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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간 두둑한 기업이 주가 회복도 빨라

최종수정 2023.01.26 06:30 기사입력 2023.01.26 06:30

현금흐름 양호한 ‘황금주’ 관심
상장사 잉여현금흐름 21조원대로 감소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경기 침체 여파로 기업 경영 환경이 나빠지면서 현금 창출 능력이 우수한 기업이 투자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금흐름이 좋은 기업은 불황에 잘 버티고 경기 회복기에 투자를 늘려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 또 주가 하락 때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 등으로 주가 상승 모멘텀(동력)을 얻을 수 있어 주주가치도 제고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증권가는 최근 상장사의 현금흐름이 악화일로이지만, 그중에서 실탄(현금)을 많이 확보해 곳간이 두둑한 기업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26일 아시아경제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집계한 결과 국내 상장사의 잉여현금흐름(FCF)이 최근 분기 연속 급감했다. 12월 결산 상장사 기준으로 지난해 3분기 FCF는 21조4114억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1분기 27조9990억원에서 2분기에는 29조3703억원으로 소폭 증가했지만, 3분기에 다시 감소했다. 특히 2021년과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2021년 4분기에 상장사의 FCF는 62조8156억원에 이르렀다(현금흐름 수치가 확인되지 않은 일부 규모가 작은 기업과 마이너스(-)인 곳은 통계에서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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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F는 기업의 자본적 지출(CAPEX)을 뺀 후 남은 자금이다.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이익 가운데 각종 비용과 세금, 설비투자액을 제외하고 남은 돈이다.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금 지급 등 주주가치를 높이거나 생산시설 확장, 신제품 개발, 인수·합병(M&A) 등 투자에 활용할 수 있다.

현재 국내 상장사의 CAPEX가 영업현금흐름(OCF)을 넘어섰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교보증권은 지난해 3분기 삼성전자를 제외한 모든 기업의 수치를 계산한 결과 FCF가 마이너스 12조1000억원에 이르렀다고 분석했다. 기업이 이윤을 창출하고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쓰는 투자 비용이 현금 지출 및 매출, 이익 등 영업활동에 따른 현금 유입보다 많은 경우가 발생하면서 비용 부담이 커졌다는 의미다. 강민석 교보증권 연구원은 "CAPEX는 꾸준히 증가하지만, 영업현금흐름이 꺾이며 기업들의 여유자금이 사라지고 있다"면서 "55% 이상의 국내 기업들의 FCF가 마이너스인데, 이익 개선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업은 영업 활동 외에도 채권 발행 등을 통해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지만, 최근에는 금리 인상으로 자금 조달 비용이 커져 애로를 겪고 있다. 업종이나 신용등급과 관계없이 수요가 없어 회사채 발행에 실패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처럼 외부 자금 조달이 여의찮은 상황이 되면서 증권가는 현금흐름이 좋은 기업이 앞으로 차별화된 모멘텀을 확보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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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 기업의 현금흐름이 악화하고 있는 만큼 '황금주'를 제대로 선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에프앤가이드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3분기 기준 FCF가 가장 우수한 기업으로는 HMM(2조3922억원), 기아(2조1228억원)가 꼽혔다. 이어 SKC(1조4387억원), 한화(1조1106억원), 롯데쇼핑(7209억원), 삼성물산(6611억원), 포스코인터내셔널(4801억원), 삼성전자(3312억원), GS(3256억원), POSCO홀딩스(2709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이창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 국면에서 막대한 지출과 향후 발생할 무리한 자금 조달은 주주환원에 마이너스로 작용할 것"이라며 "양호한 현금흐름으로 우량자산을 보유하고 이를 바탕으로 투자를 늘려 경쟁 기업 대비 우위에 설 수 있는 기업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래에셋증권은 현금흐름이 개선되는 기업 중 올해 영업이익이 큰 폭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는 종목으로 한솔케미칼·현대모비스·만도·호텔신라·JYP엔터·와이지엔터테인먼트·대덕전자·해성디에스 등을 꼽았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성숙 단계에서 현금흐름이 좋은 기업은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을 투자에 활용하고 차입금을 상환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거나,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으로 주주환원을 확대한다"고 짚었다.


NH투자증권이 꼽은 관심 종목은 삼성전자·SK바이오사이언스·DB하이텍·유진테크·주성엔지니어링·고영·파크시스템스·LX세미콘·엔씨소프트·현대모비스·아모레퍼시픽·애경산업·SK케미칼 등이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투자 비중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를 위한 현금 조달에 별 문제가 없는 기업에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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