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고조 피하는 차원서 진행된 듯
美-中 정상간 대화 추진도 어려워져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미국과 중국 고위 관료들간 비공개 전화통화가 있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차이 총통의 방미에 중국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긴장고조를 완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지난 24일 비공개로 전화통화를 했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청한 소식통은 "미국과 중국 측은 정찰풍선 사태 등으로 최근 몇 달 동안 계속된 양국 간 긴장을 완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차이 총통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설리번 보조관과 왕 위원 간 통화가 진행됐다"고 밝혔다. 다만 양측 모두 해당 통화 사실과 내용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대만 정부가 차이 총통의 방미 사실을 밝힌 이후 더욱 격화되고 있는 미국과 중국간의 군사적 긴장감을 완화하기 위한 통화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21일 대만 총통부는 차이 총통이 29일부터 9박 10일 일정으로 중미 과테말라와 벨리즈를 방문하고,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LA)를 경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차이 총통은 29일 대만을 떠나 30일 뉴욕에서 잠시 머문 뒤 내달 1일 과테말라에 도착한다. 또 3일에는 벨리즈에 도착해 하루를 보낸 뒤 5일 LA를 경유해 7일 대만으로 돌아온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미국 내 일정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미국 매체들은 차이 총통이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과 회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매카시 의장은 대만 방문을 거부하고 대만 지도부와 미국에서 만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만약 차이 총통과 매카시 의장 간 회동이 성사되면 중국은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때처럼 매우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정부는 대만 총통의 미국 방문과 주요 정계인사들과의 회동이 미국과의 국교정상화 이후 줄곧 강조해 온 '하나의 중국' 원칙을 깨트리는 행위라며 반발하고 있다.
최근 미국과 중국 정부에서 추진되고 있던 미중 양국간 대화 성사 추진 노력도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앞서 미국 정부가 중국의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종료(13일) 직후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 간 전화 통화 성사를 추진했지만, 중국의 무응답으로 두 정상 간 대화가 기대보다 늦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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