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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성적순 아냐" 태극전사·김민경…쏟아지는 극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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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지고 쓰러지고 또 일어나고…"태극전사들에게 큰 위로 받아"
개그우먼에서 국가대표 김민경, 하위권 성적이지만 '나도 할 수 있다' 희망

2022 카타르 월드컵 대한민국과 브라질 16강 경기가 진행되고 있는 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 마련된 거리응원에 참가한 시민들이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2022 카타르 월드컵 대한민국과 브라질 16강 경기가 진행되고 있는 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 마련된 거리응원에 참가한 시민들이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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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한국 축구가 세계 최강 브라질에 속절없이 무너지며 아쉽게 사상 첫 원정 월드컵 8강 진출 꿈을 접었지만, 경기 결과에 대한 비판이 아닌 격려와 극찬이 이어지고 있다. 개그우먼 김민경도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 사격대회에서 하위권의 성적을 냈지만, 여기에도 응원이 쏟아지고 있다. 승자와 패자만 있는 스포츠 경기지만, 이제는 선수들의 헌신과 노력에 방점을 찍고 칭찬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앞서 한국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사상 최악의 졸전 평가를 받으며 조기 탈락했다. 홍명보 당시 국가대표팀 감독이 이끌던 대표팀은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 기념 촬영을 위해 대기하던 중 일부 팬들이 "엿 먹어라! 엿 먹어!"라며 던진 호박엿 맛 사탕 세례를 받기도 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한국 축구를 향한 국민의 분노를 압축적으로 보여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또 홍 감독과 주장 구자철, 손흥민의 약식 기자회견이 끝나자 팬들은 '근조. 한국축구는 죽었다!!'라고 검은 글씨로 쓰인 플래카드를 펼쳐 보이기도 했다. 이를 본 대표팀 선수들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숙였다.


이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손흥민은 엿을 바라보며 "엿을 먹어야 하나요"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선수, 코칭 스태프 그리고 팬들 모두 생각은 똑같을 것이다. 경기가 끝난 후 개인적인 시간을 가지고 생각을 많이 했다. 대한민국 선수로 월드컵에 나가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선수들 모두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너무 큰 위로 받았다" 태극전사에 쏟아진 칭찬

그러나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보여준 팬들의 모습은 한층 성숙해졌다. 경기 결과를 떠나, 선수들의 노력에 박수갈채를 보냈다.

특히 태극전사들이 유럽의 강호 포르투갈을 이기고 극적으로 '도하의 기적'을 써 내려가고, 손흥민이 안면 보호대를 쓴 불편한 상황에서도 투지를 보이자, 네티즌들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단순한 축구 경기가 아니라, 기적을 보여준 선수들에게 큰 위로를 받는다", "승자와 패자만 있는 스포츠 경기지만, 그 과정에서 피나는 노력을 한 선수들이 있기에, 져도 상관없다", " 선수들을 보며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또 비록 1-4로 패배했던 브라질과의 경기가 있던 6일 새벽, 영하 3도에 눈까지 내리는 추운 날씨였지만 서울 광화문 광장에 모인 붉은악마 3만3000여명도 입을 모아 투지를 보여준 한국 축구 대표팀을 응원했다.


김민경이 '2022 국제실용사격연맹 핸드건 월드 슛' 프로덕션 부문에서 신중하게 사격을 하고 있다. 사진=IHQ 바바요 제공

김민경이 '2022 국제실용사격연맹 핸드건 월드 슛' 프로덕션 부문에서 신중하게 사격을 하고 있다. 사진=IHQ 바바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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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에 관계없이 응원의 목소리를 받은 선수는 또 있다. 개그우먼 김민경은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 국제실용사격연맹(IPSC) 대회에서 여성부 51위를 기록했다. 7일 IPSC에 따르면 김민경은 지난달 19일 태국에서 개막한 ‘2022 IPSC 핸드건 월드 슛 대회’에서 여성부 선수 52명 중 51위를 기록했다. 전체 341명 중에서는 333위에 올랐다.


김민경의 최종 성적은 하위권에 머물렀지만, 실용 사격을 배운 지 1년여 만에 국제대회 경기에 출전한 것만으로도 큰 성과라는 칭찬이 이어졌다. IPS KOREA 소속 김준기 디렉터는 "내가 맨 처음 나갔던 대회보다 김민경 씨의 성적이 더 좋다"고 극찬했다. 네티즌들 역시 "힘든 여정을 잘 참고 버틴 김민경 정말 대단하다", "김민경을 보며 희망을 얻는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멋있다" 등 우호적인 평가가 나왔다.


결국 김민경은 지난 3일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발표한 '12월 예능·방송인 브랜드 평판'에 따르면 유재석을 제치고 브랜드 평판 1위 자리에 올랐다. 역대 평판 1위 스타들은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등 그야말로 글로벌 스타였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김민경의 끝 없는 노력에 얼마나 많은 찬사를 보내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김민경의 노력은 그 자체만으로 주위의 편견이나 스스로 자격지심 때문에 도전하지 못했던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선사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문가는 과도한 경쟁 사회 속 결과만 놓고 평가를 하던 모습에서, 이제는 그 결과를 내기 위해 얼마나 노력을 했나 이 부분을 높게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과거에는 이른바 '결과 지상주의'가 강했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모든 게 평가되거나 판단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사회적 분위기를 볼 때 과정이 어땠는가에 더 집중하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월드컵 경기는 실제로 과정이 아주 드라마틱했고, 우리 선수들이 부상을 이겨내는 모습도 많이 나왔다. 결과보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 그런 과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장 평론가는 "선수 등 타인을 응원하지만, 결국 자기 자신에 대한 응원이기도 하다. (경쟁이 많은) 사회에서, 좋지 않은 결과로 인정받지 못해도 '내가 충분히 열심히 했다'라는 것을 인정받고 싶은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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