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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쿨존 만취운전후 43초 이탈…대법원 판례는 "뺑소니 아니다"

최종수정 2022.12.08 10:44 기사입력 2022.12.08 10:34

주정차 금지장소에 어린이 보호구역을 포함하고 이 구역에서 교통사고를 일으킨 운전자에게 의무적으로 특별 교통안전교육을 받도록 하는 내용이 담긴 개정 도로교통법 시행 첫날인 21일 서울 시내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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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장세희 기자] 경찰이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초등학교 3학년생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30대 운전자 A씨에게 '뺑소니' 혐의를 적용하지 않은 데에는 대법원 판례가 결정적 근거가 된 것으로 8일 확인됐다. 경찰은 해당 판례를 토대로 A씨가 사고를 낸 뒤 도주하지 않다고 판단, 위험운전 치사 등 혐의를 적용했다. 다만 법조계 일각에서는 뺑소니 혐의를 전제로 폭넓은 수사를 전개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8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면서 대법원 판례를 살펴 혐의를 적용했다. 해당 판례는 대법원이 2002년 11월 판결로,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3(도주차량 운전자의 가중처벌) 제1항 소정의 '도주' 의미를 정의한 것이다. 경찰은 이 판결을 근거로 사고 후 43초 만에 현장으로 돌아온 A씨 행위가 도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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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판결을 살펴보면 대법원은 당시 특가법 동조 동항에 규정된 도주에 대해 '구호조치를 이행하기 이전 사고현장을 이탈해 사고를 낸 자가 누구인지 확정될 수 없는 상태를 초래하는 경우'라고 정의했다. 또 구호조치에 대해선 경찰이나 구급차량 등 타인에 의해서라도 이뤄졌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판단했다.

경찰은 해당 판결 내용과 A씨가 ▲사고 후 복귀 시간이 짧았던 점 ▲경찰·소방이 도착했을 때 현장에서 피해구조 조치를 한 점 ▲조사에 성실히 응한 점 등에 비춰 뺑소니 혐의를 적용하긴 법리적으로 무리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시 CCTV와 목격자들의 진술을 종합하면, A씨는 지난 2일 청담동 언북초등학교 후문 인근에서 초등학교 3학년 B군(9)을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친 뒤 자신의 주거지 입구까지 21m 운전했고, 주차 뒤 43초 만에 현장으로 돌아왔다. A씨는 이후 인근 꽃집 사장에게 119에 전화해달라며 도움을 요청했다. 실제 신고도 꽃집 사장이 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법원 판례에 비춰봐도 사고를 낸 가해자가 누구인지 확정될 수 있는 상황이었고, 구호조치 또한 이뤄져 도주라고 보기 어렵다는 얘기다.


다만 피해 학생 유가족은 뺑소니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A군의 부모는 전날 오후 4시께 인근 주민들로부터 받은 탄원서 4000여장을 들고 강남경찰서를 방문하기도 했다. 법조계에서도 경찰의 혐의 적용이 수사기관에 걸맞지 않게 폭좁게 이뤄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수사기관이라면 일단 도주치사 혐의를 전제하고 수사해야 하는 것이 맞다"라며 "일단 본인이 의식을 잃은 것도 아닌데 곧바로 구호조치를 취하지 않고 현장을 이탈한 점에서 도주치사(뺑소니) 혐의 적용이 가능한 만큼 그 점을 전제로 수사가 꼼꼼히 해야 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 같은 비난 여론을 의식한 듯 뺑소니 혐의를 추가로 적용하는 방안을 재차 검토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르면 9일 A씨에 대해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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