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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3막 기업]간병인 매칭 스타트업 '케어네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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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산업 실무 경험한 김견원 대표 창업
카이스트 공학 박사 출신 서대건 대표 합류
매달 1500건 매칭 이뤄져

간병인과 환자를 매칭해 주는 플랫폼 스타트업 케어네이션 서대건 대표.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간병인과 환자를 매칭해 주는 플랫폼 스타트업 케어네이션 서대건 대표.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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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은주 기자] 강남구 테헤란로 한동빌딩에 위치한 케어네이션의 사무실 문을 열면, 가장 먼저 오락실용 게임기와 널찍한 게임용 다트판이 눈에 띈다. 크지 않은 로비지만 곳곳에 직원들이 숨을 돌릴 만한 아기자기한 공간들을 배치하려는 시도가 느껴졌다. 아시아경제는 지난 6일 이곳 사무실에서 케어네이션의 서대건 각자대표(44)를 만났다. 지난 2018년 케어네이션 대표로 합류하기 전까지 서 대표는 카이스트 바이오 및 뇌공학과에서 박사학위 과정을 마쳤고, 스타트업 기술평가를 진행하는 NICE평가정보의 협력법인을 운영한 경험이 있다.


‘케어네이션’은 환자와 간병인을 연결해주는 인력 매치 플랫폼 스타트업이다. 의료기관에서 행정, 의료수가 관리총괄을 등 실무 경험을 축적한 김견원 대표(42)가 2013년 창업했다. 간병인을 구하는 의료 소비자의 수요에 비해 간병인 공급이 제한적인 시장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파고들면서 케어네이션만의 사업모델을 만들었다. 간병인 공급이 지나치게 부족하기 때문에 소비자로서는 서비스를 ‘깜깜이’로 선택할 수밖에 없는 산업 특유의 한계에 주목했다.

물론 이같은 간병인 매칭 산업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한 기업들은 적지 않다. 특히 최근 실버테크 사업이 부상하면서 간병인 연결을 비즈니스 모델로 내세운 플랫폼 기업들도 우후죽순 생기고 있다. 서대건 대표는 케어네이션만의 특징을 ‘역경매, 입찰제 방식' 매칭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플랫폼에 쌓인 환자 평가와 간병인 자격, 이력 등이 긍정적일 수록, 간병인은 더 높은 가격에 일감을 ‘입찰’할 수 있는 ‘역경매’ 시스템을 안착시켰다. 서 대표는 “간병인이 자신의 이력을 바탕으로 스스로의 서비스 가치를 환자측에 제안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플랫폼이 직접 개입하지 않고 질높은 서비스를 가능케 하는 원동력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를 바탕으로 2022년 3월에는 플랫폼 고도화를 위한 몸집 불리기에도 한창이다. 2022년 3월에는 온오프라인 결제 분야 전문기업 씨엔컴퍼니를, 지난해 12월에는 ‘어르신세상’이라는 요양센터 법인 등을 인수했다. 사업모델의 성장성이 검증된 만큼 대기업의 기술탈취 사건을 겪기도 했다. NHN이 케어네이션 서비스와 유사한 '위케어'라는 서비스를 출시해 논란이 됐다. 다행히 2021년 국정감사에서 문제가 돼 NHN은 결국 위케어 서비스를 종료시켰다. 서 대표는 "시장을 적극적으로 열어가야 하는 상황에서 자본력 있는 기업이 정당한 플레이어로 함께 참여해줬다면, 얻을 수 있는 반사이익이 적지 않았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간병인 연결이라는 사업모델에 주목하게 된 계기가 있나.

▲케어네이션은 김견원 대표가 2013년 창업한 회사다. 저는 2020년 합류했다. 창업자인 김 대표는 창업 전 의료기관에서 행정, 의료수가 관리총괄 담당으로 10여년 이상 일했다. 김 대표 아버님께서도 의료재단 이사장으로, 어머님께서 요양병원 원장으로 계신다. 그는 자연스럽게 오프라인 기반 간병산업 내 한계들에 주목하게 됐다.


간병 시장은 철저한 공급자 중심으로 돌아간다. 간병인 자체가 극도로 부족하다. 때문에 간병인을 구해야만 하는 환자와 보호자들의 선택권은 굉장히 제한적이다. 간병인에 대한 충분한 정보 없이, 중개 회사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한다. 이같은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기만 한다면 잠재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쪽 시장이 매우 크다. 3차 병원을 논외로 놓고 병상숫자만으로만 보면 오히려 요양병원의 병상숫자가 더 크다. 간병인에 대한 수요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공급을 통해 시장 내 원활한 매칭을 만들어내는 서비스에서 가능성을 봤다.


-케어네이션만의 차별성은 무엇인가.


▲케어네이션은 보호자가 제공한 환자의 질병 정보를 보고, 간병인들이 직접 자신이 서비스를 제안하고 입찰하는 구조로 운영되는 플랫폼이다. 즉 보호자나 환자들이 입력한 상세한 환자 정보를 바탕으로 간병인들이 ‘일감’을 따내는 ‘역경매’ 구조라는 점이다. 환자측은 서비스 공급을 제안한 간병인 프로필과 플랫폼 내 누적된 간병인에 대한 후기 정보, 별점, 간병인이 제안한 간병비 등 정보를 바탕으로 간병인을 ‘선택’한다.


그런데 이런 매칭이 합리적으로 일어나려면 적정한 ‘간병비’ 기준이 존재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유일하게 환자들의 디테일한 상태에 따라 자동으로 책정한 적정 간병비 수준을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해준다. 이 기준을 참고로 해서, 합리적인 수준에서 매칭이 이뤄지도록 돕는 것이다. 오프라인 간병산업에서는 간병비 책정이 다소 뭉뚱그려지는 경향이 있다.


같은 질병 환자군이라고 해도 환자의 구체적 상태에 따라 간병 난이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그런대 워낙 공급자 중심 시장이다보니 대부분 환자 상태를 4~5개 정도로만 분류해놓고 일률적으로 간병비를 책정하는 구조로 오랫동안 운영되어 왔다. 저희는 다르다. 환자측이 상세하게 환자 상태를 입력하면, 플랫폼이 누적된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통해 도출해 합리적이라고 판단한 간병비를 제안한다. 이를 바탕으로 소비자가 간병인들의 이력, 환자나 보호자들의 간병서비스 이용 후기 등 정보들을 통해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케어네이션이 소비자와 간병인이 모두 납득할 수 있을 만한 적정한 간병비 기준, 가이드라인은 어떻게 제공하나.


▲저희 회사는 2013년 HMC네트웍스 주식회사로 출범했다. 당시에는 간병인 매칭 사업이 핵심 사업모델은 아니었다. 지금의 케어네이션 서비스 모델을 구상한 것은 2015년쯤이었는데, 사업 출범 전에 오프라인 비즈니스 경험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 이 때문에 2016년 오프라인 간병 1위 회사였던 ‘그린실버간병인협회’를 인수해 운영했다. 그러면서 현재 적정 수준 간병비 수준을 알고리즘으로 도출할 수 있는 기반이 되는 데이터를 약 40만건 가량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환자의 몸무게, 입원기간, 컨디션 등 미세한 상태 변화에 따른 간병비 수준을 제안할 수 있는 현재 서비스 모델의 기반이다.


-매칭 서비스의 한계는 공급되는 서비스의 질을 직접 관리할 수 없다는 건데.


▲매칭 플랫폼 서비스이기 때문에 간병인 공급과 관리에 직접 개입하는 순간 법적 충돌이 일어난다. 이 때문에 우리는 간병인들 스스로가 자신의 서비스 질을 관리하도록 강력하게 유도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 결론이 ‘입찰제’였다. 플랫폼 안에서 자신이 제공한 간병 서비스에 대한 긍정적 후기와 높은 평점을 보유한 간병인일수록, 같은 환자라 해도 상대적으로 높은 금액에 매칭될 기회가 높아진다.


처음 투자 받을 때 이런 선순환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있었다. 그러나 2년 반 이상 서비스가 유지된 지금, 우리는 실적으로 입증하고 있다고 본다. 매달 약 1500건 정도의 매칭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2013년 직원 5명 안팎 불과했던 작은 기업에 지금은 약 90명의 직원이 근무할 만큼 규모가 불어났다. 누적 투자규모는 현재까지 235억원에 달한다.


그리고 또하나 중요한 것이 있다. 케어네이션의 ‘선결제’ 정책이다. 간병인들이 오프라인 시장에서 겪었던 문제 중 하나가, 간병 서비스 제공이 끝난 열흘 이상이 지나야 입금이 되는 데 있었다. 케어네이션은 다르다.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환자측은 선결제가 필수다. 간병인들은 일을 마치고 난 뒤, 매일 24시간치의 간병비를 즉각적으로 지급받을 수 있다. 간병인들이 저희 플랫폼을 통해 일감을 ‘따내고 싶어하는’ 공간을 창출한 것이다. 지금 저희 서비스를 이용하는 간병인 가입자 수만 5만명 정도 되며, 매칭은 늦어도 보통 10일 안에 이뤄진다.

간병인과 환자를 매칭해 주는 플랫품 스타트업 케어네이션 서대건 대표.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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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기자 golde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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