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이라서 당했다" 오징어게임 배우, 유럽 인종차별 분노

네덜란드 맥도날드서 발생
"미국 억양 듣더니 내쫓아"

세계적 유명세를 얻은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에 출연한 미국인 배우가 네덜란드에서 인종차별을 당했다고 주장해 관심이 쏠린다.

오징어게임의 VIP역을 맡은 배우 중 유일하게 얼굴을 노출했던 제프리 지울리아노(69)는 28일(현지시간) 영 매체 '데일리메일'을 통해 "네덜란드 맥도날드에서 쫓겨났다. 미국인 응대를 원치 않는 직원들에게 폭행을 당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해당 맥도날드 지점 측에 대해 법적 조치를 할 거라고 덧붙였다.

미국 배우 제프리 지울리아노 [이미지출처=오징어게임]

매체에 따르면 지울리아노는 지난해 12월31일 포르투갈 리스본에 출장을 다녀온 후, 유럽의 대형 허브 공항인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히폴 국제공항을 환승차 들렀다. 다음 여객기를 기다리던 중 그는 허기를 채울 겸 공항 터미널에 있는 맥도날드를 방문했다.

그러나 이때 그는 음식점 직원에 문전박대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울리아노는 "당뇨병 환자라서 당장 먹을 게 필요했고 맥도날드는 내가 이용할 수 있는 유일한 음식점이었다. 그런데 맥도날드 직원이 내 '미국 억양'을 듣더니 갑자기 응대를 거부한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관리자급 직원은 내가 아들과 대화하는 걸 듣고 우리가 미국인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라며 "그리고는 주문을 받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지울리아노는 즉시 카메라를 꺼내 자신을 무시한 직원을 촬영하며 항의했다. 직원은 지울리아노의 카메라를 가리려 했고, 그를 밀치며 매장 바깥으로 쫓아내려 했다. 지울리아노는 "손 치워라. 나를 건드리지 마라. 폭행이다"라고 받아쳤다.

사건이 벌어진 후 지울리아노는 맥도날드 측에 불만을 제기했으나, 현재까지 사과를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맥도날드 측은 '미국인이라서 응대를 거절한 게 아닌 주문 마감 시간이었다'라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지울리아노는 "마감 시간이라는 핑계를 댔지만 모든 일은 공격적인 관리자와 미국인을 싫어하는 직원들 때문에 벌어졌다"라며 "네덜란드에서 이런 일을 당한 게 처음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2017년 태국 한 슈퍼마켓 계산대에서 새치기를 한 뒤 다른 손님과 시비가 붙자 폭언을 퍼붓는 지울리아노 [이미지출처=유튜브]

미국 뉴욕 출신인 지울리아노는 오징어게임을 통해 스타 배우로 도약했다. 그러나 그가 과거 태국 여행 중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동안 구설에 오른 바 있다.

2021년 미 연예 매체 '넥스트샤크'는 지울리아노가 2017년 8월 태국 한 슈퍼마켓에서 다른 고객을 밀치고 막말을 한 사건에 대해 보도했다. 당시 공개된 영상에선 지울리아노가 계산대에 줄을 선 사람을 제치고 새치기를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다른 손님이 항의하자, 지울리아노는 이들에게 "나는 미국인이고 내가 원하는 걸 한다. 우리가 세계의 왕"이라며 "우리는 프로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자신을 촬영하는 이들을 향해 "그 카메라로 날 겁줄 수 없다. 나는 배우다"라며 "남의 일에 간섭하지 말라"고 일갈한 뒤 자리를 떠났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