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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낙규의 Defence Club]전군 전력 총집결…'전설의 섬' 백령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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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수호의 날 맞아 백령도 르포
K-9자주포·천무 등 북 도발 대비 긴장감

옛 황해도에 살던 한 선비가 정인(情人)이 많은 곳이라고 소개받고 행복하게 살았다는 전설의 섬이 있다. 백령도다. 하지만 지금은 아픔이 많은 섬이다. 2010년 3월 26일. 이 섬에서 승조원 104명을 태운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피격됐다. 우리 해군 장병 46명이 순직했다.


백령도는 남한보다 북한이 더 가깝다. 북한 장산곶까지 14㎞ 거리에 불과하지만, 경기 김포 월곶면과 거리는 158㎞에 달한다. 긴장을 늦출 수가 없는 이유다. 서해수호의 날을 맞아 육해공군·해병대 전군이 모여있는 유일한 섬 백령도를 지난 15일부터 5박 6일간 돌아봤다.

해병대가 보유하고 있는 K-9 자주포.

해병대가 보유하고 있는 K-9 자주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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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에 배치된 차기다연장로켓(MLRS) ‘천무’

해병대에 배치된 차기다연장로켓(MLRS) ‘천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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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연합연습인 '자유의 방패(FS)'가 시작된 이달 13일.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에 반발해 잠수함에서 전략순항미사일을 처음으로 발사했다. 때마침 강풍이 몰아치면서 여객선이 결항됐다. 인천항에서 2일 동안 발이 묶인 후에야 백령도 행 여객선에 몸을 실었다.

해병대 포병중대, K-9자주포 5분 안에 반격 태세…육군 항공대 코브라 헬기 北 기습 침투 대비

백령도에서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K-9 자주포가 배치된 해병대 포병중대다. 부대 첫인상은 삼국시대 왕릉을 보는 듯했다. 북한의 포격에 대응해 만든 일종의 벙커다. '포상'이라고 불렸다. 포상 입구의 두꺼운 철문을 열고 들어가니 장병 5명이 'K-9 자주포' 안에서 대기 중이다. 최근 북한이 해안포를 개방하는 등 도발 위기가 고조되면서 5분 안에 반격하기 위한 준비 태세였다.


자주포의 방향은 평시에도 북한의 장산반도 등 특정 지역을 겨냥하고 있다. 단 몇초의 반격 시간이라도 줄이기 위해서다. 가상의 포격 훈련은 반복적으로 진행됐다. 훈련 몇 분 만에 K-9 자주포에 장착된 탄 40여발은 모두 소진됐다. 사격훈련이 끝나자 K-9 자주포는 포상 밖으로 10m가량 후진했고 포의 방향을 180도를 돌려 해상을 조준했다. K-9 자주포에 탄약을 자동보급하는 K-10 탄약보급장갑차도 24시간 대기 중이었다. K-10 장갑차에 실린 탄약만 K-9 자주포 2대 분량이다. 김규리 병기탄약반장(중사)은 “적재적소에 탄을 보급하려면 탄약 보급 임무엔 실전만 있을 뿐”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차량으로 10분가량 이동하면 ‘서북도서 절대사수’라는 글자가 쓰인 부대 정문이 나왔다. 다수의 로켓발사관을 가진 로켓포를 운용하는 다련장 중대였다. 부대는 고요했다. 하지만 다련장이 배치된 철문을 여니 축구장 3배 면적을 초토화할 수 있는 차기다연장로켓(MLRS) ‘천무’가 모습을 드러냈고, 장병들은 쉼 없이 움직였다.

육군 항공대는 2011년부터 백령도에 합류했다. 육군 항공대의 최초 배치 기종은 미국의 군사용 다목적 경헬리콥터인 500MD였지만 이후 세계 최초의 공격헬기인 코브라헬기로 모두 교체됐다. 육군 항공대는 북한의 공기부양정(지상이나 수상을 약간 떠서 이동해 상륙할 수 있는 선박) , AN-2 침투기(저고도 침투형 항공기), 무인기 등에 대비한 전력이다. 북한이 황해도 장산반도의 고암포 일대에서 공기부양정을 출발시키면 백령도엔 15분 내에 도착한다. 북쪽에서 저속기나 무인기가 출동하면 동시에 반격 비행에 나선다. 코브라헬기는 10분 내 출동이 가능하다. 코브라헬기에는 24시간 30회 작전 수행이 가능하도록 탄약과 유류를 항상 가득 채우고 있었다. 군 관계자는 “지난 9월 이후 긴급비행이 10배 이상 늘었다면서 반복적인 훈련과 비행으로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언론 최초 해군 전진기지 방문…NLL 긴장감 고조
언론에 처음 공개된 전진기지에서 NLL인근 임무를 마치고 최신예 고속정인 211 고속정 장병들이 입항을 준비하고 있다.

언론에 처음 공개된 전진기지에서 NLL인근 임무를 마치고 최신예 고속정인 211 고속정 장병들이 입항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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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도에 있는 해군의 전진기지도 방문했다. 전진기지는 평택 2함대에서 북방한계선(NLL)에 출항한 고속정이 임시로 머무는 기지로, 언론에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속정은 24시간 이상 연속해 임무를 수행하지 않는다. 전진기지에 잠시 입항해 연료와 식량을 채워 다시 출항해야 한다. 일주일간 임무는 이어진다. 전진기지는 해군의 최북단 기지다. 꽃게철이 다가오면 NLL 인근은 우리 어민뿐만 아니라 중국 어선들도 늘어나 작전환경이 복잡해진다. 밤이 찾아오자 NLL에서 임무를 마친 211 고속정이 입항했다. 고속정은 우리 어민들이 어업활동을 하기 전인 새벽에 출항해 조업을 마치는 시간 이후에야 입항했다.


211 고속정은 이전의 고속정과는 크기부터 달랐다. 배 뒤쪽에는 130mm 유도로켓(비룡)발사대가 눈에 들어왔다. 배 중심에는 K-6 무인 자동화 기관총도 보였다. 어둑해진 해안가 암흑을 비추는 가로등 사이로 보이는 장병들은 12시간 임무에도 지친 기색은 없었다. 오히려 NLL의 긴장감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배동휘 211정장(대위)은 “최근 군사적 도발 수위가 고조되고 있지만, 어민들의 안전은 물론 서해 55 용사 전우들의 영혼이 서려 있는 서해 NLL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결전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서북도서 영공수호' 백령도 공군부대, 360도 회전 레이다
백령도에 위치한 공군부대는 2016년부터 대공무기를 배치했는데 북한의 선제공격에 대비해 벙커 안에 설치했다.

백령도에 위치한 공군부대는 2016년부터 대공무기를 배치했는데 북한의 선제공격에 대비해 벙커 안에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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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도 영공은 공군부대가 지키고 있었다. 공군 미사일 방어포대는 건물에 쓰인 ‘서북도서 영공수호’라는 글자가 선명히 보였다. 포대는 2016년부터 대공무기를 배치했다. 대공무기는 중·저고도로 침투하는 적의 항공기를 요격한다. 대공무기는 발사대, 레이다, 교전통제소로 구성되는데 통상 차량에 탑재한다. 하지만 백령도에 배치된 대공무기는 모두 벙커에 배치됐다. 북한의 선제공격에 대한 대비책이다.


레이다는 360도를 회전하며 수많은 표적을 탐지해 동시 교전을 할 수 있다. 레이다의 탐지거리가 50km 이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황해남도 태탄 공군기지까지 실시간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셈이다. 대공무기 발사대는 24시간 하늘을 향해 세워져 있다. 이 또한 대응사격시간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강용근 포대장(중령)은 “백령도는 해병대, 육군, 해군과 합동성이 가장 잘 갖춰져 있는 곳”이라며 “NLL 사수를 위해 전군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령도는 수많은 섬에 둘러싸였다. 등 뒤 대청도, 소청도를 제외하면 모두 북한의 땅과 섬이다. 백령도에서 8㎞ 떨어진 북한의 작은 섬 월례도가 보였다. 월례도에 설치된 북한군 건물도 뚜렷이 보였다. 하지만 전군이 모여 있는 백령도는 오늘도 '이상 무'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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