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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선 '트랜스젠더 선언'으로 성별정정…한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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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성별전환 쉬워진다…자기선언으로 가능
한국 여전히 까다롭지만
"미성년 자녀 있어도 가능" 판례 변경도

[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유럽에서 복잡한 절차 대신 '자기 선언'으로 트랜스젠더의 성별 정정 기준을 간소화하려는 법안이 속속 통과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여전히 트랜스젠더가 성별 전환하기 위해선 까다로운 기준을 충족해야 하는데, 법적 성별 정정 절차가 복잡해서 시도조차 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유로뉴스에 따르면 핀란드 의회는 지난 1일 성별을 쉽게 정정할 수 있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18세 이상 성전환자가 자기 선언 과정만 있으면 법적으로 성별을 변경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앞으로는 의학적 및 정신과적 승인 절차를 먼저 거칠 필요가 없어지는 셈이다.

트랜스젠더는 생물학적으로 타고난 성별과 다른 성별정체성을 지닌 사람을 의미한다. 여기서 성별정체성(gender identity)은 자신이 남성, 여성 또는 그 밖의 성별이라는 개인의 깊은 느낌, 내재적인 감각을 말한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제공=픽사베이 [이미지출처=픽사베이]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제공=픽사베이 [이미지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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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는 성전환자 권리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12월 스페인에서는 16세 이상이면 누구나 의료진 감독 없이 법적 성별을 바꿀 수 있도록 하는 트랜스젠더 권리 법안이 통과되기도 했다. 법안은 상원으로 넘겨져 최종 승인을 거쳐야 한다. 이외에도 아일랜드, 노르웨이, 포르투갈, 스위스 등에서는 자기 선언 제도를 통한 성별정정을 허용하고 있다.


물론 트랜스젠더 권리 확대 과정에서 부침이 없는 것은 아니다. 자기 선언 도입에 대한 찬반도 팽팽하다. 법이 남용될 수 있어서다. 특히 성별정체성과 상관없이 남성이 '트랜스여성'이라고 주장하면서 여성의 권리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일례로 지난달 영국에서는 여성 두 명을 강간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가 이후 여성으로 성전환한 이슬라 브라이슨(31)이 여성 전용 교도소에 수감되는 문제를 두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브라이슨의 전 부인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그는 단 한 번도 성 정체성에 관해 말한 적 없다"며 브라이슨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자아 정체성 확립하기 전인 미성년자의 경우 스스로 성별을 결정할 권리를 갖는 것이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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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부의 경우 지난달 17일 본인 선택만으로 성별 정정이 가능하도록 한 스코틀랜드 의회 법안에 제동을 걸었다. 영국 전체의 평등 법안과 충돌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국도 역시 법적 성별정정을 위해서는 까다로운 기준과 절차를 충족시켜야 한다. 성별정정 절차가 복잡하다 보니 아예 시도조차 안 하는 이들도 상당수다. 2021년 2월 국가인권위원회의 트랜스젠더 혐오차별 실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591명 중 법적 성별정정을 완료한 사람은 47명(8.0%)에 불과하다. 성별정정을 시도하지 않은 응답자(508명)를 대상으로 그 이유를 물었을 때 40.0%(203명)가 '법적 성별정정 절차가 복잡해서'라고 응답했다.


현재 성전환자의 성별정정허가신청사건 등 사무처리지침에 따르면 대법원이 요구하는 성별정정 기준으로 기준은 ▲만 19세 이상의 행위능력자일 것 ▲생식능력 제거수술을 포함한 성전환수술을 마칠 것 ▲혼인 중이 아닐 것 등이다.


다만 지난해 11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미성년 자녀가 없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는 판례를 변경하면서 일정한 변화를 보이기도 했다. 미성년자 자녀가 있더라도 성별정정을 허가해줘야 한다는 취지의 판단을 내린 것이다.


의회가 시대 변화에 발맞춰 관련 입법을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국회에서는 2002년 성전환자의 성별변경에 관한특례법안(김홍신 당시 한나라당 의원 대표발의), 2006년 성전환자의 성별변경 등에 관한 특별법안(노회찬 당시 민주노동당 의원 대표발의)이 발의됐지만, 각각 임기 만료 폐기됐는데, 이후 입법적 논의는 전무하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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