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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가모장 리더십'이 주목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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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가모장 리더십'이 주목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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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소종섭 트렌드&위켄드 매니징에디터] 리더십은 무지개와 같다. 누군가는 ‘파파리더십’으로 구성원들을 품는다. 반면 누군가는 ‘카리스마리더십’으로 구성원들을 전진시킨다. 누구는 자율을 중시하고 누구는 규율을 중시한다. 어느 리더십이 좋다고 말할 수는 없다. 조직 안팎 상황에 따라, 시대 흐름에 따라 다르게 작동하는 것이 리더십이다. 변함없이 관통하는 것이 있다면 리더에 대한 신뢰다. 그것이 성과에 따른 것이든 인성에 따른 것이든 리더십의 힘은 거기에서 나온다.


‘리더십’을 떠올린 건 최근 한 장면을 보면서다. 국민의힘 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기현 의원이 자신의 SNS에 올린 사진이다. 그는 지난 1월 27일 가수 남진, 배구선수 김연경과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당대표 선거에 나선 저를 응원하겠다며 귀한 시간을 내주고 꽃다발까지 준비해준 김연경과 남진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썼다.

그러나 남진은 “고향이 같은 김연경 등 지인들과 만난 자리에 갑자기 나타난 김 의원과 인사를 나누고 사진을 찍었을 뿐이다. 김 의원과는 모른다. 꽃다발도 김 의원 측에서 준비했다”고 언론에 밝혔다. 김 의원의 ‘응원하겠다며 ~ 꽃다발까지 준비해준~’과 남진 씨의 해명은 간극이 크다. 김 의원은 글을 올린 배경을 설명하고 즉각 사과하는 것이 옳다. 이런 상황에서는 ‘신뢰’가 자라나기 힘들다.


리더십과 관련해 주목되는 것은 ‘코끼리’다. ‘가모장 리더십’이다. ‘가모장’은 코끼리 집단을 이끄는 리더를 말한다. 가장 나이가 많은 암컷이다. 가모장은 오랜 경험 속에서 체득한 뛰어난 지혜를 바탕으로 무리를 이끈다. 장이권 이화여대 교수는 최근 펴낸 <인류 밖에서 찾은 완벽한 리더들>에서 ‘가모장이 (무리 구성원에게) 집단 내에 머물 것을 지시하거나 집단을 떠나서는 안 된다고 명령하는 경우는 절대 없다. 집단의 코끼리는 자신의 판단에 따라 이 집단에 머물 것인지, 아니면 떠날 것인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고 말한다.


‘가모장 리더십’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통한 구성원으로부터의 신뢰 획득’이 핵심이다. 그럼으로써 무리가 저절로 가모장을 따르도록 한다. 세력을 과시하거나 힘으로 제압하거나 허풍을 떠는 식이 아니다. 가뭄이 들면 물이 있는 곳으로 무리를 안내하고 위험이 닥치면 정확하게 판단해 무리를 지켜내는 식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무리가 가모장의 비전제시 능력과 갈등 조정 능력을 따르게 되는, 희생과 존경 그리고 헌신의 리더십이다.

빠르게 산업화와 민주화를 거치는 과정에서 한국 사회는 ‘나를 따르라’는 초인적인 영웅형 리더들을 숭상하는 경향이 있었다. 한 사람이 많은 것을 해결해 주기를 기대하는 심리가 지배했다. 정권이 바뀌면 세상이 완전히 바뀔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과 같다. 조직 리더들 또한 자신이 없으면 세상이 무너질 것이라는 생각으로 업무에 임하는 경우가 많았다. 승자독식의 국회의원 선거제도, 전쟁처럼 펼쳐지는 대통령 선거 등도 이런 흐름의 반영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제 사회는 다원화됐다. 이해관계는 복잡해졌고 갈등을 조정해야 하는 사안은 늘었다. 정보는 실시간으로 공개되며 검증받는다. 글로벌 사회 흐름에도 깊숙이 편입됐다. 조용하게 문제를 해결해 구성원들의 신뢰를 끌어내고 무리를 화합으로 이끄는 ‘가모장 리더십’이 새롭게 주목되는 이유다.




소종섭 트렌드&위켄드 매니징에디터 kumk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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