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배기 지식재산]'차인표 침대' 개발한 이 기업, 글로벌 진출 비결은

⑩특허청 'IP기반 해외진출 지원'
브랜드 경쟁력 강화·IP전략 수립
지역 中企 글로벌 무대 진출 도와
"내수 극복·지역 강소기업 육성"

쓰리에이치(3H)의 지압침대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의료기기 전문업체 '쓰리에이치(3H)'는 척추뼈를 따라 지압 마사지를 해주는 침대를 세계 최초로 만들었다. 배우 차인표를 광고 모델로 기용해 일명 '차인표 침대'로 유명하다. 회사는 중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위해 현지에 상표 출원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미 같은 이름의 중국업체 상표가 있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돌파구를 찾기 위해 2021년 특허청의 지식재산(IP) 기반 해외진출 지원(구 글로벌 IP 스타기업) 사업에 참여했다. 그 결과가 중국인들이 좋아할 만한 '오복한(歐博?)'이라는 새로운 브랜드다. 읽는 방식에 따라 '다섯 가지 복을 담은 한국의 헬스케어 기업' '희망이 가득한 한국에서 온 브랜드' 등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쓰리에이치는 해외에서 제품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상표권뿐만 아니라 특허권, 디자인권까지 2년 동안 총 44건의 IP 출원을 지원받았다. 이제는 대만, 홍콩,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15개국 이상으로 수출 시장을 넓히고 있다. 그동안 정부 지원을 받은 금액은 약 1억3000만원, 현금과 현물로 지불한 기업 분담금은 7000만원가량이다. 올해도 이 사업에 참여해 해외에서 IP 분쟁을 막기 위한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쓰리에이치의 지난해 매출액은 850억원으로 전년 대비 77% 증가했고, 같은 기간 직원 수는 26% 늘었다. 헬스케어 분야에 첨단 기술을 접목해 수출과 고용을 주도하는 대구 지역 대표 중소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케이피티(KPT)는 청주 오송생명과학단지에 위치한 바이오 소재 기업이다. 화장품 원료를 구슬 아이스크림처럼 동그란 캡슐에 담는 '에멀전 펄'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주목받았다. 케이피티도 2020년부터 3년 동안 IP기반 해외진출 지원 사업에 참여했다. 그 결과 화장품 원료 전문 기업에서 완제품 제조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자체 브랜드 '론지(Lon.G)'를 개발한 것이다. 유럽, 북미, 중국 등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 브랜드 마케팅과 제품·포장 디자인, 각종 IP 권리 확보까지 3년 동안 패키지 지원을 받았다. 사업에 참여하기 전인 2019년 대비 2022년 매출은 90%(131억원→250억원) 늘었고, 고용 인원은 52%(58명→88명) 증가했다.

특허청은 2017년부터 이처럼 수출 잠재력이 높은 지역의 유망 중소기업을 발굴해 맞춤형 IP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수한 기술을 갖고 있지만 해외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을 글로벌 IP 스타기업으로 육성한다는 취지다. 최대 3년간 해외 시장을 공략한 브랜드 개발이나 리뉴얼, 특허·상표·디자인 등 IP 전략 수립을 돕고 있다. 기업은 전체 사업비의 40%가량을 분담해야 한다. 지난해 전국의 17개 지역지식센터를 통해 사업 신청을 받았더니 1347곳이 신규 지원해 경쟁률 4대 1을 기록했다.

그동안 사업에 참여한 기업들은 실적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특허청 자료를 보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평균 매출과 수출 증가율은 각각 11.4%, 21.5%를 나타냈다. 특허청 관계자는 "중소기업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려면 내수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지식재산권 중심의 기술 경쟁력을 강화해 해외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허청은 올해 사업에 참여할 기업들을 오는 15일까지 모집 중이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