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또 검찰소환에 가겠다…검사독재정권 탄생 보는 듯"(종합)

"지도부, 의원들 소환현장 오지 말아달라"
검사독재정부 탄생 보는 듯
"구속요건 안 되는데, 야당대표라 구속하려는 것인가"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오주연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0일 ‘위례 신도시·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사건’ 의혹과 관련 검찰의 재소환 요구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검찰의 조사 방법과 내용, 일련의 과정 등을 지적하며 "대한민국이 검사의 나라로 바뀌고 있다"며 검찰을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사전에 예고되지 않은 기자간담회를 열어 "참으로 억지스럽고 검찰권 이용해서 진실을 발견하는 게 아니라 기소를 목적으로 조작을 하고 있다"면서 "참으로 옳지 않은 일이지만 제가 부족해서 대선에서 패배했기 때문에 그 대가를 치르는 것으로 생각하고 모욕적이고 부당하지만, 패자로서 오라고 하니 또 (검찰 소환조사에) 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저의 부족함으로 선거에서 패배했고 그 패배로 인해 우리 사회 각 분야가 퇴보하고 우리 국민들께서 겪는 고통이 너무 크다"며 "국민들께서 겪는 고통이나 우리 사회가 과거로 퇴보하면서 받게 되는 엄청난 피해에 비한다면 제가 승자에 발길질을 당하고 또 밟힌다 한들 우리 국민의 고통에 비교할 수 있겠냐"고 했다. 이어 "그렇게 간절하게 저를 재차 소환하고 싶어하니 또 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 대표는 민주당 지도부 등 소속 의원들에 이번 검찰 방문에는 함께 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제가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며 "이번엔 (소환 조사 현장에) 정말 오지 말아달라"고 했다. 이게 "갈등과 분열의 소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그렇다"며 "일부러 그런 것들을 상대가 기대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간곡히 부탁드리는데 아무리 마음이 아프더라도 절대로 오지 말라"고 했다. 지지자들을 대상으로도 "엄동설한에 그 새벽부터 밤새고 조사가 끝나는 그 늦은 시간까지 고통받는 것은 보기가 너무 안타깝다"며 "변호사하고 갈 테니까 추운 날 너무 고통받지 말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 대표는 기자간담회 내내 검찰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조사 당시 검찰이 시간 끌기를 하는 모습을 보였고, 예상 조사 시간 등을 묻는 말에 대해서도 ‘답해줄 수 없다’고 한 점 등을 언급하며 "소환 목적이 진실 규명을 해서 어떤 결론을 내는 게 아니라 결론을 내놓고 시간을 끌고 그 결론에 짜맞추기 위해 사건 내용을 왜곡하고, 수사 자체가 아니라 모욕주기 위한 국민적 의구심을 만들어내기 위한 정치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완벽하게 어긴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대한민국이 검사의 나라로 바뀌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 한때 우리가 군사독재정권이라는 독재정권으로부터 엄청난 억압과 인권침해 당했는데 지금은 검사독재정권 탄생과정인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군사정권시대에도 최소한의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 시늉은 했지만 검사독재정권에서는 그런 최소한의 배려나 고려도 하지 않는다"며 "윤석열 검사독재정권이 공포정치 통해 국민 억압하고 야당 말살하고 검사독재정권 중심의 장기집권 꿈꾸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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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이 대표를 상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 등과 관련해서는 "혐의에 대한 뚜렷한 증거도 없고 제가 도망을 갈 것도 아니고 주거부정도 아니고 증거를 인멸하려야 할 수도 없는 상태인데 무엇 때문에 체포 대상이 된다는 것인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며 "야당 대표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냐"고 되물었다.

김만배씨가 대장동 지분 절반을 제공하겠다는 절반을 제공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담긴 검찰 공소장에 대한 질문에 "소문이 있다는 게 기소가 된다면 법치주의가 파괴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검찰은 증거가 필요 없다"며 "검찰이 주장하고 언론이 쓰면 증거가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대장동과 관련해 2016년에 김씨 등 민간사업자를 대상으로 1120억원을 추가 부담시킨 점을 거론하며 "제가 제 이익을 뺏었다는 것인데 이게 상식적으로, 논리적으로 말이 되냐"고 반발하기도 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