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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데믹 다음 재앙이 온다"…전이 포인트 3가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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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보험 예치금 8조달러
늘어나는 규모 새 뇌관 부상
상업용 부동산 대출 비중 ↑
소형은행들로 위기전이 우려
사모펀드도 다음 타깃 가능성

은행 부실화 공포가 코로나19 전염병처럼 급속도로 번지며 전 세계를 강타하는 ‘뱅크데믹(Bankdemic, 은행과 팬데믹의 합성어)’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시작된 은행 부실화에 대한 공포가 크레디스위스(CS)를 거쳐 독일 최대 투자은행인 도이체방크까지 번진데 이어, 높은 무보험 예금 비중, 상업용 부동산·사모펀드 등의 도미노 부실화가 새로운 위기의 진앙으로 지목됐다.


무보험 예금 증가…새로운 위기의 뇌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현지시간) 뱅크데믹의 확산은 미국 전체 예치금 중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무보험 예치금의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서던캘리포니아대, 노스웨스턴대, 컬럼비아대, 스탠퍼드대 경제학자들의 공동 논문에 따르면 무보험 예금액의 절반만 빠져나가도 약 200개 은행이 파산 위험에 노출될 것으로 추산된다.

WSJ이 입수한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보고서에 따르면 예금 보호 대상이 아닌 무보험 예금액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약 8조달러(1경398조원)에 달했다. 이는 2019년 말 대비 무려 41%가량 급증한 수준이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미국의 가계와 기업들이 넘치는 유동성을 은행 예금에 묶어두면서 2020~2021년 2조3000억달러가 넘는 예금액이 쌓였다. 이 과정에서 FDIC의 보장 한도인 25만달러를 초과하는 예금액 규모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부터 금리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가격이 폭락한 주택저당증권(MBS)도 뇌관 중 하나다. SVB처럼 미국 은행들은 팬데믹 기간 급등한 예치금을 MBS에 집중 투자했다. 지난해 말 기준 은행들의 MBS 투자액은 2조8000억달러로 전체 유가증권 투자액의 절반 이상(53%)이다.


가격 하락으로 MBS 부문에서 발생한 미실현 손실은 368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앞선 SVB 사태처럼 중소형 은행에서 유동성 위기가 발생하면 MBS 투매에 따른 금융시장 혼란 확산은 불가피하다. 일부 은행에서 유동성 확보를 위해 보유하던 MBS를 긴급 투매하는 상황이 이어져 MBS 가격을 추가로 끌어내리면 위기의 도화선으로 작용할 수 있다.

상업용 부동산 대출 등 자산 부실화

상업용 부동산 대출 비중이 높은 은행들에 대한 위기 전염 우려도 커지고 있다. 도이체방크의 경우 양호한 재무 건전성을 갖췄음에도 CS의 코코본드(AT1) 전량 상각과 높은 비중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 등을 이유로 지난 24일(현지시간) 주가가 급락(14.8%)했다. 도이체방크는 SVB 파산 이후 2주 만에 거의 30% 폭락해 시가총액이 70억유로(약 9조8000억원) 증발했다.


현재 도이체방크 시총은 165억유로(약 23조원)에 그친다. 부도 위험을 뜻하는 도이체방크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치솟으면서 주가를 끌어내렸다. 도이체방크 5년물 은행채에 대한 CDS 프리미엄은 22일 1.34%포인트에서 24일 2.2%포인트까지 올랐다. CDS 프리미엄이 높다는 건 해당 채권의 부도 위험이 높다는 뜻이다.


도이체방크에 대한 공포는 총자산 대비 상업용 부동산 대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소형 은행에 위기로 작용할 수 있다. 소형 은행의 경우 상업용 부동산 대출액이 2조3000억달러로, 전체 대출액의 80%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팬데믹에 따른 재택근무 확산과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상업용 부동산 공실률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수준에서 떨어지지 않는 상황이다.


"뱅크데믹 다음 재앙이 온다"…전이 포인트 3가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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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그루엔버그 FDIC 의장은 "사무용 부동산에서 발생하는 낮은 수익과 높은 자금 조달 비용 상황이 지속된다면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화는 은행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며 "지속적으로 감독이 필요한 분야"라고 경고했다. 글로벌 종합 부동산 서비스 기업 CBRE는 사무용 부동산의 공실률이 2024년까지 계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WSJ는 사모펀드와 사채 시장이 글로벌 금융 시스템 위험의 수위를 높이는 블랙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 SVB 붕괴에 이어 CS 등 유럽 지역 은행들이 2차 도미노로 쓰러졌고, 사모펀드가 그다음 타깃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매켄지에 따르면 팬데믹 이후 사모 시장으로 유입된 자산이 크게 늘면서 사모펀드의 관리 자산은 지난해 6월 말 기준 11조7000억달러에 달했다.


이번 은행 부실 공포가 금융권 전반의 위기로 확산할 가능성이 낮다는 게 경제전문가들과 당국의 대체적인 분석이지만 ‘금융권발 신용경색의 유령’이 글로벌 경제 성장 위험을 고조시키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WSJ는 짚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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