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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방역조치 풀리자 이번엔 가스비 폭탄…목욕탕은 '울상'

최종수정 2023.01.26 07:06 기사입력 2023.01.26 07:00

오는 30일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
장년층·개인이 주로 목욕탕 찾아
1MJ당 도시가스 요금 전년 대비 38.4%↑
동네 목욕탕 "겨우 적자 면하는 수준"

서울 청량리 일대에 위치한 한 동네 목욕탕. 오는 30일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를 앞두고 아직 마스크 착용을 안내하고 있다. /사진=공병선 기자 mydill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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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주가 뚝 떨어진 25일 정오 무렵, 서울 청량리 농수산물시장에서 새벽일을 하며 지내는 전구연씨(79)가 일을 마치고 시장 인근에 위치한 목욕탕에 들어섰다. 목욕탕 직원이 건네는 수건을 받아 탈의를 마친 후 곧바로 온탕으로 향했다. 새벽 출근으로 인한 피로감과 추위로 얼어붙은 몸이 한꺼번에 녹아내리는 듯 "이제 좀 살겠다"며 만족해 했다. 전씨뿐만 아니라 청량리 시장 일대의 상인과 노인들이 연거푸 목욕탕 출입문을 열고 들어왔다. 10분 남짓한 사이에 목욕탕을 찾은 손님이 얼추 10명이 넘었다. 전씨는 "목욕탕이 코로나19 전파 위험이 큰 곳이라고 하는데 이제 곧 마스크도 벗지 않냐"며 "1~2년 전과 달리 최근에 목욕탕에서 몸을 녹이고 있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최근들어 손님이 부쩍 늘었지만 목욕탕 사장의 표정은 그리 밝지 만은 않았다. 난방비 등 비용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다. 목욕탕을 운영하는 김모씨(55)는 "추운 겨울철에 많이 벌어놓아야 하는데 난방비, 전기료 등 고정 비용을 내고나면 남는 게 거의 없다"며 "코로나19가 끝나더라도 살아남기 어려울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코로나19의 타격을 입은 대중목욕탕이 최근엔 고물가 문제에 직면했다. 가스비와 전기료 등 물가가 가파르게 오른 데 이어 올해도 이같은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목욕탕 업주들의 어깨를 무겁게 하고 있다. 이들에게 코로나19는 ‘재앙’과 마찬가지였다. 코로나19의 주요 전파 장소로 목욕탕이 지목되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19년 6729소였던 대중목욕탕 수는 지난해 6012소로 코로나19 시국 동안 11%가량 줄었다. 다만 최근 코로나19 감소세와 함께 손님이 다소 늘었지만, 예전처럼 다양한 연령층을 찾아볼 수는 없다. 가족 단위 보다는 개인, 특히 장년층들의 방문이 잦았다.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에서 목욕탕을 운영하는 한모씨(37)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할 땐 하루에 1~2명 정도 밖에 없었지만 이젠 20~30명 정도로 늘어 업황이 어느정도 회복된 거 같다"며 "특히 설날 연후 전후로 손님이 평소 대비 30%가량 늘어나 방역조치 해제를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님 회복됐지만…가파르게 오르는 도시가스·전기 요금

서울 동대문구 일대 폐업한 목욕탕의 매표소. /사진=공병선 기자 mydill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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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가파르게 오르는 비용이 큰 부담이다. 목욕탕 비용의 대부분은 물을 데우고 시설을 유지하는 데 쓰이는 가스비와 전기요금이다. 목욕탕 운영의 핵심 비용들이 최근 들어 크게 오르면서 목욕탕 업주들 대부분이 울상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최근 도시가스 요금은 1메가줄(MJ·가스 사용 열량 단위)당 19.69원으로 전년 대비 38.4%나 증가했다. 기록적인 한파로 난방에 대한 수요까지 늘면서 다음달 고지되는 가스비는 더 뛸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전기요금은 이달에만 9.5% 오르는 등 1970년대 말 오일쇼크 이후 최대 인상폭이 예상된다.


근근이 운영하는 동네 목욕탕은 상황이 더욱 열악하다. 대형 목욕탕은 헬스장이나 사우나 등 다른 업종과 함께 운영할 수 있지만 동네 조그마한 목욕탕은 오로지 목욕 손님만 받아야 하는 여건이다.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에서 동네 목욕탕을 운영하는 이모씨(66)는 "인근 대형 사우나나 헬스장으로 사람이 몰리면서 급한 사람이 아니면 동네 목욕탕을 찾질 않는다"며 "가스비 등 비용도 크게 늘면서 이번달은 적자를 겨우 면하는 수준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에어컨을 가동해야 하는 올 여름이 되면 전기요금 부담이 배가 되는 만큼 더욱 절망적인 상황에 직면할 것 같다"며 "손님은 갈수록 줄어드는데 다른 방도가 없어 막막하기만 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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