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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데믹’에 크레딧 스프레드 확대…단기 투심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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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딧 스프레드 이달 들어 20bp가량 상승
금리 변동 우려, 은행권 유동성 위기 맞물려
투심 개선되면 장기 크레딧물 금리 매력 높아질 것

‘뱅크데믹(은행+팬데믹)’ 우려에 국내 크레딧 시장도 흔들리고 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크레디스위스(CS), 도이체방크로 이어진 연쇄 위기로 크레딧에 대한 투심이 차갑기 식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3월 결산 보고서 제출을 앞두고 발행시장 문을 두드리는 회사들이 급격하게 감소한 가운데 채권 발행에 참여하는 기관 투자자의 투심도 연초 대비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



‘뱅크데믹’에 크레딧 스프레드 확대…단기 투심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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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업계에 따르면 채권 발행 투자심리를 확인할 수 있는 크레딧 스프레드(신용등급 ‘AA-’ 기준 회사채 3년물 금리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를 뺀 것)는 27일 기준 82bp(1bp=0.01%포인트)를 가리키고 있다. 올해 1월 140bp에서 이달 초 67bp 아래로 내려가며 절반 넘게 떨어졌지만, 다시 상승세다. 절대 금리 수준을 보면 국고채 3년물은 3.23%로 이달 초 대비 65bp가량 하락했지만, 회사채 3년물 금리는 4.54%에서 4.05%로 약 50bp 하락하는 데 그쳤다. 미국 중소형 은행을 비롯해 글로벌 대형 은행들까지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회사채 투자심리가 위축된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UBS의 CS 인수 과정에서 신종자본증권의 채권 가치가 배제되면서 개인들의 채권 매수 심리가 얼어붙었다.

더불어 이달 들어 금리 변동성이 커지면서 유동성을 원활하게 확보하려는 채권 수요도 회사채보다는 국고채로 향했을 것으로 보인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금리 시황에 대응하기 위해 회사채보다는 유동성이 좋은 국채 위주의 투자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며 “4월 머니마켓펀드(MMF) 시가 평가제도 유예가 종료되면서 단기 회사채나 기업어음(CP) 수요가 국고채로 옮겨간 것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발행시장도 한산하다. 3월 기업들의 결산보고서 제출 이슈가 맞물리면서 연초 발행시장 강세도 한풀 꺾였다. 올해 회사채 순발행액을 보면 1월엔 3조7680억원, 2월엔 4조3080억원에 달했는데 이달엔 2조원에도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수요예측에 나섰던 기업들의 성적표도 썩 좋지 못하다. 삼척블루파워(A+)의 경우 3년물 2250억원 모집에 나섰지만, 유효경쟁률 0으로 모집 금액을 채우지 못했다. 현대차증권도 총 1000억원 규모로 2년물, 3년물 채권 수요예측에 나섰는데 공모 희망 금리밴드 최상단(0.4%P)으로 결정, 유효경쟁률도 각각 1.2배, 0.5배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HD현대 그룹 편입으로 신용등급이 탄탄해진 현대인프라코어(A-)만 500억원 규모로 1.5년과 2년물을 모집한 결과 유효경쟁률 10.6배, 8.7배로 언더 발행에 성공했다. 한국자산평가 측은 "기업의 펀더멘탈과 업황에 따라 발행시장에서 차별화된 모습을 보였다"며 "삼척블루파워의 경우 ESG 관심이 확대되면서 석탄과 화력발전 산업에 대한 투자자 심리가 부정적으로 형성됐다"라고 설명했다.

크레딧 스프레드 추가 상승 전망

채권 전문가들은 당분간 기관들의 위험회피 심리가 높아지면서 크레딧 스프레드가 추가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신용등급이 낮은 하위 등급의 경우 연초 발행 시장 강세와 크레딧 스프레드의 급격한 하락을 고려했을 때 상승폭은 더 커질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크레딧 스프레드 수준이 지난해 10월 레고랜드 사태 당시 만큼 커지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이익 저하로 주식시장 수익률(EPS)과 하향 조정되는 가운데 국고채 금리가 빠르게 낮아지고 있어 투자 수익을 높이기 위해선 회사채를 투자 포트폴리오에 편입할 수밖에 없다는 측면에서다.


김은기 연구원은 “장기 국고채조차도 기준금리를 크게 하회하면서 추가적인 금리 하락에 따른 자본차익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조달 금리 이상의 수익을 내기 위해선 크레딧 투자(사모로 자금을 모아 회사채·대출·구조화상품 등에 투자하는 것)를 해야 하며 장기 크레딧 스프레드 확대 폭이 커진 만큼 앞으로는 장기 크레딧물이 주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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