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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계 불만 쏟아진 챗GPT, 美명문 MBA 교수가 오히려 사용장려…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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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챗GPT와) 사랑에 빠졌다."


미국 명문 경영전문대학원(MBA)인 펜실베이니아 와튼스쿨의 크리스티안 터비시 교수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와튼스쿨이 내보내는 실시간 라디오 프로그램인 '와튼비즈니스데일리'에 출연해 이렇게 말했다. 이 교수는 지난달 17일 '챗GPT3가 와튼 MBA를 딸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백서를 발간, 인공지능(AI) 챗봇인 챗GPT가 와튼스쿨 졸업에 필수적인 시험에서 B나 B- 학점을 받아 합격점을 받아냈다고 분석했다.

교육계 불만 쏟아진 챗GPT, 美명문 MBA 교수가 오히려 사용장려…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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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비시 교수와 함께 와튼스쿨에 있는 이선 몰릭 교수는 올해 강의계획서에 처음으로 AI 정책을 도입해 공부와 숙제에 챗GPT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라고 선언했다고 최근 NPR 등이 보도했다. 그는 챗GPT를 어떻게 사용했는지는 명시하라는 조건을 걸었지만, 의무적으로 이를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챗GPT는 교육 현장을 대혼란에 빠지게 했다. 학생이 직접 해야 하는 숙제, 시험을 AI가 대신 답하고 채점자가 이를 식별할 방법은 없어 논란이 됐다. 챗GPT를 이용한 표절 등 부정행위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와튼스쿨 교수들은 어째서 오히려 AI를 학교로 끌어들이는 걸까?

◆ "겨우 시작 단계…치약을 다시 튜브에 넣을 순 없어"

터비시 교수는 챗GPT를 활용하되 학생이 할 수 있는 새로운 것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와튼스쿨의 비즈니스 저널인 '날리지앳와튼'에 따르면 라디오에 출연한 터비시 교수는 챗GPT가 작성한 글의 표절 우려와 개선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현시점에서 이는 나와 내 학생들의 생산성을 높일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스티안 터비시 펜실베이니아 와튼스쿨 교수(사진출처=본인 트위터)

크리스티안 터비시 펜실베이니아 와튼스쿨 교수(사진출처=본인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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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난달 내놓은 백서에서 "챗GPT3이 애널리스트와 매니저, 컨설턴트 등 고임금을 받는 지식노동자가 보유한 기술 일부를 자동화하는데 놀라운 능력을 보였다"면서 인간과 AI의 협업에 중점을 두는 방식으로 시험 정책과 커리큘럼 설계를 바꿀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챗GPT를 만든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교육 현장의 혼란과 관련해 과거 계산기 개발에 비유해 수학 시험의 내용이 달라진 점을 언급했는데 터비시 교수도 이와 비슷하게 AI를 활용할 수 있다고 본 것으로 풀이된다.

터비시 교수는 "우리는 게임에서 새로운 기술을 갖게 됐다. 만약 사회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이 이 기술을 갖기 전과 동일하다면 애석한 일"이라면서 "이(챗GPT 기술)는 매우 큰 것이고 우리는 겨우 시작 단계만 보고 있을 뿐"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AI를 이용한 부정행위 우려에 대해 교사들이 왜 시험을 치르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신이 생각하기에 시험의 의미가 ▲기술을 입증하고 ▲학생 개개인을 위한 교육 과정을 맞춤화하며 ▲학생들의 비판적 시각을 기르기 위함이라고 봤다. 그는 챗GPT와 유사한 소프트웨어가 오히려 이에 도움을 줄 것이라며 이를 활용해 학생과 직장인이 새로운 것을 생각해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밖으로 나온) 치약을 다시 튜브에 넣으려 하지 마라. 이 기술은 이미 나왔다"면서 "과거로 되돌아가겠다는 생각은 절대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먼저 조치한 기업 이득 얻을 것…한계도 있어"

올해 수업에 챗GPT를 활용하겠다고 선언한 몰릭 교수는 최근 챗GPT가 AI의 '티핑포인트(중대 전환점)'라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에 게재한 글에서 "이 변화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먼저 조처를 하는 기업이 상당한 이득을 얻게 될 것"이라면서 얼핏 보면 챗GPT가 '똑똑한 장난감' 정도로 보일 수 있지만 큰 잠재력이 있다고 했다.


이선 몰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사진출처=와튼스쿨 홈페이지)

이선 몰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사진출처=와튼스쿨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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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릭 교수는 이 글에서 자신이 수업 시간에 직접 활용한 경험을 제시했다. 학부 수업 시간 중 챗GPT를 소개하자 챗GPT가 컴퓨터 코드를 작성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한 한 학생이 보통 4시간은 걸리는 프로젝트를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완성했다고 소개했다. 또 본인이 직접 작성해야 하는 강의 계획서, 수업 과제, 채점 기준 등을 순식간에 써냈다고 전했다.


몰릭 교수는 챗GPT의 다양한 글쓰기 능력을 활용해 시간과 자원을 절약하는 방식으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활용 가능한 업계로는 마케팅, 광고, 컨설팅, 금융, 출판, 언론 등을 제시했다.


다만 챗GPT의 한계도 분명하다고 몰릭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챗GPT에 '공룡 세계에 문명이 있었던 증거를 대라'고 질문하면 믿을 수밖에 없게 근거를 댈 것이라면서 챗GPT가 '완전한 헛소리쟁이'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몰릭 교수는 챗GPT가 여러 문제를 보유하고 있지만, 인간이 이를 확인할 수 있는 만큼 협업이 가능하다고 했다.


몰릭 교수는 이러한 점을 의식한 듯 AI를 활용하는 올해 '기업가정신과 혁신' 강의 계획서에 "AI는 새로운 기술이며 틀릴 수 있다. 학생들은 그 결과를 다른 출처와 비교해 확인해야 하고 AI로 인한 오류나 누락에 대한 책임은 학생에게 있다"고 밝혔다. 이어 "모두 부정행위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학생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정직하라는 것"이라며 "챗GPT로 무엇을 했는지, 답을 얻으려고 어떤 대화를 했는지 말해달라"고 덧붙였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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