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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미국서 공급망 시작"...中 위협시 행동(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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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국정연설 '경제 치적' 강조
일자리 창출, 인프라 건설 등
공급망, 미국서 시작되도록

[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임기 후반부 국정운영 방향을 담은 두 번째 국정연설(연두교서)은 '경제 치적'을 알리는 데 상당 시간이 할애됐다. 반도체 지원법(Chips and Science Act·CSA), 초당적 기반 시설법 등을 통한 일자리 창출 및 인프라 확대 효과를 강조하는가 하면, 다시 한번 공급망 재건 의지를 강조했다. 미 의회에 빅테크 규제, 부자 증세도 촉구했다. 이와 함께 노골적인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에 대해서는 중국이 미국의 주권을 위협할 경우 행동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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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창출 등 경제 성과 강조… "공급망 美서 시작되도록"

바이든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밤 9시부터 의회 합동회의에서 약 72분에 걸쳐 국정연설에 나섰다. 미 대통령은 헌법에 따라 매년 국정연설을 한다. 국가 운영 방향의 큰 틀을 국민에게 알리고 의회의 협조를 구하는 자리다. 두 번째 국정연설인 이날은 취임 후 첫 국정연설이었던 작년 3월보다 약 10분 길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2년 전 우리 경제는 비틀거렸으나 우리는 그동안 기록적인 120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지난 2년간 역대 대통령이 4년간 만든 일자리보다 더 많이 창출한 것”이라고 경제 성과부터 자랑했다. 그는 "나의 비전은 국가의 영혼을 회복하고 미국의 중추인 중산층을 재건하고 국가를 통합하는 것"이라며 "위에서 아래가 아니라, 아래에서 위로, 중간에서 밖으로 경제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공급망 재건과 제조업 부활을 언급했다. 그는 "미국이 다시는 세계 제조업을 이끌 수 없다는 말이 어디에 쓰여있느냐"며 "이제 우리가 (지난 2년간) 한 모든 일로 미국 제품을 수출하고 미국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아울러 반도체 지원법을 통해 인텔 등 많은 기업이 투자에 나섰음을 거론하며 "미국의 공급망이 미국에서 시작되도록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미국은 과거 전 세계 반도체 칩의 40%를 생산했으나, 수십년간 우위를 잃었고 생산량은 10%에 불과해졌다"면서 "팬데믹 기간 해외 칩 공장이 문을 닫았을 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우리 모두 지켜봤다"고 돌이켰다. 이어 "미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충분한 칩을 확보하지 못해 충분한 자동차를 만들 수 없었다. 자동차, 냉장고, 휴대폰까지 가격이 올랐다"면서 "다신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내버려 두지 않겠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미국의 공급망이 미국에서 시작되도록 하고 있다. 이 법 없이도 이미 80만개의 제조업 일자리를 창출했지만, 이 법으로 전국적으로 수십만개의 새 일자리를 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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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경제를 유지하려면 세계 최고의 인프라도 필요하다"고 초당적 기반 시설법도 언급했다. 그는 "미국의 도로, 미국의 다리, 미국의 고속도로는 미국 제품으로 만들어질 것"이라며 이 법안이 미 전체의 통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도 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경제 정책에 대해 "잊힌 사람들과 장소에 투자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아무도 소외되지 않는 경제를 건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2년간 우리가 한 선택으로 일자리가 되돌아오고 있으며 자긍심이 되살아나고 있다"면서 "이것이 미국을 재건하고 여러분의 삶에 진짜 변화를 만들기 위한 블루칼라 청사진(blue-collar blueprint)"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의회에 부자 증세와 빅테크 규제 등도 촉구했다. 공화당이 연방정부 부채한도 상향에 조건 없이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 바이든 대통령은 재정적자 해소 방안과 관련해 대기업이 최저 15%의 법인세를 내도록 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IRA)을 소개했다. 또한 "억만장자에 대한 최소한의 세금 제안을 통과시켜달라"며 "억만장자가 학교 교사, 소방관보다 더 낮은 세율로 세금을 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바이든 대통령은 빅테크 규제와 관련해서는 "대형 플랫폼이 자사 제품에만 부당한 이득을 지원하지 못하도록 막으라"고 요구했다. 어린이와 청소년의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것을 막고 더 엄격한 제한을 가하는 초당적 법안 통과도 촉구했다. 현지 언론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1979년 이후 국정연설에서 '반독점'이라는 단어를 쓴 최초의 대통령이 됐다고 보도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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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하지 말라" 중국엔 경고… 우크라이나엔 지원 재확인

패권 경쟁을 이어가고 있는 중국의 경고도 이날 국정연설에 포함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우리가 갈등이 아닌, 경쟁을 추구한다는 점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분명히 밝혔다"면서 "중국이 미국의 이익을 증진하고 세계에 이익을 줄 수 있는 분야에서는 중국과 협력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실수하지 말라"며 "지난주 분명히 밝혔듯 중국이 우리의 주권을 위협한다면 우리나라를 보호하기 위해 행동할 것이고, 우리는 이미 그렇게 했다"고 강조했다.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는 않았지만, 이는 중국 정찰풍선을 가리키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앞서 미 국방부는 지난달 28일 미 영공에 진입한 중국 정찰풍선을 포착했고, 지난 4일 격추했다. 미국은 이번 정찰풍선 사태를 주권에 대한 명백한 침해라고 주장해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모두가 단결해야 한다"며 "우리는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있다"고 짚었다. 아울러 "지난 2년간 민주주의는 약해지지 않았고 강해졌다"며 "독재정치는 더 강해진 게 아니라 약해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기후, 세계 보건, 식량안보, 테러리즘, 영토침공 등에 이르기까지 도전 과제에 대처하기 위해 세계를 재결집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 반대하는 이들은 그들이 얼마나 잘못됐는 지를 배우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우크라이나에 대해서는 지지를 재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푸틴(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침공에 반대했다. 우리는 우크라이나 국민과 함께했다"며 "오늘 밤 다시 한번 주미 우크라이나 대사와 함께한다"고 옥사나 마르카로바 대사를 소개했다. 그는 "그녀는 자신의 국가를 대표할 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용기를 대표한다"면서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마음으로 하나가 됐다. 필요한 만큼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우리는 글로벌 연합을 구축했다"고 서방의 단합된 대응 조치도 언급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이러한 정치, 경제, 군사적 대응을 미국이 주도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날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와 관련한 내용은 일부에 그쳤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였던 작년 3월1일 바이든 대통령이 첫 국정연설에서 ‘독재자’ 푸틴 대통령에게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하며 상당 시간을 이에 할애했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대신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에 대응한 서방의 단합,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 등에 초점을 맞췄다.


북한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지난해에도 북한 관련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었다.

옥사나 마르카로바 주미 우크라이나 대사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옥사나 마르카로바 주미 우크라이나 대사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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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에 협치 요청…"부채한도 조건 없이 상향해야" 촉구

이번 국정연설은 작년 11·8 중간선거 이후 의회 권력 구도가 나눠진 상황에서 진행되는 데다, 바이든 대통령의 임기 후반부 방향성이 담긴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하원 다수당을 차지한 공화당에게 협치를 당부하는 모습도 보였다. 국정연설을 위해 연단에 선 그는 공화당 소속인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과 악수한 후 "당신의 명성을 망치고 싶지 않지만, 당신과 함께 일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들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낸시 펠로시 당시 하원의장과 악수를 거부한 2020년과는 달라진 풍경이라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싸움을 위한 싸움, 권력을 위한 권력, 분쟁을 위한 분쟁으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면서 "국민들은 우리에게 명확한 메시지를 보냈다. 지난 의회에서 우리가 함께 일할 수 있었다면 새 의회에서도 함께 일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협치를 강조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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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공화당이 연방정부 부채한도 상향을 전제로 지출 삭감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도 쏟아냈다. 그는 "내 공화당 친구 중 일부는 그들의 경제 계획에 내가 동의하지 않는 한 경제를 인질로 잡으려고 한다"면서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주장하는 노년층 등을 대상으로 한 사회보장과 의료보험 예산 삭감 추진 등을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완전한 믿음과 신용이 절대 의심받지 않도록 오늘 밤 여기서 약속하자"고 조건 없이 한도를 올려야 함을 강조했다. 그는 "200년간 누적된 국가 부채의 거의 25%가 전임 (도널드 트럼프) 정권에서 발생했다"면서 "그런데 당시 의회는 그 부채에 대해 어떻게 대응했느냐. 그들은 조건을 달거나 위기를 만들지 않고 세 번이나 부채 한도를 올렸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미국의 경제 재앙을 막기 위해 미국의 청구서를 지불했다"면서 "저는 오늘 의회가 이를 따를 것을 요청한다"며 부채한도 상향을 촉구했다.


아울러 이민, 총기, 낙태 등의 문제에 대해 공화당이 함께 대응할 것도 요청했다. 이는 전통적으로 민주당과 공화당이 정치적 성향을 달리해온 주요 이슈들이다. 기후변화에 대해서는 인플레 감소법을 언급하며 짧게 다뤄지는 데 그쳤다. 이밖에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인들이 우려해온 사회 안전망, 펜타닐 대응, 치안 등에 대한 대책도 언급했다. 현지 언론들은 이들 주제와 관련해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공화당으로부터도 상당한 호응을 받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 말미에 "우리는 역사의 방관자가 아니다"라며 "우리가 함께한다면 우리의 능력을 넘어서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희망의 메시지도 강조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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