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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규제 어떻게]①심판이 선수로 뛰어…핵심은 자사우대 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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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먹통' 계기, '빅테크 규제' 논의
빅테크 '자기사업 우대' 문제의식 보편화

편집자주지난해 ‘카카오 먹통’ 사태 이후 국내에서 빅테크 플랫폼 규제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유럽은 글로벌 빅테크 플랫폼 기업의 지배력을 억제하기 위한 강력한 사전규제인 디지털시장법(DMA, Digital Markets Act)을 제정해 오는 5월 시행한다. 미국에서는 ‘심판’인 플랫폼이 ‘선수’로 뛰는 것 자체를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는 등 한동안 뜨거운 논쟁이 지속된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 빅테크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 입법 흐름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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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규제의 핵심 쟁점 중 하나는 플랫폼의 이해 상충 문제를 어떻게 규율할 것인지다. 빅테크 플랫폼 기업이 주로 구사하는 비즈니스 전략은 자기사업 우대(self-preferencing)다. 소비자와 입점사업자가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을 운영하면서, 자신의 상품 판매에 유리하도록 시장을 설계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심판이 선수를 겸하거나, 시험 출제자가 수험생이 되어 시험을 치르듯 플랫폼 특유의 이중역할(dual role) 권력을 자사서비스 우대에 활용하면서, 시장 경쟁을 제한하는 것을 의미한다.


해외에서 자기사업 우대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2017년 유럽집행위원회가 규제한 ‘구글쇼핑사건’이 꼽힌다. 유럽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구글이 알고리즘 변경을 통해 자사 비교쇼핑서비스를 사진과 같은 부가정보들과 함께 눈에 띄는 자리에 검색 결과로 노출되도록 하고 경쟁사 서비스의 노출을 축소했다. 알고리즘 변경을 단행한 이후 경쟁사 비교쇼핑사이트들은 4페이지쯤 뒤로 노출 순위가 급격히 밀리게 됐다. 자연스럽게 ‘경쟁 비교쇼핑사업자’들의 트래픽은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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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 아마존도 자기사업 우대를 통해 자사 브랜드 경쟁력을 높였다. 아마존은 자사 플랫폼 내에서 다른 입점 사업자들의 상품과 함께 ‘아마존베이직스’라는 자사 브랜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미국 하원 반독점소위원회의 디지털시장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아마존의 직접판매 상품 개수는 극히 일부에 불과한데도 판매량은 전체의 25%~75%를 차지했다. 알고리즘을 통해 자사 브랜드 상품이 더 잘 노출되도록 유인한 결과로 추측된다. 아마존 내부 문건에 따르면, 아마존 내부에서는 입점사업자들을 ‘경쟁자’로 표현하기도 했다. 인공지능 스피커인 알렉사를 통해 수집된 고객 정보를 활용해 자사의 브랜드 상품 추천을 강화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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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대표 빅테크 '네카오' 나란히 '자사 우대'로 공정위 제재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인 ‘자기사업 우대행위’로 꼽히는 사건은 네이버와 카카오에서 일어났다. 네이버는 쇼핑에서, 카카오는 모빌리티서비스에서 각자 플랫폼의 이중역할 권력을 자사서비스 우대에 활용해 시장경쟁을 제한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카카오T’를 통해 이동서비스 중개 사업을 하고 있는 카카오모빌리티는 자회사 가맹택시 서비스 기사들에게 콜(승객호출)을 의도적으로 몰아주는 방식으로 알고리즘을 설계해, 자기사업을 우대하고 시장경쟁을 제한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공정위는 카카오가 ‘차별적’인 알고리즘을 설계해 ‘카카오T앱’이란 플랫폼에 의존해야 하는 비가맹택시기사들의 ‘콜 잡기’ 경쟁력을 약화시켰다고 본다.


구체적으로 카카오는 2020년 4월부터 ‘수락률(기사가 수락한 택시콜 개수)’이 높은 기사일 수록 더 많은 콜을 받을 수 있는 알고리즘을 운영했다. 문제는 카카오 가맹택시기사들이 구조적으로 콜을 더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호출거절이 없는 택시서비스를 지향하기 위해 가맹기사들을 대상으로 ‘강제 배차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비가맹기사는 목적지가 표시된 이후 5초 이내에 스스로 수락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구조적 차이가 수락률의 차이를 낳기 때문에, 수락률 중심으로 설계된 카카오모빌리티의 알고리즘 자체가 ‘자기사업 우대’ 의도가 짙었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올해 2월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57억원을 부과했다.


네이버 또한 검색서비스 플랫폼의 경쟁력을 자기사업인 ‘네이버쇼핑’을 우대하는 데 사용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네이버는 쇼핑 상품 검색 서비스에 자사의 오픈마켓인 스마트스토어의 입점 제품을 상단에 노출하고자 지난 2012년 이후 최소 6차례 이후 알고리즘을 조정했다. 스마트스토어의 입점업체 상품에 1.5배 가중치를 부여해 상단에 노출시키거나, 한 페이지에 검색되는 전체상품 가운데 일정한 비율(15~25%)로 자사 서비스의 상품이 노출되도록 하는 식의 자사 우대행위가 발견됐다. 공정위는 이에 대해 시정조치와 과징금 약 266억원 납부를 명령했다. 네이버는 이같은 처분에 불복해 2021년 3월 취소 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해 서울고등법원은 공정위의 판단이 정당했다고 판단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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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대표 경쟁제한행위 '자사우대' 규제 강도 제각각...'자국 빅테크' 없는 유럽 가장 강력

이처럼 빅테크 플랫폼 기업의 대표적인 경쟁제한적 행위로 ‘자기사업 우대’에 대한 문제의식이 부상하면서, 전세계 경쟁당국에서 이를 견제하기 위한 시도가 진행됐다. 규제 의지가 가장 강력한 곳은 자국 빅테크 플랫폼들이 경쟁력을 상실한 유럽이다.

유럽 경쟁당국인 EU집행위원회는 빅테크 플랫폼의 경쟁제한적 자기사업 우대를 ‘불공정행위’로 규정하고, 금지하는 내용의 디지털시장법(DMA)을 오는 5월부터 시행한다. 일정 규모 이상의 핵심 플랫폼 사업자(Core Platform Service) 빅테크 기업들로 하여금 디스플레이, 등급, 연결(link) 등 모든 형태의 콘텐츠 배열에 있어서 법적, 상업적, 기술적 측면에서 자신 또는 같은 소속 기업집단에 유리하도록 우대하는 조치를 해서는 안된다는 내용의 사전규제가 골자다. 해당 내용을 위반할 경우 전세계 매출액의 1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정인석 한국 외국어대학교 교수는 “유럽은 더이상 사후규제만으로는 빅테크 기업을 통제할 수 없다고 보고 강력한 사전규제를 추진한 측면이 있다”며 “기존의 경쟁정책에 있어 패러다임이 변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에서는 2021년 6월 하원에서 발의돼 법사위까지만 통과됐던 ‘반독점 5개 패키지법안’으로 자국 플랫폼 규제 방법론에 대한 논쟁이 한차례 지나간 상태다. 이 중 5대 패키지 법안 가운데 두개의 법안이 자사 우대를 규제하는 내용이었다. ‘미국 온라인 시장의 혁신 및 선택에 관한 법률’(American Choice and Innovation Online Act)은 일정 규모 이상 빅테크 기업이 자사 서비스에 유리하게 시장을 설계하고 검색 결과를 왜곡하는 자사 우대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했다. 위반 행위에 대해 경쟁당국이 법원의 승인 하에 긴급중지명령을 부과할 수 있다.


‘플랫폼 독점 종식에 관한 법률(Ending Platform Monopolies Act)’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간다. 해당법은 플랫폼 기업의 이해상충 행위의 ‘싹’을 자르자는 식의 강력한 구조적 접근인데, 플랫폼이 입점사업자와 경쟁해 이해상충을 일으킬만한 사업을 못하게 하는 내용이 골자다. 해당 법안은 아마존이 자사 브랜드인 '아마존 베이직스' 브랜드 사업 자체를 중단토록 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두 법안은 지난해 12월 결국 상원을 통과하지 못했다. 반독점 패키지 법안은 미국 민주당과 백악관 주도로 추진됐으나,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4년 만에 다수당이 되면서 사실상 해당 법안은 폐기 상태에 놓였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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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심사지침' 통해 '자사우대'명시..."법제화 필요성은 논의중"

우리나라 경쟁당국인 공정위는 지난 1월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 심사지침을 시행해 빅테크의 대표적인 경쟁제한행위 유형 중 하나로 ‘자기사업 우대’를 규정했다. 심사지침은 유럽과 미국에서 추진한 법제화를 통한 사전규제 방식과는 차이가 있다. 공정위는 ‘플랫폼 경제’가 부상하면서, 이들에 대해 공정거래법을 적용하고 집행하는 것이 한층 복잡해졌다고 보고 플랫폼 기업의 ‘시장지배적 지위’를 판단하기 위해 참고해야 할 내용과, 플랫폼 기업 특유의 시장경쟁제한적 행위를 적시해 사후규제를 용이하게 하고자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유럽식 규제인 DMA는 빅테크 기업들의 자사 우대 등 경쟁제한적 행위 자체를 애초에 못하게 하겠다는 강력한 사전규제라는 점에서 심사지침과는 차이가 있다”며 “심사지침은 이같은 행위들을 기업들이 했을 때 공정위가 사후규제하기 위해 판단하기 위한 요소들을 정리해둔 ‘참고서’ 정도”라고 설명했다. 기존의 공정거래법을 적용해 플랫폼 기업의 경쟁제한적 행위를 규제하고자 할때, 고려해야 할 내용들을 명확히 정리해둔 정도로 미국과 유럽식 강력한 사전규제와는 차이가 있다는 의미다. 공정위 내부 지침에 불과해 법적효력도 없다. 양용현 KDI(한국개발연구원) 규제연구센터장은 “공식적인 법적효력은 없지만, 공정위가 심사 과정에서 중요하게 참고한 주요 가이드라인이므로 법원에서 판단시 완전히 배제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자기사업 우대 규제에 대한 법제화 가능성이 완전히 닫혀있다고 보긴 어렵다. 지난 1월 공정위 온라인플랫폼정책과는 경제학, 법학 전문가 17명으로 구성된 ‘온라인 플랫폼 규율 개선 전문가 TF’를 출범하고 현재까지 세차례 회의를 진행한 상태다. 공정위는 플랫폼 기업의 독과점력 남용에 따른 경쟁제한적 행위를 규제하기 위해 현행 공정거래법 개정 필요성 등을 논의하고 있다. 지난 공정위가1월 발표한 ‘온라인 플랫폼 독과점 심사지침’ 규정한 플랫폼 경제의 경쟁제한적 행위 유형(자기사업우대, 멀티호밍제한, 끼워팔기, 최혜국대우 등)이나,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지배적 사업자 판단 기준(교차 네트워크 효과, 규모의 경제, 게이트키퍼(문지기) 역할 여부 등)을 법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논의 등 다양한 의견들이 오가고 있다.


입법 형식에 대한 논의도 진행중이다. 공정거래법 개정 의견,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같은 별도법 도입 의견 등이 첨예하게 부딪히고 있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24일 서울대학교 경쟁법센터 등이 주관한 조찬간담회에서 올해 공정위의 핵심 과제로 디지털 경제의 ‘독과점 문제’를 꼽으면서, “독과점 문제 개선을 위한 공정거래법 개정 필요성이나 구체적 방향에 대해서 전문가 TF를 논의 결과를 보고 법 개정 문제와 방향에 대해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은주 기자 golde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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