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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시공권 포기에…대우·중흥건설 PF 대주단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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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한 사례 나올까 금융회사별로 문의 쇄도
책임준공 여부에 대한 답변 모호해져
‘브리지론 상태’ 지방 사업장 우려 확대

[아시아경제 임정수 기자] 대우건설 관련 건설 시행 사업장에 자금을 빌려준 대주단(채권자)이 긴장하고 있다. 대우건설이 연대보증을 제공한 울산(일산동푸르지오) 사업장에서 시공을 하지 않겠다고 발을 빼면서 같은 사례가 이어질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이번 결정에 따라 도급 계약만으로는 책임준공 약정 체결로 이어질 것으로 장담하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대우건설 분위기 예전과 달라"…공사 불확실성 ↑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관련 브리지 PF 여신을 보유한 금융회사들은 브리지 대출 나간 사업장에 책임준공(시공)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하지만 대우건설 측이 과거와 달리 관련 질문에 확정적으로 답변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회사 PF 관계자는 "과거에는 도급 계약을 한 건설사가 책임준공을 제공하는 게 당연시됐는데 최근에는 (대우건설 측의 답변) 늬앙스가 많이 달라졌다"고 전했다.

대우건설을 인수한 중흥그룹은 앞서 건설업계 입장에서도 어쩔 수 없다면서 시공 포기 사례가 나올 수 있음을 예고했다. 정원주 대한주택건설협회장 겸 중흥그룹 부회장은 지난달 말 대한주택건설협회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문제는 자잿값·인건비 등 비용 상승으로 분양가 역시 계속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앞으로는 지금 분양가로는 (건설사가) 집을 지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간담회를 개최한 날이 공교롭게도 대우건설이 시공권을 포기한 울산 사업장 브리지론 만기일"이라고 전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울산 시공권 포기는 수익성을 고려한 깊은 고민 끝에 내부 절차에 따라 결정된 사안"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의 재무상황을 고려하면 시공 여부를 가려서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냈지만, 이는 과거 공사에서 난 이익으로 실상 현금흐름은 나빠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착공 PF 급증…추가 사례 나올까 ‘긴장’

대우건설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대우건설의 PF 대출 잔액은 1조2294억 원에 이른다.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대우건설의 총 PF 대출 보증 잔액은 1조1879억원 규모로 소폭 감소했다. 하지만 미착공 PF 잔액은 9649억원으로 2021년 말(2431억원) 대비 4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이 중 주택 사업장은 시행사 또는 시행목적회사 이름 별로 로쿠스(서울 노량진), 용진디앤씨(대전 계백), 자양파이브PFV(서울 자양5구역), 진접2대토개발(경기 남양주 진접), 유토개발2차(대전 도안), 남동타운(경기도 용인), 디씨알이(인천시티오씨엘) 등이다.


울산 시공권 포기에…대우·중흥건설 PF 대주단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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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개발2차의 경우 대전 도안 사업장으로 관련 대출액이 4300억원에 이른다. 당초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사였으나, 지난해 광주 학동 사고 이후 HDC현대산업개발에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지면서 대우건설이 수주했다. 대전광역시 유성구 학하동 일원에 지하 2층~지상 35층 아파트 51개동, 5290세대 및 부대시설을 건설하는 대형 주택 사업이다. 올해 12월 분양과 착공이 목표다.


대우건설은 유토개발2차와 도급 계약을 체결하고 브리지론에 채무인수 및 자금보충 약정을 제공했다. 채무인수는 시행사가 채무를 제대로 상환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면 채무를 인수하기로 하는 약속이다. 자금보충 약정은 차입금 상환 자금을 빌려주기로 하는 약정이다. 이 브리지 대출은 지난해 11월에 만기가 도래했다. 하지만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시장 상황이 악화하면서 금리 등의 대출 조건을 변경해 올해 2월과 3월로 만기를 연장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유토개발2차의 경우 9일 현재 토지담보대출로 전환하는 약정을 체결했다"면서 "대우건설은 3500억원 가량의 채무보증에서 빠지고 1000억원은 10일자로 토지담보대출로 전환된다"고 전했다.


올해 1월 브리지론 만기를 맞은 팜헤이븐플래닝(울산동구일산동 주상복합)에 대해서는 대우건설이 시공권을 포기했다. 용진디앤씨는 대전 서구 관저동 계백지구 공동주택 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시행사다. 올해 3월 착공 목표다. 브리지론은 올해 1월 만기였으나, 대출 조건을 변경해 만기를 3월로 연장해 놓았다.

중흥건설 사업장도?

대우건설과 같은 그룹 계열사인 중흥건설 관련 사업장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중흥건설도 대우건설과 같은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흥건설은 특히 대우건설 인수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면서 재무적 부담이 커져 건설 공사에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평택 브레인시티, 오산 세교, 광양 와우, 인천 검단 등의 사업장 분양이 성공적으로 이뤄졌으나, 공사비 상승 등으로 원가 부담이 크게 상승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대구, 울산, 대전, 인천 등의 미분양도 빠르게 늘고 있어 건설사들이 시공 진행에 상당히 부담을 느끼고 있다"면서 "대우건설과 중흥건설이 선제적으로 사업장 수익성을 따지기로 하면서 관련 브리지론 부실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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