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 개발
검사 간단하고 비용도 저렴

두경부 엑스레이 영상을 활용한 수면무호흡증 진단 예시. 딥러닝 알고리즘이 수면무호흡증 여부를 분류하는 이미지에서 특이점의 위치(붉은색)를 확인할 수 있다.[사진제공=분당서울대병원]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정한길·김택균, 신경과 윤창호 교수 연구팀은 두경부 엑스레이(X-ray) 영상을 분석해 수면무호흡증을 진단하는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수면무호흡증은 자는 동안 호흡이 일시적으로 멈추거나 호흡량이 줄어드는 상태를 말한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될 경우 수면의 질이 떨어져 만성 피로와 졸음 등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고, 장시간 방치할 경우 고혈압,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뇌혈관 질환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
수면무호흡증이 의심되는 경우 선별검사를 실시해 결과에 따라 표준 진단법인 수면다원검사를 실시하게 된다. 그간 여러 선별검사가 개발됐으나 검사의 정확도가 낮고 여럿이 생활하는 환경에서는 권장되지 않는 등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분당서울대병원에 내원한 수면무호흡증 환자 5591명의 두경부 엑스레이 영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딥러닝 기반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했다. 이 모델의 정확도는 AUROC 0.82점으로 우수했다. AUROC는 인공지능 모델의 성능을 평가하는 지표로, 1에 가까울수록 우수함을 의미한다. 특히 이 모델은 수면무호흡증과 관련성이 큰 혀와 주변부 구조를 중심으로 눈으로 구분할 수 없는 미세한 차이까지 구분할 수 있다.
두경부 엑스레이 영상 검사는 절차가 비교적 간단하고 비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어 인공지능 모델을 활용한다면 조기 치료가 중요한 수면무호흡증 진단 및 치료율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윤창호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수면무호흡증의 유병률은 30~69세 성인 중 10억명 정도로 추정되며 이 또한 계속 증가하는 추세"라며 "수면무호흡증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를 시작한다면 더 이상의 증상 악화를 막고 삶의 질 또한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의료인공지능센터가 지원한 이번 연구는 이승훈 고려대안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로버트 토마스 하버드의대 교수의 공동연구로 진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미국수면의학회지(Journal of Clinical Sleep Medicine)'에 게재됐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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