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냇물 범람에 장어 수천 마리 밀려와
"끔찍한 광경…농장까지 피해 봤다"
뉴질랜드에서 하천 범람이 발생해 민물장어 수천 마리가 떼죽음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죽은 민물장어 떼는 인근 목장까지 밀려왔다.
23일(현지시간) '라디오뉴질랜드'(RNZ) 등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지난 21일 뉴질랜드 캔터베리 지역 한 개인 목장엔 수천 마리의 장어 사체가 발견됐다. 당시 민물장어 대부분은 이미 말라 죽어 있었고, 새까만 사체가 서로 뭉친 채 농장 주변을 가득 채웠다고 한다.
목장 주인 팀 샘슨은 매체에 "근처에 뱀장어들이 산란할 때 이동하는 시냇물이 흐르고 있었다"며 "만조 때 수위가 높아진 시냇물이 목장으로 범람하면서 장어 떼가 밀려온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샘슨의 목장에는 인근 엘즈미어 호수에서 뻗어나온 시냇물이 가로지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매년 민물장어는 산란을 위해 시냇물을 통로로 이용하는데, 밀물 때 수위가 높아져 시냇물이 목장까지 범람하면서 장어가 땅으로 넘친 것이다.
샘슨은 물길의 범람에 대해 "1년 전부터 바닷가 방조제가 무너져 있었기 때문"이라며 "지역 당국이 손을 썼으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라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목장도 큰 피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샘슨은 "장어떼가 목장을 덮고 있는 광경은 정말 끔찍했다"라며 "바닷물이 들어오면서 농장까지 손해를 끼쳤다. 소금물이 집 안에 들어올 뻔했다"라고 토로했다.
샘슨은 육지를 뒹굴던 장어 수백마리를 양동이로 건져내 바다로 풀어줬지만, 수천 마리에 달하는 장어 떼를 구하는 것은 역부족이었다. 그는 "생명체들을 이런 식으로 죽게 해선 안 된다"라며 "갈매기들에게는 잔칫날 같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캔터베리 지역 정부도 공무원을 투입해 장어를 물가로 돌려보내는 작업에 착수했고, 자원봉사자도 농장 내 장어 사체를 청소하는 일을 도왔다.
현장 점검을 맡은 지역 의원은 "1년 중 이맘때 민물장어가 바다로 이동할 때 생기는 자연 현상 중 하나"라며 "조류와 간만의 차이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전담 직원을 배치해 최대한 개인 사유지가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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