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곡 교과서 韓항의에 日네티즌 "내정간섭 말라"

역사왜곡 강화한 日 초등 교과서
"독도는 일본 고유영토" 억지 주장
韓 정부 "올바른 역사인식 기초돼야"

일본이 '독도는 일본 고유의 영토' 등의 주장이 담긴 초등학교 교과서를 검정 통과시킨 데 대해 한국 정부가 깊은 유감을 표했다. 이에 일본 누리꾼들은 "한국이 내정간섭을 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정부, 日 교과서 검정 통과에 "깊은 유감"

하늘에서 본 독도 전경.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정부는 28일 외교부 대변인 성명을 내고 "일본 정부가 지난 수십 년 동안 이어온 무리한 주장을 그대로 답습한 초등학교 교과서를 검정 통과시킨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일 양국 간 건설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관계 구축을 위해서는 미래를 짊어져 나갈 세대의 올바른 역사 인식이 기초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일본 문부과학성은 이날 교과서 검정심의회를 열어 초등학교에서 2024년도부터 쓰일 교과서 149종이 심사를 통과했다고 발표했다.

이 중 초등 4∼6학년 사회 9종과 지도 2종 등 총 11종 교과서에는 독도를 일본 영토 '다케시마(竹島)'로 표현한 내용이 담겼다. 또 그간 일부 초등학교 교과서에서는 독도를 '일본 영토' 또는 '일본 고유영토'로 혼재해 사용됐으나, 이번에는 '일본 고유영토'로 기술이 통일됐다.

또 일본의 강제 징용과 관련해서도 교과서 표현이 달라졌다. 초등학교 3∼6학년이 사용할 사회 교과서 12종과 3∼6학년이 함께 보는 지도 교과서 2종에서 징병 관련 내용 중 '지원'을 추가해 강제성을 약화했다. 이는 일제강점기에 많은 조선인이 자발적으로 일본군에 참여했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내용이다.

日 누리꾼 "내정간섭 아니냐"

사진은 독도에 관한 기술 중 한국이 불법으로 점령하고 있다는 내용에 "70년 정도 전부터"라는 표현을 추가한 도쿄서적 5학년 사회 교과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정부가 일본 교과서의 역사 왜곡 문제에 대해 항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본 누리꾼들은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본 최대 포털사이트 야후재팬에 게재된 지지통신 기사에는 1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일본의 한 누리꾼은 "항의는 이해하지만 내정간섭이다. 교과서에 어떤 내용을 담을 것인가는 그 국가의 전권사항"이라며 "내정간섭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명하고, (한국의 반발을) 내버려 두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내용의 댓글을 달았다. 이 댓글은 9000여개의 '좋아요'를 얻어 가장 많은 공감을 받았다.

또 다른 누리꾼은 "역시 이 나라(한국)와 화해하는 것은 불가능할까. 이렇게까지 일본을 부정하는 나라는 없다"며 "일본은 우리와 우호 관계를 맺고 싶어 하는 나라들과의 관계를 심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일본도 제대로 항의해야 한다", "우리도 한국 정부 주장에 대해 무시나 방관해서는 안 된다", "다케시마는 일본 고유의 영토" 등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해양 정책 전문가 야마다 요시히코 일본 도카이대 교수는 댓글을 통해 "일본 정부는 다케시마가 일본 영토이며, 그 영토가 침략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국민에게 계속 알리는 행위가 필요하다"며 "한국은 독도가 자국 영토인 것처럼 철저히 교육하는데 일본은 이런 행위에 대해 강력히 항의해야 한다. 작은 섬의 문제라 할지라도 그 주변 바다는 넓고 많은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최근 한일 양국 정상은 12년 만의 셔틀외교(번갈아 방문) 재개를 선언했지만, 노골화된 역사 왜곡 문제가 앞으로의 한일관계 개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