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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긴급생계비대출 첫날…“소액이지만 급한 불 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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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정동 양천서민금융센터 상담 현장
사용처·상환 계획 등 상담 후 당일 지급
“채무불이행자 취급하나”…소액·고금리 불만도

[르포]긴급생계비대출 첫날…“소액이지만 급한 불 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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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하지만 급한 불은 껐죠”

27일 오전 9시 30분께 서울 신정동 양천서민금융지원센터에서 만난 김모씨(27·서울 화곡동)가 ‘소액생계비대출’ 상담을 막 끝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밀린 두 달 치 월세를 내려고 신청했다”며 “주변에 돈 빌릴 데를 찾고 카드 돌려막기를 하려던 차에 대출이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도가 얼마나 될지, 오늘 바로 받을 수 있는지는 심사 결과를 기다려봐야 하는데 최대한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소액생계비대출 신청 첫날인 27일 서울 신정동 양천서민금융지원센터에서 상담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권현지 기자

소액생계비대출 신청 첫날인 27일 서울 신정동 양천서민금융지원센터에서 상담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권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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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생계비대출 신청이 이날 전국 46개 서민금융지원센터에서 시작됐다. 소액생계비대출은 제도권 금융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워 불법사금융 피해에 노출될 우려가 있는 저신용자들에게 최초 50만원, 최대 100만원을 당일 대출해주는 제도다. 이자 성실 납부 시 추가 대출이 가능하고 연 15.9% 금리를 인하하는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자금 용처가 증빙될 경우 최초 대출 시에도 100만원을 빌릴 수 있다.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서민금융진흥원 홈페이지 또는 전화(서민금융콜센터 국번 없이 1397)로 상담 예약 신청이 진행됐는데 홈페이지 접속이 지연되고 조기 마감될 정도로 신청이 폭주했다.


이날 대출 상담 현장도 인파로 북적였다. 양천지원센터는 당초 오전 9시 30분부터 상담을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대기자가 생기자 30분 일찍 상담을 시작했다. 이 센터는 서울 시내 거점센터 중 한 곳으로 대출 기간 혼잡에 대비해 인력을 추가로 배치하기도 했다. 취업·복지 상담 창구를 포함해 총 6개 창구를 운영한다. 신청자들은 대출금 사용 목적을 밝히고 이자 및 원리금을 성실 납부하겠다는 상환 계획서를 작성한 후 대출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소액생계비대출 신청 첫날인 27일 서울 신정동 양천서민금융지원센터. 사진=권현지 기자

소액생계비대출 신청 첫날인 27일 서울 신정동 양천서민금융지원센터. 사진=권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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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자들은 대체로 대출금이 소액인 데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70대 남성은 “(최초 대출금인) 50만원은 용돈 수준”이라면서 “처음부터 큰 금액을 대출해주는 게 효율적일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담보 없이 대출해준다면서도 상환을 잘해야 액수를 늘려주겠다고 하니 차주들을 채무 불이행자로 간주하는 듯한 기분이 들어 아쉽다”고 꼬집었다.

고금리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40대 여성 김모씨는 “정책금융상품인 데다 소액인 것 치고는 이자율이 높은 편이지만 병원비가 급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20대 김씨도 “이자율이 높은 편이긴 하지만 당장 큰돈이 필요하니 6000~1만원대 이자 비용은 감당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액수가 크면 좋겠지만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빌려주고자 50만원으로 책정했다”며 “더 많은 액수가 필요한 경우엔 최저신용자특례보증, 햇살론 등 서민금융상품을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크고 작은 혼선을 빚기도 했다. 예약자를 대상으로만 상담을 진행하는 탓에 허탕을 치고 돌아가는 이들도 상당수였다. 필요 서류 안내가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20대 김씨는 “오기 전에 문의했는데 공지가 내려온 게 없다고 해서 월세 납부 영수증 등을 임의로 준비해서 왔다”고 전했다. 40대 김씨도 “필요한 서류가 뭔지 미리 안내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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