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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교육 금지 반대” 졸업장 찢은 아프간 교수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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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의 여성 차별 정책 강도 높게 비판
거리에서 책 무료로 나눠주다 결국 붙잡혀

[아시아경제 최승우 기자] 탈레반의 여성 교육 금지를 비판한 아프가니스탄의 대학 교수가 결국 체포됐다.


미국 CNN방송과 영국 BBC 등은 4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37세의 이스마일 마샬 교수가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마샬 교수는 사회 혼돈을 조장하고 탈레반 정부에 ‘도발적인 행위’를 한 죄로 기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마샬 교수는 450명의 여학생이 있는 사립 대학인 마샬 대학의 설립자이기도 하다. 이 대학에서 가르치는 저널리즘, 공학, 경제 및 컴퓨터 과학 등은 모두 탈레반 교육부에서 이슬람과 아프가니스탄 문화에 반한다는 이유로 여성이 배우는 것을 금지한 과목이다.


지난해 12월 탈레반은 별도의 공지가 있을 때까지 여성의 대학 수업 참여를 금지했다. 여성들이 학교에서 히잡 착용 규정을 지키지 않았으며, 남녀가 함께 수업을 듣는 것이 이슬람 율법에 어긋난다는 이유였다.


그러자 마샬 교수는 “교육은 모두에게 제공되거나, 누구에게도 제공되지 않는 것”이라며 자신의 학교를 완전히 폐쇄했다. 그리고 같은 달 뉴스 생방송에 출연, “내 어머니와 누나가 공부할 수 없는 나라의 교육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며 항의의 표시로 자신의 졸업장을 찢었다.

이후 마샬 교수는 많은 협박에 시달렸고, 심지어 살해 위협까지 받았다. 그럼에도 그는 굴하지 않고 거의 매일 지역 언론에 출연해 목소리를 높였다. 샬 교수는 지난달 BBC와의 인터뷰에서 “내 펜은 내가 가진 유일한 힘”이라며 “그들이 나를 죽이고 산산조각내더라도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당신이 남자라면 여성 차별에 항의하기 위해 일어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2월 AFP 통신과 인터뷰하고 있는 이스마일 마샬 교수 [사진출처=AFP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AFP 통신과 인터뷰하고 있는 이스마일 마샬 교수 [사진출처=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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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살 교슈는 거리에서 원하는 사람에게는 누구나 책을 무료로 나눠주기도 했다. 체포될 당시에도 카불 거리에서 책을 나눠주다가 붙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가니스탄 정보문화부에서 미디어를 총괄하는 압둘 하크 하마드 국장은 “언론인들을 거리에 모이는 혼란을 일으켜 탈레반 정부에 피해를 준 혐의”라고 밝혔다.


BBC는 체포 과정에서 마샬 교수가 폭행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탈례반 측은 “교수는 구금되어 있는 동안 좋은 대우를 받고 있다”며 이를 부인했다.


탈레반 정부는 집권 이후 여성 억압 정책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국제적으로 비난을 받아왔다. 지난달에는 여성의 대학 입학시험 응시를 금지했다. 이에 따라 여학생은 학사·석사·박사 등 학위와 상관없이 대학입학 시험에 응시할 수 없다. 탈레반 정부는 명령에 불복종하는 대학에는 법적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프가니스탄에는 140개 사립대학교에 약 20만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며, 이중 6만여명이 여성이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여자 중고등학생도 수업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100만명 이상의 여학생이 학교에 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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