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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비트]"재택근무 일방적 축소, 기업에 도움 안돼…대화가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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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퇴사' 용어 만든 앤서니 클로츠 부교수 조언
"펜데믹 이전수준으로 되돌아가려하면 더 힘들 것"

편집자주[찐비트]는 ‘정현진의 비즈니스트렌드’이자 ‘진짜 비즈니스트렌드’의 줄임말입니다. 팬데믹 이후 조직문화, 인사제도와 같은 ‘일(Work)’의 변화 트렌드를 보여주는 코너입니다.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외신과 해외 주요 기관들의 분석 등을 토대로 신선하고 차별화된 정보와 시각을 전달하겠습니다.

앤서니 클로츠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 부교수(사진 출처 = 본인 SNS)

앤서니 클로츠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 부교수(사진 출처 = 본인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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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기업들이 직원에 제공하던 혜택을 줄이면서 직원들의 잠재적인 '보복 행위(retaliatory behavior)'에 자신을 노출하고 있어요."


앤서니 클로츠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 부교수는 27일(현지시간) 보도된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클로츠 부교수는 코로나19 시기에 직장인들이 대규모로 퇴사하는 이른바 '대퇴사(Great Resignation)'라는 용어를 만든 인물인데요. 그는 "대퇴사가 많은 방면에서 끝이 났다"면서 여러 수치상 확인이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대신 클로츠 부교수는 대퇴사로 인한 혼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봤습니다. 그는 직장 내 힘의 균형이 직원(피고용인)에서 경영진(고용주)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기업이 직원의 중요성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어요. 클로츠 부교수는 "직원들이 직장을 떠나지 않을 순 있다. 하지만 직원들이 자신의 삶이 더 나아지는 방법이라고 느꼈던 부분들을 기업이 축소해 이득을 취하려 한다고 느끼게 되면 다른 문제를 야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재택근무는 '혜택'…직원의 '보복'은 무엇?

기업들이 대퇴사 기간 중 직원들을 붙잡기 위해 제시한 대표적인 조건이 바로 재택근무(WFH·Work From Home)죠. '포스트 팬데믹' 시대에 접어들고 대퇴사 움직임이 사그라들면서 올해 들어 기업들이 속속 재택근무를 축소하고 나섰습니다. 올해 사무실 복귀(RTO·Return to Office) 문제를 놓고 국내외에서 논쟁이 지속됐는데요. 특히 올해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사무실로 나와야 한다"는 고용주들의 목소리가 커졌죠. 클로츠 교수는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근무 형태의 유연성을 되돌려 직원들이 불만을 느끼게 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클로츠 부교수는 "회사들이 직원들에게 투자하고 직원들은 그 투자에 맞추는 경향이 있다. 회사가 자신들에게 투자를 덜 한다고 느끼면 직원들은 소속감이 떨어지거나 일탈적인 행동을 하기 시작한다"고 말했어요. 재택근무의 장점을 느끼는 직원들이 이를 기업의 투자로 인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정책을 뒤바꿀 경우 불만을 느끼게 된다는 의미겠죠. 그는 "일탈적인 행동은 다양하다. 직장에서 태업하는 것, 또 단순히 일을 덜 하는 것뿐 아니라 고객에게 함부로 대하거나 직장 내 동료에게 막말하고 비난하는 식이 될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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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사무실 복귀는 경영진의 의지로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인데요. 클로츠 부교수는 "많은 기업 리더들과 대화를 나눴다. 그들은 '실제 이 공간에 아무도 없으면 내가 리더라는 느낌을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많은 경우 리더들은 ('다른 사람이 해주었으면 하는 행위를 직접 하라'는 의미의) 황금률을 따르고 있고 자신들이 했던 방식을 다른 사람에게 요구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는 좋은 방법이 아니다. 직원 개개인은 당신과 다르다"고 강조했습니다.

◆ "직원과의 신뢰로 얻는 혜택 생각해야"

기업 경영진들은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 직원들을 관리하는 것이 어렵다고 불만을 털어놓곤 하는데요. 근태 관리가 고민의 핵심인 거죠.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일각에서는 음성채널을 실시간으로 연결해 두거나 메신저로 여러 차례 근무 중인지 확인하는 방식 등을 도입했지만 직원들을 감시한다는 지적이 일면서 결국 중단됐습니다.


클로츠 부교수는 "무슨 말인지 안다. 하지만 이는 직원들을 믿을 수 없다는 사고방식에서 온 것"이라고 지적했어요. 그는 "만약 직원들을 믿지 못한다면 마이크로매니징을 하게 된다. 마이크로매니징을 하게 되면 직원들과 신뢰를 쌓을 기회마저 없애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는데요. 그는 "만약 직원들을 믿으면 관리 문제는 이슈가 덜 될 거다. 조직에 악영향을 주는 인물로 인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만 많은 기업이 이러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다"면서 "직원들과 신뢰를 쌓는 것을 통해 얻는 혜택은 그렇게 조직에 악영향을 주는 일부 인물을 넘어선다"고 말했습니다.

팬데믹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려는 기업인들에게 클로츠 부교수는 "우리는 지금 많은 기업과 직장인들이 어떻게 일할지를 재설계할 수 있는 이 상황을 기회로 보는 특별한 순간에 있다"면서 "혁신적인 조직들은 직원들과 대화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으며 직원들과의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고개를 숙여야 한다고 말한다"고 강조했어요. 그러면서 "만약 당신에게 당신 상사가 다가와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지만 대화를 나눠보자'라고 한다면 이 자체로 직원들에게는 자신을 신경 쓰고 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시그널이 될 것"이라면서 "이것이 내가 말한 투자의 일종"이라고 했습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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