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중국에서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맞아 후난성의 고향을 찾은 쉬창(가명)씨는 한참을 뒤진 끝에 산비탈에 있는 전기차 충전소를 찾아냈다. 약 40분간의 충전을 마치고 난 뒤에야 남은 거리를 이동할 수 있었다. 그는 "고향에서는 충전하기가 정말 불편하다"면서 "동네에는 충전시설이 거의 없고, 집에서는 완충까지 이틀이나 걸린다"고 토로했다.
25일 중국 현지 경제 매체인 제일재경에 따르면 최근 춘제 연휴 지방 곳곳이 전기차 충전소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명절을 보내기 위해 도심에서 고향을 찾은 전기차 소유주들이 충전소로 일제히 몰리면서다.
후난성 고속도로 교통경찰은 올해 춘제 기간 동안 후난-광둥 간 차량 통행량은 전년 대비 약 6% 증가한 530만대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후난성 전체 교통량의 30%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중국 전역의 전기차 충전소는 실제 운행 중인 차량에 비해 크게 부족할 뿐 아니라, 그 분포가 고르지 못하다. 중국 전기차충전인프라촉진연합이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1~12월 중국의 충전소는 259만3000대 증가한 것으로 추산되며, 증가율은 전년 대비 91.6%에 달한다. 그러나 광둥, 장쑤, 저장, 상하이, 베이징, 후베이, 산둥, 안후이, 허난, 푸젠 등 10개 지역에 전체 충전소의 71.3%가 몰려있다.
이 매체는 "농촌지역에 신에너지 차량을 보급하기 위해서라도 충전소 인프라 부족 문제는 심각하다"면서 "중부 후난성 현급 시에는 산하 15개의 진이 있지만, 공공 충전소는 총 6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에서 전기차는 빠르게 보편화되고 있다.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LMC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신차 판매는 중국에서 전년 대비 4% 증가했고, 전체 판매 차량 가운데 전기차 비중은 19%에 달했다. 이는 배출가스 규제가 엄격한 유럽(11%)보다도 높은 것이다. 같은 기간 미국의 전기차 판매 비중은 5.8%에 그친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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