도 풀이된다. 검찰은 조 전 사령관으로부터 문건 작성 지시를 받았다는 소강원 전 참모장의 유죄 판결문 등을 검토하며 내란음모 적용 가능성을 따져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사령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31일 오전에 열린다. 조 전 사령관의 경우는 사후구속영장에 해당하는 만큼 별도의 구인영장 집행 절차가 없이 곧바로 구속 심사대에 세울 수 있다. 조 전 사령관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31일 늦은 오후께 판가름 날 전망이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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