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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익 4.5조 실적잔치 통신사, 소비자 요구는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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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 실적분석②

영업익 4.5조 실적잔치 통신사, 소비자 요구는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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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나훔 기자]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지난해 사상최대 매출과 2010년 이후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각 사는 나름의 '탈(脫)통신' 전략을 내세우며 비통신 신사업에 주력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러나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여전히 이동통신 사업의 비중은 절대적이다. 보편적인 통신 서비스로 자리잡은 5G의 가입자 수 증가는 이들 통신사에게 커다란 이익을 가져다줬다. 그럼에도 통신 3사는 소비자들에게 불리한 요금제를 유지하면서 이익 극대화에만 몰두, 소비자들에게 눈총을 받고 있다.


9일 통신 3사의 지난해 실적이 속속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SKT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7조3050억원, 영업이익 1조6121억원을 기록하며 견조한 실적을 이어갔다. 전년 대비 매출은 3.3%, 영업이익은 16.2% 증가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매출 13조9060억원, 영업이익 1조81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0.4%, 10.4% 증가한 수치며, 특히 영업이익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증권가는 9일 실적을 발표할 KT가 매출 25조6479억원, 영업이익 1조776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년 대비 각각 7.2%, 6.2% 증가했다고 보는 것이다.

추정대로면 통신3사의 지난해 총 매출과 영업이익은 56조8589억원, 4조4694억원에 달한다. 매출은 사상최대이며, 영업이익은 4조9830억원을 기록했던 2010년 이후 최대치다.


통신3사는 AI컴퍼니으로의 전환을 목표로 저마다의 탈통신 전략을 세우고 있지만, 여전히 통신 사업 수익이 매출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이러한 실적 호조는 5G 가입자 수 증가가 주 요인이다. 2022년 말 기준 5G 회선 수는 SK텔레콤 1339만2940개, KT 844만9258개, LG유플러스 605만9686개다. 1년 새 3사 회선 수가 각각 351만8869개(35%), 207만6364개(32%), 144만6290개(31%)씩 크게 늘었다. 5G 가입자가 LTE 가입자 대비 ARPU(가입자 당 평균 매출)가 1.4~1.6배 높다는 것을 고려하면 자연스럽게 통신사들의 이익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쉽게 말해 가입자 통신비가 1.4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통신사들의 호실적이 달갑지 않다. 통신비 부담이 점점 늘어나는데, 통신사들이 데이터를 아주 적게 쓰거나 아주 많이 쓸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극단의 요금 정책으로 이익을 좇는데만 정신이 없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작성한 '2022년 3/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3분기 가구당 월평균 통신비는 13만1000원으로, 전년동분기 보다 2.8% 늘어났다. 이동전화기기 등 통신장비(7.1%), 통신서비스(1.5%) 지출 모두 증가했다.


통신사들의 요금 정책은 소비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2019년 5G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상용화될 당시 통신 3사는 이용자들에게 제공되는 월 기본 데이터를 12GB 이하 또는 110GB 이상으로 양분해 요금제를 내놨다. 중간 데이터 구간이 없었기 때문에 고가 대용량 요금제를 쓰도록 유도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통신사들의 호실적이 달갑지 않다. 가계 통신비용은 늘어나는데 통신사들이 데이터를 아주 적게 쓰거나 아주 많이 쓸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극단의 요금 정책으로 이익을 좇는데만 급급해 하고 있기 때문이다.


4년이 지난 흐른 지금 이러한 비판은 여전히 유효하다. 통신3사는 지난해 8월 5만~6만원대에 월 24~31GB 데이터를 제공하는 5G 중간요금제를 출시했다. 이마저도 통신비 인하를 요구하는 정부와 여론의 압박에 못이겨 마지못해 내놓은 요금제다. 5G 가입자당 트래픽이 28GB인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소비자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또 저가요금제 이용자가 데이터 1GB당 부담해야 하는 요금이 고가요금제 이용자에 비해 무려 13.8배 비싼 구조라 이용자 차별문제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통신사들은 중간요금제 추가 도입시 110GB 이상 요금제 가입자들의 이동이 본격화할 수 있어 ARPU와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며 여전히 엄살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속적인 물가 상승으로 서민들의 생활비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가계통신비 부담을 완화시킬 의지가 없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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