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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부족 문제 해결할 수 있을까…성큼 다가온 ‘이종이식’ 시대

최종수정 2022.12.08 10:37 기사입력 2022.12.08 07:00

돼지 장기 등 환자에게 이식
식약처, 1형 당뇨병 환자 대상
'이종췌도이식' 임상 1상 승인
이식장기 부족 해결 대안 떠올라

동물의 장기 등를 사람에게 이식하는 '이종이식' 연구가 세계적으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돼지는 현재 가장 연구가 많이 진행된 동물이다. [이미지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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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국제기준을 준수한 ‘이종췌도이식’ 임상시험이 최근 국내에서 승인되면서 이종이식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종이식은 동물로부터 얻어진 기관이나 조직, 세포 등을 치료를 위해 사람에게 이식하는 것을 의미한다. 전 세계적으로 이식장기 공급 부족 현상을 겪는 가운데 이종이식 기술이 확립된다면 장기이식을 통해 수많은 환자가 새 생명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첫 국제기준 부합 ‘이종췌도이식’ 임상 1상 승인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5일 돼지췌도이식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기 위해 제넨바이오가 신청한 임상 1상을 승인했다. 이번 임상 1상은 무균돼지 췌도를 1형 당뇨병 환자 2명에게 이식하고 2년간 추적 관찰하며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앞서 진행된 비임상시험에서는 무균돼지의 췌도를 이식받은 영장류 당뇨 모델이 이식 전과 비교해 유의미한 인슐린 요구도 감소를 보였다.

췌도 이식은 통상 인슐린 투여로도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1형 당뇨병 환자에게 이뤄진다. 공여자의 췌장을 적출한 후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도 세포만을 분리해 이식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췌장 이식 자체가 드물고 세포 분리 조건이 까다로워 많은 환자에게 이식하기 어렵다. 돼지의 췌도를 이식하는 이종췌도이식은 이러한 이유에서 주목받고 있다. 환자에게 가해지는 부담이나 위험이 다른 이종장기보다 적어 세계적으로도 상용화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받는다. 특히 1형 당뇨병 환자에게는 근본적인 치료법이 될 수 있다.


김성주 제넨바이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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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임상은 제넨바이오와 가천대 길병원이 함께 수행하며, 서울대학교 바이오이종장기개발 사업단이었던 연구진들도 협업한다. 제넨바이오는 이번 임상을 위해 구축한 길병원 내 이종췌도 세포치료제 제조소에서 무균돼지의 췌도를 환자에게 투여 가능한 세포치료제로 제품화해 길병원에 제공하게 된다. 내년 상반기에는 임상 대상자 모집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제넨바이오는 지난해 8월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했고, 식약처에 보완자료를 제출한 끝에 1년 4개월 만에 승인을 받았다. 특히 이번 승인은 세계보건기구(WHO), 세계이종이식학회(IXA) 등 국제기관의 기준을 준수한 세계 최초의 이종췌도이식 임상시험이다. 삼성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장을 지낸 김성주 제넨바이오 대표는 “첨단재생의료의 새로운 치료법인 이종췌도이식이 면밀한 보완 끝에 임상시험에 진입하게 됐다”며 “최초의 이종이식 기반 의약품이자 효과적인 당뇨병 치료제인 이종췌도이식 제품을 개발하는 데 매진해 나가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이종이식, 세계적 장기부족 해결할까

이종이식이 주목받는 배경에는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있다. 이식받으려는 환자는 많지만, 그만큼 장기가 공급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국내 장기 등 이식대기자는 4만8794명으로 집계된 반면에 실제 장기이식은 3878건에 그쳤다. 제넨바이오가 임상에 들어간 췌도만 놓고 보면 30명이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단 한 건의 이식도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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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현상은 세계적으로 비슷해 각국에서 이종이식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중국은 이미 2015년부터 돼지 각막의 임상을 승인해 사람에 이식했고, 미국에서는 올해 1월 식품의약국(FDA)의 동정적 사용 승인에 따라 최초로 유전자변형 돼지심장을 사람에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심장 이식 환자는 두 달 뒤 사망했으나, 이종이식의 과학적 발전과 가능성을 보인 의미 있는 과정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이종이식은 동물의 장기를 사용하는 만큼 공급원이 풍부해 이식술이 실패하더라도 재시도하기 쉽고, 이식 대기 시간을 줄여 계획적 수술이 가능하다는 게 강점이다. 유전공학의 발달에 힘입어 장기적으로는 환자 맞춤형 장기 생산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가장 많이 연구되는 동물은 돼지다. 인간과 장기크기와 형태 등 유전학적, 해부생리학적으로 유사하고 질병 감염이나 윤리적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특징이 있다. 임신 주기가 짧고 다산을 하는 특성도 대량의 장기를 공급하는데 용이하다.


다만 이종이식이 표준적인 임상 지침이 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는 ‘한 걸음 더 가까워진 이종장기 임상시험’ 리포트에서 ▲잠복해있는 돼지 바이러스 제거 ▲장기 생산에 적합한 형질전환 돼지 개발 ▲맞춤형 이식 전략 연구 등을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로 꼽았다. 이는 실제 이종이식 관련 기업들이 가장 중점을 두고 연구하는 분야이기도 하다. 리포트는 “궁극적인 목표가 인체에 이식하는 것이라면 인간 대상의 돼지 장기 이식 임상시험을 포함해 다양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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