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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기시다, 우크라 방문 때 젤렌스키한테 '밥주걱' 줬다는데…日서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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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밥주걱, 수험생에게 합격의미로 선물
G7 로고 들어간 만쥬로 정치 목적 사용 논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최근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는 '밥주걱'을 선물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본 내에서도 빈축을 사고 있다. 일본에서 밥주걱 선물은 과거 1904년 러일전쟁 당시 출정한 장군들에게 주던 선물이라 필승을 기원한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일본 정부는 밝혔지만, 전시상황 국가에 준 선물로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일본에서 판매하는 필승 주걱. (사진출처=샤쿠시 홈페이지)

일본에서 판매하는 필승 주걱. (사진출처=샤쿠시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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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NHK 등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동한 자리에서 히로시마의 유명 기념품 중 하나인 필승 주걱을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승(必勝)'이라는 글자와 기시다 총리의 서명이 적혀 있는 주걱이다.

필승 주걱은 '밥을 푸다'는 일본어(飯をとる,메시오토루)와 '(적의) 목숨을 빼앗다'(召し取る,메시토루)가 발음이 비슷하다는 것에 착안, 전쟁을 앞두고 출정 때 사용하던 것이 시초다. 지금은 경기에 나가는 스포츠 선수들이나 시험을 앞둔 수험생들에게 부적처럼 선물하는 용도로 쓰인다. 산케이신문은 "러일전쟁 때 출정을 앞두고 무사 귀환을 바라며 사용했기 때문에, 러시아와 맞서 싸워 이기라는 뜻이 담겨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평시도 아니고 전쟁 중인 나라에 주걱을 선물하는 것이 합당한지에 대한 논란이 벌어졌다. 전날 참의원 본회의에서는 기시다 총리를 향한 야당의 거센 질타가 이어졌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이즈미 겐타 대표는 기시다 총리의 주걱 선물에 대해 "전쟁 중 국가원수에게 수험생이나 스포츠 경기 응원에 사용되는 선물을 보낸 것은 긴장감이 없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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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바 노부유키 일본 유신회 대표도 "한 마디로 노 센스"라며 "젤렌스키 대통령은 매일 생사를 건 싸움을 벌이고 있고, 거기에 필요한 지원을 구하고 있다. 거기에 현지 특산품이라고 주걱을 들고 가는 것은 너무 편하게 생각한 것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시다 총리는 이에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는 젤렌스키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국민에 대한 격려와 평화를 기원하는 마음을 전달한 것"이라며 "필승 주걱 외에 평화를 기원하는 의미로 종이학을 모티브로 한 램프도 전달했다"고 답변했다.


심지어 이 주걱을 일본 과자 '우마이봉' 상자에 넣어 배달하면서 일본에서는 '우크라이나에 과자를 지원하러 가느냐'라는 냉소적인 반응도 나오기도 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돌린 것으로 알려진 만쥬 세트.(사진출처=ANN 뉴스 채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돌린 것으로 알려진 만쥬 세트.(사진출처=ANN 뉴스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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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번에 이어진 것은 만쥬였다. 도쿄신문 등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지난 19일 본인 지역구 히로시마에서 열린 정치자금 파티에서 G7 로고와 본인의 얼굴이 각인된 디자인의 6개들이 만쥬 세트를 나눠줬다.


이에 G7 로고를 본인의 정치활동에 이용해도 되냐는 논란이 일었다. 외무성은 정치적 목적으로 정상회의 로고를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상회의 로고를 사용하려면 저작권을 가진 외무성에 사용승인 신청서를 제출해야 하며, 승인 조건도 8개로 복잡하다. 승인 조건 중 하나에는 '특정한 정치, 사상, 종교 등의 활동을 목적으로 한 사용은 불허한다'는 내용이 있다. 이에 야당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다만 외무성에서는 "개최지 히로시마에서 정상회의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것은 필수 불가결한 것"이라며 "사용 신청은 기준에 합치한다"고 기시다 총리를 두둔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민간인 사상자가 계속 발생하는 상황에서 주요 7개국 회의(G7) 의장이 만쥬에 자신의 얼굴과 G7 로고를 넣어 돌린 것이 가벼워 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정치 평론가 가쿠타니 코이치는 “전쟁으로 지금도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고향에서 로고 들어간 만쥬를 돌리고 좋다고 기뻐할 상황이 아니다”라며 “중요한 것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을 막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기시다 총리의 핀트는 어긋났다”고 꼬집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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