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부담에… 머스크, 트위터 주식담보 대출 검토

대출 은행들과 4조원 마진론 대체 방안 논의중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과정에서 끌어온 고금리 부채를 줄이기 위해 테슬라 보유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머스크와 트위터 인수 자금을 빌려준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트위터 법인 명의의 11.75% 고금리 무담보 대출 30억달러(약 4조원)를 테슬라 주식을 담보로 한 마진론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은 "머스크의 재정 고문들이 트위터 인수과정에서 끌어온 부채 130억달러의 고금리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논의하고 있는 옵션 중 하나"라고 말했다.

마진론의 이자율이 얼마가 될 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소식통들은 트위터 채무 일부를 테슬라 주식담보대출로 전환하는 것은 예비적 논의이고, 어떤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440억달러에 달하는 트위터 인수 자금을 모으기 위해 모건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 바클레이즈, BNP파리바, 미쓰비시 UFG 파이낸셜그룹(MUFG), 소시에테제네랄 등 글로벌 투자은행으로부터 끌어온 트위터 명의의 부채가 130억달러에 달했다.

이에 따라 트위터가 연간 지불해야 할 이자 비용은 약 12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130억달러를 제외한 나머지 자금은 테슬라 보유 주식 매각과 투자자 유치를 통해 충당했다.

통신은 이번 논의가 얼마나 진전을 이룰지, 이자율 등 세부사항이 어떻게 정해질 지 모두 불분명한 상황이지만, 트위터 인수 6개월 만에 양측이 이같은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번 인수가 얼마나 잘못된 결정인 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일부 외신들은 트위터 채무 일부를 테슬라 주식 담보 대출로 전환하는 것이 테슬라 주가에 추가 악재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미 테슬라 주가는 트위터 리스크에 올 들어서만 56% 이상 급감했다. 이날 미 나스닥시장에 상장된 테슬라 주가는 장중 낙폭을 거듭하며 한때 17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블룸버그는 "테슬라 주가 하락은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뒤에 두드러졌다"면서 테슬라 투자자들은 머스크가 트위터 경영에 더 몰두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고 진단했다.

자동차 전문매체 일렉트릭은 "머스크는 이미 테슬라 주식을 100억 달러어치 넘게 팔아치워 주주들에게 많은 압박을 가했다"며 "테슬라 주식 담보 대출은 테슬라 주가 하락에 더 많은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테슬라 이사회가 주가 부양을 위한 수십억 달러 규모 자사주 매입을 검토하는 상황에서 머스크의 담보대출이 이뤄진다면 윤리적 문제로 번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