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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 모금]경매 회사 '소더비'가 사랑한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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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그 자체로 책 전체 내용을 함축하는 문장이 있는가 하면, 단숨에 독자의 마음에 가닿아 책과의 접점을 만드는 문장이 있습니다. 책에서 그런 유의미한 문장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굴지의 글로벌 경매 회사로 손꼽히는 소더비(Sotheby’s)에서 거래된 책과 고문서에 얽힌 이야기를 추적한다. 보석류 경매로 유명한 소더비는 본래 1744년 책 경매에서 시작한 회사다. 책과 고문서에 관한 이름난 경매들은 대부분 소더비의 몫이었던 것이 사실. 그런 역사속에서 책과 고문서 경매와 관련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발굴해 소개한다. 황제 나폴레옹의 메모를 찾아 경매에 뛰어든 영국인의 이야기, 보티첼리가 '신곡'에 그린 그림을 두고 영국과 독일이 벌인 자존심 싸움, 희대의 간통 사건에서 시작된 막장 드라마가 프랑스의 여왕이 될 뻔했던 여성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보여 주는 '잔 드 나바르의 기도서', 2021년 소더비 경매에서 4317만 3000달러(약 500억원)의 경매가를 기록하며 세계에서 가장 비싼 문서가 된 미국의 '헌법' 사본 등 열한편의 경매 이야기를 전한다.

[책 한 모금]경매 회사 '소더비'가 사랑한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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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에는 구하기 어렵지 않았을 이 책이 비싸게 팔린 이유는 이 책에 나폴레옹의 친필 기록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나폴레옹은 책을 읽고 난 감상이나 비평 등을 책에 휘갈겨 적곤 했는데, 볼네 백작의 책에는 아예 1권 299쪽을 거의 페이지 전체에 걸쳐 자필로 수정해 버렸다. 이집트 원정을 직접 가 본 나폴레옹은 볼네 백작의 책에 오류가 많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나폴레옹의 메모가 엄청난 부가 가치의 비결이었던 셈이다. 우리가 헌책방에 책을 팔 때 줄이라도 하나 그어져 있으면, 그렇지 않아도 헐값인 중고 책 가격이 더 떨어지는데 말이다. _〈황제 나폴레옹의 마지막 흔적이 담긴 책을 찾아서〉


이 책은 단테가 직접 내놓은 초판본이 아니었다. 《신곡》은 베스트셀러였기 때문에 초판본이 아니라면 희소성이 크지 않았다. 게다가 서재에서 발견한 《신곡》은 많은 페이지가 소실된 불완전한 책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신곡》이 주목받은 이유는 이 판본에 피렌체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화가 산드로 보티첼리(Sandro Botticelli, 1445~1510)가 직접 그린 삽화가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_〈‘문화 전쟁’을 야기한, 단테가 쓰고 보티첼리가 그린 《신곡》〉

《땅속 나라의 앨리스》가 다시 경매에 등장한다는 소식이 퍼지자 뜻밖의 경매 참여자가 로젠바흐를 가로막았다. 그 주인공은 미국 의회 도서관(Liabray of Congress)이었다. 당시 미국 의회 도서관의 관장이었던 루더 에반스(Luther Evans, 1902~1981)가 미국 전역의 책 수집가들의 후원을 받아 5만 달러를 들고 구입 의사를 밝혔던 것이다. 미국 의회 도서관의 경매 참가는 다른 경쟁자들에게 강력한 경고 메시지였다. “이 경매에서 손을 떼시오.”라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_〈세상에 단 하나뿐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소더비가 사랑한 책들 | 김유석 지음 | 틈새책방 | 352쪽 | 2만1000원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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