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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맞수]그룹 차세대 먹거리 챙긴다…권영수 VS 신학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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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사원에서 부회장까지 성공가도 공통점
권, LG에서 성장…전자·통신·배터티까지 섭렵
신, 3M 최고경영진 출신…글로벌 감각 탁월

사원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해서 사십여년이 넘는 시간이 흐른 뒤 나란히 그룹의 부회장 자리에 올랐다. 이어 해당 분야의 협회장으로 추대받으며 명실상부하게 업계를 대표하는 얼굴이 됐다.


LG그룹에서 차세대 소재·부품 분야를 진두지휘하는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과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얘기다. 권 부회장은 LG전자 신입사원으로 시작해 LG에서 큰 LG를 대표하는 경영자다. 반면 신 부회장은 LG가 외부에서 영입한 해외파다. 순혈주의를 고수하던 LG의 변화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성공 가도를 달려왔다는 점은 같지만 걸어온 길은 전혀 다르다. 하지만 사업에 대한 통찰력과 추진력, 직원들과 소통, 포용력만큼은 서로 뒤처지지 않을 정도로 닮은 구석도 있다. ‘동갑내기’란 공통점도 있다. 적은 아니지만, LG의 전통과 변화를 상징하는 두 사람은 라이벌 아닌 라이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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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수 부회장은 1957년 2월 서울에서 태어났다. 경기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왔다. 1979년 금성사(현 LG전자)에 입사했으며, 같은 시기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대학원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했다.


첫 직장에서 권 부회장은 국내외 핵심 사업 부문을 두루 경험했다. 미주법인에서 부장을 거쳐 금융담당, 경영지원담당, 재경팀장을 역임하고 2006년 LG전자 재경부문장 사장에 올랐다.

이듬해 사업 적자를 내고 있던 LG필립스LCD 대표에 올라 취임 첫해 1조5000억원의 흑자 전환한 얘기는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그는 2011년까지 LG디스플레이를 이끌면서 업계 1위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당시 생산성 극대화를 통한 '투자없는 성장'이라는 경영철학을 구현했다. 이어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제2대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회장에 취임하면서 디스플레이 산업 강국의 밑그림도 그렸다.


디스플레이 사장 시절 그는 '경청과 배려의 전도사'로 불렸다. 직원들과 직접 커뮤니케이션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수행비서를 두지 않고, 월요일에는 서울, 화요일과 수요일은 구미, 목요일과 금요일은 파주에서 근무했다. "사장은 한명인데 보고해야 하는 사람은 수십명이다. 한명이 옮겨 가는 되는 일인데 여러 명이 움직일 필요가 없다"는 게 그의 소신이었다.


"아침에 눈을 뜨면 가고 싶은 직장을 만드는 것"이라던 꿈도 현실로 구현했다. 임직원 자녀를 대상으로 대학탐방 및 입시특강, 사내 커플에 웨딩카 지원, 첫아기 돌봄 프로그램, 부모 초청 감동 이벤트 및 효도 관광, 단체 미팅 주선 등 가화만사성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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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에 이은 그의 다음 행보는 배터리였다. 2011년 11월 LG그룹 사장단 인사를 며칠 앞두고 고(故) 구본무 LG 회장이 권 사장을 긴급 호출했다. 구 회장은 권 사장에게 "이번에 LG화학으로 옮겨 전기자동차용 배터리와 2차전지 사업을 챙겨줘야겠네요. 전지사업도 LCD처럼 세계 최고로 키워주소"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2012년부터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을 맡으며 아우디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로부터 수주를 따내며 취임 2년 만에 전기차 배터리 고객사를 10여개에서 20여개로 두배나 늘렸다. 당시 경험으로 배터리 사업에 대한 이해와 통찰력을 쌓았다. 이어 2015년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에 취임했다. 이동통신시장은 정체 상태였지만, 2017년 가입자 1300만명이란 성과를 달성했다.


이어 2018년 구 회장의 별세로 LG그룹이 구광모 회장 체제로 재편된 후 지주회사 COO(최고운영책임자)에 선임됐다.


구 회장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좌하면서 명실상부한 그룹 내 '2인자'에 올랐다. 그런 그가 다시 복귀한 현업이 바로 배터리다. 2021년 11월 LG에너지솔루션의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돌아와 경영 능력을 입증하고 있다.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은 매출 25조6000억원으로 세계 시장 점유율 2위로 성장했다. 국내를 비롯해 미국과 유럽에서 완성차업체들과 합작 생산법인을 운영하며 해외시장에서도 손꼽히는 배터리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또 임직원 소통 채널 '엔톡(EnTalk)'을 만들어 구성원들과 소통 창구로 활용하면서 소통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월에는 한국배터리산업협회 회장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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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부회장이 자신의 주요 경력을 LG그룹에서 쌓아왔다면, 신학철 부회장은 해외파다.


1957년 8월 충북 괴산에서 농사꾼의 아들로 태어난 신 부회장은 청주고를 나와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했다. 취업이 잘 된다는 이유에서였다. 첫 직장은 1978년 입사한 방산 업체인 풍산금속이다. 1984년 3M 한국지사에 평사원으로 이직해서 27년 만인 2017년 한국인 최초로 3M의 최고경영진인 수석부회장에 오르는 기록을 세웠다.


그는 새벽 4시부터 세계 경제 동향을 파악하는 등 이른 아침 일과를 시작하는 '모범생'이다. 국내 근무 7년 동안 탁월한 업무 성과로 초고속 승진을 했다. 이를 눈여겨본 본사는 해외연수 경험도 없던 그를 1995년 3M 필리핀 지사장에 발탁했다. 당시 필리핀 지사는 심각한 노사분규로 인한 사업 철수의 위기에 처했었다. 그는 당시 직원 700여명 모두와 개별 면담을 하고 갈등을 해결하는 데 성공하면서 경영 능력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이후 신 부회장은 1998년 미국 미네소타주에 있는 3M 본사에 입성하는데, 미국으로 떠나기 전 필리핀 직원들이 해준 깜짝 이벤트를 자신의 직장생활에서 잊을 수 없는 장면으로 꼽는다. 그를 환송하기 위한 파티에서 모든 직원이 모여 그의 성공과 가족들을 위한 노래를 부르며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국적을 넘어 하나의 구성원으로 정을 나누는 순간이었다.


신 부회장은 본사에서도 승승장구한다. 연마제와 테이프, 화학제품 등 3M의 주요 공업제품을 담당하는 산업용 비즈니스 부문을 총괄하고, 미국을 제외한 해외사업 부문을 담당한 데 이어 연구개발(R&D)·전략 및 사업개발 등 주요 요직을 모두 거쳤다. 글로벌 사업 운영 역량과 경험은 물론 소재·부품 사업 전반에 대한 지식과 통찰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LG와 직접적인 인연은 2018년에 시작된다. 2018년 6월 취임한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처음으로 실시하는 인사를 앞두고 신 부회장을 영입했다. 구 회장이 미국 뉴저지 법인에서 일하며 신 부회장을 눈여겨본 뒤 임원인사를 앞두고 영입 제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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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7년 회사 설립 이래 단 한 차례도 외부 출신 경영인이 오지 않았던 LG화학에는 큰 충격이었다. 세간에서는 순혈주의를 타파한 파격적 인사라며 그룹의 변화를 상징하는 인물이란 평가가 돌았다. 기대만큼 주어진 임무도 무겁다.


배터리 부문(LG에너지솔루션)을 떼어낸 LG화학은 다음 먹거리 준비에 분주하다. 3대 신성장동력인 배터리 소재, 친환경소재, 글로벌 신약 부문에 2025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올 초 임기를 시작한 한국석유화학협회 협회장으로서 침체된 석유화학 업계의 현안도 해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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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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