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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요일日문화]한일 정상 찾은 오므라이스집, '원조 논란' 있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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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년 역사 렌가테이…경양식 발상지
그러나 포크 커틀릿 등 원조 논란도

편집자주몸도 마음도 나른한 일요일. 국제부 기자가 일본 문화와 관련한 재미있는 읽을거리를 전해드립니다

이번 주 가장 화제가 됐던 음식을 꼽자면 오므라이스인 것 같습니다. 한일 정상이 128년 역사의 도쿄 긴자 경양식점 렌가테이에 방문해 오므라이스를 먹었기 때문이죠.


오늘은 이 오므라이스와 관련된 이런저런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한국 대통령이 찾을 정도가 된 오므라이스는 어떻게 탄생했는지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설명하고, 그리고 일본에서 렌가테이에 제기된 '원조 논란'도 소개하겠습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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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므라이스, 어떻게 탄생했을까

먼저 오므라이스의 역사입니다. 이번 양국 정상이 방문한 렌가테이는 오므라이스 발상지로 꼽힙니다. 1895년 개업해 지금까지 영업하는 곳으로, 오므라이스뿐만 아니라 돈가스, 하이라이스 등 우리가 아는 '경양식' 레시피를 만들어낸 곳으로 불립니다.


이 경양식이라는 것은 결국 돈가스나 오므라이스 같은 본 요리와 양배추샐러드, 밥 등을 한 접시에 담아낸 것인데요. 이 방법을 고안한 곳이 렌가테이라고 하네요. 원래 대부분 익힌 야채를 곁들였는데, 입을 깔끔하게 하기 위해 생 양배추샐러드를 제공하기 시작한 곳이 이곳 렌가테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렌가테이의 초기 오므라이스.

렌가테이의 초기 오므라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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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므라이스는 이곳에서 어떻게 탄생하게 됐을까. 1900년에 탄생한 이 메뉴는 원래는 손님들에게 제공되는 메뉴는 아니었다고 합니다. 빠르게 조리하고 먹기 위해 다진고기, 양파, 버섯 등을 밥과 볶아 양념하고 달걀을 풀어 넣어 오믈렛 모양으로 만들어 준 것뿐인데요. 서양식 계란 볶음밥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케첩도 뿌리지 않았다고 하네요. 우리가 아는 지금의 오므라이스 모양과는 완전히 다르죠. 1901년부터 팔아달라는 고객들의 요구에 메뉴에 올려놓았다고 합니다. 렌가테이에서는 이 원조 라이스와 일반적인 오므라이스 두 가지를 판매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아는 케첩에 볶은 밥을 계란으로 감싸는 형태는 어디서 나온 것일까요? 일본 오므라이스 발상지라고 주장하는 또 다른 음식점이 있습니다. 오사카의 '북극성'이라는 곳입니다. 1925년 이 음식점에서는 속이 불편해 항상 오믈렛과 밥만 시켜 먹는 단골의 사정을 고려해 케첩 라이스를 얇은 지단으로 감싼 음식을 만들어주게 되는데요. 손님이 맛있다며 이름을 묻자 오믈렛과 라이스를 합쳐 순간적으로 '오므라이스'라고 대답한 것이 탄생 비화라는 것입니다.


현재 오므라이스의 형태와 가장 비슷하지만, 렌가테이보다 훨씬 뒤에 나왔기 때문에 일본에서 '원조는 렌가테이'라는 인식이 더 강하다고는 합니다. 일단 이 오사카의 음식점도 공식 홈페이지에서 오므라이스를 발명한 원조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결국 오므라이스 발상지는 두 곳이 된 셈이죠.

렌가테이에 제기된 원조 논란

근대음식문화연구소라는 곳에서 ‘렌가테이의 포크커틀릿은 원조가 아니다’라는 주장을 펼치기 시작합니다. 렌가테이가 경양식 집이라고 하지만 사실 당시 긴자의 많은 포크커틀릿 집 중 하나로 시작했고, 본인들이 이를 발명했다고 주장하기 이전부터 이미 다른 모든 곳에서 팔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근대음식문화연구소는 3대와 4대 주인이 이야기하는 이야기가 다르다며 의혹을 제기하는데요. 3대 주인은 “러일전쟁 이후 양식이 유행하기 시작했는데, 손님이 많아 바빴기 때문에 손이 많은 프랑스 요리 돼지고기 커틀릿의 요리 과정을 간략화하기로 했다”며 “커틀릿은 오븐에 넣는 것인데, 튀김에서 힌트를 얻어 튀겨보기 시작했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다만 가업을 물려받은 4대에서는 “원래는 소고기 커틀릿으로 시작한 것이다. 고기에 빵가루를 묻히고 팬에 버터를 녹여 굽는 음식”이라며 “일본 튀김과 접목해 튀겨보니 고소한 맛이 낫고, 관동지방은 돼지고기를 즐겨 먹기 때문에 소고기 대신 돼지고기를 튀겨본 것이 시초가 됐다”고 소개합니다. 두 사람의 말이 다르니, 무엇인가 이상하다는 게 이곳의 주장입니다. 물론 해당 주장은 의혹 제기 차원에서 나왔을 뿐, 이후 다른 파장이나 영향력은 없었습니다. 원조는 기준을 무엇으로 잡는지에 따라 바뀔 수밖에 없으니까요.


이런 저런 이야기가 있지만, 어쨌든 렌가테이가 100년 넘는 역사를 이어오며 경양식의 틀을 만들어온 본류라는 것은 여전히 일본 내에서 정설인 것 같습니다.


오늘은 이렇게 화제의 오므라이스 이야기를 전해드렸습니다. 오므라이스 이야기와 함께 한일 셔틀 외교가 재개됐다는 소식들도 보도되고 있는데요. 그간 얼어붙었던 한일관계도 해빙을 맞을지는 지켜봐야겠습니다. 음식점 역사야 해석이 분분할 수는 있겠지만, 나라의 역사가 논란이 되는 일은 더욱 없어야겠습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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