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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이용 줄이겠다" 요금 인상 첫날…기사도 승객도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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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기본요금 4800원으로 1000원 인상
시민들 "부담 커, 거의 안타게 될 것"
택시기사 "크게 도움 되지 않아", "경제 좋아져야"

"택시 이용 줄이겠다" 요금 인상 첫날…기사도 승객도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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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태원 기자, 황서율 기자] 서울 택시 요금이 대폭 인상된 1일 오전 8시께 서울 중구 서울역 앞 택시승강장. 평소와 다름없이 20여대의 택시들과 십수명의 승객들로 붐볐지만, 8시15분께가 되자 승객은 사라지고 택시 십수대만 줄지어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택시기사들은 손님을 기다리는 동안 잠시 하차해 기지개를 켜기도 하고, 보닛을 열고 간단한 점검을 하기도 했지만 대체로 표정은 어두웠다. 손님을 기다리던 택시기사 박모씨(60)는 “요금이 인상된 만큼 손님이 줄어 수입이 크게 늘 것 같진 않다. 기사들은 그대로고, 손님들 피해만 늘어날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같은 시각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 역 앞 택시승강장도 상황은 비슷했다. 출근 시간 대기 줄이 빠지자 택시들만 줄지어 손님들을 기다렸다. 택시를 타려던 왕모씨(36)는 “택시 요금이 올라 앞으로 거의 안 타게 될 것 같다”며 “오늘은 기차를 타고 와서 어쩔 수 없이 타는 것”이라고 했다.

택시요금이 인상된 1일 오전 7시50분께 서울역 앞 택시승강장. 택시들이 줄지어 승객들을 기다리고 있다./사진= 최태원 기자 skking@

택시요금이 인상된 1일 오전 7시50분께 서울역 앞 택시승강장. 택시들이 줄지어 승객들을 기다리고 있다./사진= 최태원 기자 sk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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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기사와 승객들은 모두 실효성에 의문을 표하며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부터 서울 중형택시 기본요금은 종전 3800원에서 4800원으로 1000원(26.3%) 올랐다. 2019년 2월 이후 4년 만의 택시 기본요금 인상이다. 전반적인 운행비도 인상됐다. 기본거리는 현행 2㎞에서 1.6㎞로 줄었고, 거리요금 기준은 132m당 100원에서 131m당 100원으로 1m 단축됐다. 시간요금도 31초당 100원에서 30초당 100원으로 비싸졌다.


택시 요금 인상에 승객들은 부담이 크다며 택시 이용 횟수를 줄이겠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역 택시승강장에서 만난 대학생 구모씨(23)는 “택시비를 일주일에 5만원 정도 썼는데 요금 인상으로 7만원 정도까지 쓰게 될 것 같다”면서 “그렇다고 밤 시간 대 택시 잡기가 더 수월해질 것 같지도 않고, 최대한 이용 횟수를 줄일 계획”이라고 알렸다.

영등포역 택시 승강장에서 만난 김모씨(30)도 “심야 할증도 최근에 올랐는데, 요금이 또 오르는 건 생각도 못 하고 있었다”며 “택시 이용 횟수가 줄 것 같다. 차라리 차를 뽑는 게 낫겠단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역 택시승강장에 택시요금 인상 안내문이 붙어있다/사진=황서율chestnut@

서울 영등포역 택시승강장에 택시요금 인상 안내문이 붙어있다/사진=황서율chest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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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기사들 사이에서도 택시요금 인상이 수입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택시기사 김모씨(76)는 “택시를 16년째 몰고 있는데 택시 요금 인상은 크게 도움 되지 않는 탁상공론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심야 할증료가 오른 것만 봐도 그렇다. 최근 할증 시간에 손님이 뚝 끊겼다. 손님이 주니 수입은 비슷하거나 더 떨어진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진짜 실효성 있는 계획을 논의해야 된다”고 덧붙였다.


다른 택시기사 박모씨(56)도 “기본요금이 1900원일 때부터 일했는데 요금이 올라갈수록 기사들한테 안 좋았다"면서 "기사들은 요금 오르는 걸 더 안 좋아 한다”고 지적했다.


요금인상으로 벌이가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는 택시기사도 있었다.


전병선(66)씨는 "택배를 하러 갔던 동료 기사가 택시요금 인상으로 이번에 돌아오는 경우도 있었다"며 "택시요금 인상이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 같지만 결국 경제가 좋아져 손님이 늘어야 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택시기사는 "기사가 줄어든 이유가 수입이 그만큼 안 되니까 그런 것 아니냐"면서 "택시가 여행객을 태우는 역할도 하고 가이드 하는 것도 하는 등 택시 투어를 활성화하는 등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태원 기자 skking@asiae.co.kr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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