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mm금융톡]농협은행, SNS 구독자수 1위된 비결은

페이스북·유튜브 등 합산 346만명
디지털 강화로 ‘젊은 농협’ 노려
MZ세대 고객 확장 목적

#한 20대 여성이 중형 SUV차량을 번쩍 들어 올려 차량 밑에 들어간 축구공을 꺼낸다. 젊은 남성이 2m 높이로 날아 징검다리를 건너고 백발의 할아버지는 무거운 철제 우유통을 한손으로 가뿐히 들고 길을 걷는다.

NH농협은행의 쌀 소비촉진 홍보영상 ‘우리들의 육채미’/사진=NH농협은행 제공

NH농협은행의 쌀 소비촉진 홍보영상인 ‘우리들의 육채미’ 속 장면으로 한우, 국내산 채소와 쌀을 먹고 힘이 세졌다는 설정이다. 이 영상은 유튜브에서 조회 수 821만회를 돌파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방송인 이미주가 출연해 플라스틱을 저축할 수 있는 ‘지구은행’을 소개하는 ‘ESG 홍보영상’도 조회 수 747만회를 기록 중이다.

농협은행이 디지털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페이스북·유튜브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합산 구독자 수는 은행권 선두를 달리는 중이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 눈도장을 찍어 젊은 금융소비자들을 핵심 고객으로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석용 NH농협은행장과 2023년 직원 홍보모델 12명, 농협은행 유튜버 'NH튜버' 8명이 7일 서울 중구 농협은행 본점에서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2019년 4월 공식 유튜브 채널인 ‘NH튜브’를 개설하고 MZ세대 직원들을 유튜버로 발탁하고 있다. 1대 유튜버 19명을 시작으로 매년 20명 안팎의 홍보모델·유튜버들이 활약 중이다. 이들은 퇴직연금 운용 팁을 알려주거나 짠테크(짜다+재테크의 합성어)에 적합한 적금 상품을 소개하는 등 자사 금융상품 및 서비스를 홍보한다. 요리, 취미활동 등 소소한 생활 꿀팁을 제공하는 영상도 인기다. 현재 농협은행은 과장급 1명과 계약직 사원 4명을 별도로 배치할 정도로 SNS 관리에 공을 들이고 있다.

성과는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달 기준 농협은행의 페이스북·인스타그램·유튜브 등 주요 SNS의 합산 구독자 수는 346만명으로 은행권 1위다. 신한은행(207만), 국민은행(192만명), 우리은행(74만명), 하나은행(58만명) 등 다른 시중은행들과 비교해 높은 수치다. 증가세도 2019년 210만명, 2020년 276만명, 2021년 300만명, 2022년 333만명으로 빠른 편이다.

이같은 디지털·콘텐츠 강화 전략에는 고객층 확장 의도가 담겨 있다. 젊은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 미래 핵심 고객층이자 현재 금융소비 환경을 주도하는 MZ세대를 잡겠다는 것이다. 특히 올해 초 취임한 이석용 NH농협은행장이 디지털 혁신을 핵심 과제로 강조하고 있는 만큼 SNS 등 플랫폼 강화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농업인, 중장년층 고객이 상대적으로 많은 농협은행이 젊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이미지 제고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