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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위자료 1억이 너무 많은 이유

최종수정 2022.12.12 08:48 기사입력 2022.12.09 11:21

이혼소송 액수의 3분의1
일부선 "턱없이 적다"
판결서 억대 위자료 처음
혼인파탄 책임 확실히 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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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서윤 기자] 수조원대 자산가가 혼외 자식이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밝혔다. 민법 제840조에 규정된 이혼사유 제1호에 해당한다. 혼외자 고백 7년, 이혼 소송 시작 5년 만에 가정법원은 그에게 이혼 위자료 1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의 배우자가 요구한 위자료 액수의 3분의 1 수준이다.


재계 서열 2위 SK그룹을 이끄는 최태원 회장 얘기다. 이 판결 이후 많은 여성이 "위자료가 턱없이 적다"고 말했다. 최 회장의 SK㈜ 보유 주식 가치만 2조6000원대다. 1억원은 너무 작아 보인다. 하지만 이혼 전문 변호사 가운데는 위자료가 생각보다 많이 나와서 놀랐다는 사람이 많다. 공개된 법원 판결에서 억대 위자료가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혼 소송에서 법원이 위자료를 인정하는 경우는 외도 아니면 폭행이다. 폭행보다 외도 위자료 액수가 많은 편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 외도 위자료 상한은 1500만원 내외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 액수가 올라가는 추세다. 요즘은 2000만원 판결도 자주 나온다. 법조계에선 지금까지 위자료 상한을 5000만원이라고 봤다. 한 이혼 전문 변호사는 "단순한 외도가 아니라 혼외자까지 있는 경우에도 위자료는 5000만원이 상한"이라고 말했다.


이번 판결은 분할금액은 적게, 위자료는 사상 최대 수준으로 책정하며 법원도 부담 없는 판단을 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법원은 재산분할 665억원, 위자료 1억원 등 총 666억원을 노 관장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노 관장이 요구한 재산분할의 약 5%에 불과한 금액만 주는 것으로 마무리 짓게 해주면서도 결론적으론 최 회장에게 혼인 파탄에 책임이 있다는 점을 확실히 했다. 법원은 위자료를 산정할 때 부정행위 경위, 가담 정도, 부정행위 기간 및 횟수, 발각 후 정황을 비롯해 나이, 직업, 재산 정도를 고려한다.


법 관행과는 별개로 최 회장 위자료 액수를 둘러싸고선 비난이 나온다. 사실 위자료 액수 자체가 낮다는 데 대해 법조계에도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김정세 법무법인 재현 대표변호사는 "외국에 비해서 낮은 건 사실이고, 2000만원은 당사자는 물론 법조계에서도 낮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정신적 고통의 크기를 측정할 방법이 없다 보니 법원에서 보수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위자료가 1500만원 선까지 오른 것도 2015년 이후라고 한다. 그 전엔 더 낮았다. 이번 재판 이후 과거 판례에 근거한 위자료의 수준, 낡은 관행을 시대에 맞춰 고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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