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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체인저스]①'SM·YG·JYP'에는 없는 3가지, 하이브에는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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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업계 압도적 1강
K-콘텐츠 선두주자 하이브 성공 요인
전문 경영인,자체 플랫폼,멀티 레이블 시너지

국내 대표 엔터테인먼트 업체인 하이브는 지난해 해외에서만 1조200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K푸드로 식문화 한류를 주도하는 한국 라면 업계의 2022년 수출액 합계는 약 9500억원. 정부는 2027년 콘텐츠 산업 수출액 목표를 작년의 2배인 250억 달러(약 32조5000억원)로 잡았다. 한국 문화 콘텐츠의 힘은 이미 세계가 인정했다. 콘텐츠 기업의 힘은 어디에서 나올까. 아시아경제는 한국 문화 콘텐츠 기업 경쟁력 원천 해부 시리즈를 시작한다.


하이브는 자타공인 K-콘텐츠 선두주자다. BTS,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뉴진스 등 연거푸 대박을 터뜨리고 있는 하이브는 2021년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대 기업’에 꼽혔다. 당시 하이브 옆에 삼성전자가 있었다. 2022년 타임지는 같은 리스트에 하이브와 더핑크퐁컴퍼니를 올렸다.

하이브는 2005년 빅히트엔터테인먼트란 이름으로 세상에 태어났다. 지난해 매출은 1조7780억원, 영업이익 2376억원이다. 과거 기획사 ‘빅3’로 불렸던 SM·YG·JYP의 매출(총 1조5853억원)을 다 합쳐도 하이브보다 작다. 18년 만에 직원 600명을 거느린 기업으로 성장했다. 한국 콘텐츠 산업의 대표주자였던 게임 업계 ‘3N(넥슨·NC소프트·넷마블)’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후발주자였던 하이브가 어떻게 ‘선배’들을 제치고 압도적 1강이 됐을까. 하이브에는 다른 기획사에는 없는 경영진, 플랫폼, 시스템 3박자가 어우러진 성공 방정식이 있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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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적 M&A 중심엔 전문경영인

하이브는 경영진부터 일반적인 기획사와 다르다. 창업자인 방시혁 이사회 의장을 제외하면 박지원 하이브 대표(전 넥슨 코리아 대표) 등 사내외 이사 8명 전부 비 연예계 출신이다. 이사회 구성원 9명 가운데 방시혁 의장(서울대 미학과)을 포함한 4명이 서울대 출신이다. 또 이진형 CCO(전 위메프 부사장) 신영재 빅히트뮤직 대표(전 넥슨) 등 경영진 다수가 연예가 아니라 IT 등 다른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들이다.


다른 기획사를 살펴보면 황보경 YG 대표는 2001년부터 YG에서만 경력을 쌓은 ‘YG맨’이다. 정욱 JYP 대표도 비슷한 길을 걸었다. 이성수 SM 대표는 창업자 이수만의 처조카이며, 공동대표인 탁영준 COO도 SM과 같이 성장한 ‘SM맨’이다.

전문 경영진을 앞세워 하이브는 공격적인 M&A(인수합병)로 몸집을 불렸다. 네이버 ‘브이 라이브’, 저스틴 비버와 아리아나 그란데 등이 소속된 미국 레이블(음반 기획사) ‘이타카 홀딩스’가 대표적이다. 국내의 다른 기획사인 플레디스, 쏘스뮤직, KOZ 엔터테인먼트도 품었다.

자체 플랫폼으로 IP 시너지 극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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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하이브 매출 구조를 보면 앨범·공연·광고 등 ‘직접 참여형’이 9738억원(54%), MD 및 라이선싱·콘텐츠·팬클럽 등 ‘간접 참여형’이 8041억원(46%)이다. 직간접이 서로 대등한 수준이다. 일반적인 기획사는 아티스트가 발로 뛰며 벌어들이는 1차 수익인 ‘직접 참여형’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또한 하이브는 해외 매출 비중(67%)이 국내(33%)의 2배에 달한다.


2차 수익과 해외 매출 비중이 큰 이유는 자체 팬덤 플랫폼 ‘위버스’ 덕분이다. 네이버 카카오 등 외부에 기대지 않고 영상, 게임, 교육 등 콘텐츠 유통과 소비가 자체적으로 가능하다. 하이브는 ‘음악에 기반한 세계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기업’을 지향한다고 자사 홈페이지에 소개하고 있다. 그 플랫폼이 위버스다.


팬들은 위버스를 통해 실시간 라이브 방송 등 아티스트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브이라이브 서비스 통합 이후 위버스의 IP(지식재산권) 파워가 더 커졌다.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뿐만 아니라 블랙핑크 등 대표적인 K팝 가수도 위버스에 합류했다. 이타카 홀딩스 소속 가수인 비버와 그란데도 조만간 위버스를 통해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840만명에 달한다. 박다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하이브가 가진 IP 파워와 위버스가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고 했다.

연이은 대박 터뜨린 멀티 레이블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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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하이브의 성공 요인은 멀티 레이블 시스템이다. 여러 레이블에 자율적이며 독립적인 운영 권한을 보장해주고 있다. 하이브가 이들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셈이다. 가령 대표 아티스트인 BTS는 빅히트뮤직 소속이다. 이 밖에도 플레디스(세븐틴 등) 어도어(뉴진스 등) KOZ(지코 등) 등 총 10개의 레이블을 운영 중이다.


멀티 레이블 시스템의 장점은 ‘맞춤 지원’을 통해 아티스트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모든 아티스트를 회사 하나가 책임지는 기존 시스템과 달리 각 레이블이 소속 아티스트별로 제작을 따로 한다. 프로듀서도 레이블별로 따로 있다. 여러 아티스트가 동시에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이 제공되는 셈이다. 레이블별로 각자 특화된 전략으로 팬들에게 접근하고, 팬들의 다양한 취향도 충족시킬 수 있다. 하이브가 성공을 거두자 다른 대형 기획사들도 멀티 레이블 시스템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하이브가 멀티 레이블을 최초로 시도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레이블에서 만든 음원 등을 갖고 솔루션 자회사가 콘텐츠 등 2, 3차 비즈니스 상품을 만들고, 유통(위버스)까지 하는 업체는 하이브가 유일하다. 이 3가지 과정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시스템 덕분에 BTS에 그치지 않고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세븐틴, 뉴진스 등 연이은 IP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최근 관훈포럼에서 “라틴 시장에서 우리와 철학이 맞고 미래 혁신에 관심 있는 톱티어 레이블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며 “우리의 전략은 장르별로 톱티어 레이블과 매니지먼트 회사를 연결해 네트워크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1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포럼에 참석,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윤동주 기자 doso7@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1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포럼에 참석,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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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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