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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줄이 엇갈렸던 '즉시연금' 소송…앞으로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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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교보생명 1심 뒤집고 항소심 승소
재판부 "설명의무 다했다" 판단
회사·상품·고객별 상황 달라 향방 주목

줄줄이 엇갈렸던 '즉시연금' 소송…앞으로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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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교보생명이 즉시연금 미지급금 소송 항소심에서 1심 패소를 뒤집고 승소했다. 삼성생명 에 이어 연달아 ‘역전’이 나타난 것이다. 미래에셋생명 , 한화생명 , 동양생명 등 주요 생보사들이 수차례 패소한 것과 다소 엇갈린 결과다. 회사별 즉시연금 상품 및 안내 방식이 달라 쉽사리 예측은 어렵지만 그럼에도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제4민사부는 지난 21일 교보생명 즉시연금 가입자 4명이 교보생명을 상대로 제기한 즉시연금 미지급금 반환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교보생명 승소 판결을 내렸다. 가입자의 손을 들어줬던 1심 결과를 뒤집은 것이다.

즉시연금은 목돈을 한 번에 보험료로 내면 보험사가 통상 계약 체결 한달 뒤부터 매월 일정액의 보험금을 연금 형태로 받는 상품이다. 보험사는 고객이 납입한 보험료에서 사업비와 위험보험료를 공제하고 공시이율을 적용해 계산한 적립금을 더한 금액을 매월 지급한다.


교보생명 손 들어준 재판부…"설명 의무 다해"

이번 소송을 제기한 가입자들은 이 ‘적용’ 부분이 단순 공시이율을 곱한다는 의미로 알았다며 예상보다 적은 연금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적용을 곱하기로 받아들이기는 힘들다고 봤다. 재판부는 “원금에 약정이율에 따른 이자를 지급하는 예·적금 상품에서는 적용을 ‘곱하다’로 해석할 수 있지만 보험상품에서도 같은 의미로 사용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판단했다.


또한 주요 쟁점이었던 ‘보험료 및 책임준비금 산출방법서(이하 산출방법서)’가 약관의 일부로 인정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보험사의 손을 들어줬다. 가입자들은 산출방법서가 약관에 포함되지 않았고, 때문에 보험사가 설명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1심에서도 산출방법서는 약관 일부로 거의 인정되지 않았다. 주요 보험사들이 그간 줄줄이 패소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하지만 이번 재판부는 “산출방법서 중 권리, 의무에 관한 내용은 원래 약관에 기재돼야할 내용이나 전문성과 복잡성, 감독규제 목적으로 인해 주무부서가 그 내용을 약관에서 분리해 별도 서류로 작성하게 하고 이를 ‘기초서류’로 제출하게 했다”며 “보험회사는 고객 교부 여부와 상관 없이 보험업법에 따라 산출방법서 내용을 준수해야 하고, 금융위원회도 이 내용의 적절성 여부를 통제하고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고객에게 안내하는 상품 설명에 모두 산출방법서 내용이 녹아있고, 산출방법서 내용 적절성을 당국이 통제하고 있는 만큼 문제될 것이 없다는 판단이다.


향후 줄소송 행방은…”여전히 오리무중”

삼성생명에 이어 교보생명도 항소심에서 승리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되기 시작했다. 역시 소송 중인 미래에셋생명, 동양생명, 한화생명 등의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즉시연금 관련 분쟁은 2017년부터 시작됐다. 가입자들은 연금월액 공제 내용이 약관에 없었고 보험사에 설명도 듣지 못했다며 금융당국에 민원을 제기하면서부터다.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는 보험사에 미지급 보험금을 지급하라고 권고했지만 보험사들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며 대규모 소송전이 시작됐다. 금감원이 2018년 당시 파악한 즉시연금 분쟁 규모는 8000억~1조원, 가입자는 16만명이었다. 삼성생명 보험금 미지급액이 4300억원대로 가장 크고, 한화생명(850억원), 교보생명(700억원)이 뒤를 잇는다.


다만 보험사들은 아직 낙관만은 할 수 없다. 보험사별 상품 안내 서류 구성과 세부 설명 및 표현 등이 달랐던 만큼 판결이 엇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 보험사를 상대로도 여러 소송이 진행 중이거나 결과가 엇갈렸다. 한화생명의 경우 즉시연금 관련 총 9건의 소송이 있었다. 2건은 1심 패소 후 항소 중이고 5건은 아직 1심 초기 단계다. 나머지 2건 중 1건은 1심 승소 후 가입자들이 항소하지 않아 판결이 확정됐다. 마지막 1건은 화해 권고로 끝났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회사별, 가입자별 상황도 다르고 상품도 완전히 동일하지 않은 만큼 이번 승소만으로 향후 결과를 낙관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그럼에도 분위기가 조금 달라진 것은 확실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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