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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울고 웃었던 '뜨거웠던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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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카타르월드컵, 한국 축구 16강 진출 기적
한국-우루과이전 가장 시끄러운 경기 진기록
열정적인 '붉은악마'…성숙한 시민의식, 응원 직후 현장 정리도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의 경기가 열린 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붉은악마와 시민들이 황희찬의 역전골에 환호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의 경기가 열린 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붉은악마와 시민들이 황희찬의 역전골에 환호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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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대한민국 파이팅!" "오 필승 코리아" "정말 잘 싸웠습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대한민국의 2022 카타르 월드컵 브라질과의 16강전이 열린 6일 새벽, 시민들은 우리나라 축구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서울 세종로 광화문광장을 가득 메웠다. 붉은악마들은 체감온도가 영하 8도까지 내려가는 등 강추위 속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대한민국"을 외쳤다. 한국시간으로 오전 4시에 경기 시작이지만, 자정께 이미 붉은악마 추산 총 2만명이 모였다.

시민들의 뜨거운 응원과 승리의 염원과는 달리 경기는 브라질의 압도적인 우위였다. 이날 대한민국은 브라질에 1-4로 패하며 아쉬운 결과로 막을 내렸다. 그러나 시민들은 '도하의 기적'을 일으키며 16강전에 진출해, 마지막 순간까지 투지를 불태운 선수들에게 격려를 잊지 않았다.


축구대표팀의 16강 진출은 사실 불투명했다. 당장 H조 3차전을 앞두고 닐슨의 콘텐츠 솔루션 자회사 그레이스노트가 예상한 16강 진출 확률만 봐도 우루과이가 가장 높은 49%였고, 가나 41%, 우리나라가 11%였다. 그러나 한국 축구대표팀은 2-1로 역전했다. 각종 조사와 통계 등을 태극전사가, 투혼으로 이겨낸 값진 승리였다. 이 경기는 월드컵 최대 이변 경기 12선을 뽑은 결과, 한국-포르투갈전이 4위에 올랐을 정도였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경기가 열린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육조마당에서 붉은악마와 시민들이 태극기를 펼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경기가 열린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육조마당에서 붉은악마와 시민들이 태극기를 펼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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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전사, 포르투갈 상대로 승리…그 뒤에는 세계에서 가장 시끄러운 '붉은악마' 응원단

그리고 그 선수들 뒤에는 붉은악마가 있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이번 월드컵 조별리그 경기를 대상으로 관중석 응원 소리를 측정했는데, 조별 마지막 경기를 제외한 경기까지 측정 결과에서 40경기 가운데 H조 조별리그 1차 전인 우리나라와 우루과이 경기의 응원 소리가 131데시벨로 가장 컸다. 이 순위 4위도 한국-가나전에서 측정된 122데시벨이었다.

광화문 광장에서의 거리 응원도 상황은 비슷했다. 그러나 붉은악마가 다시 거리로 모이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우선 이태원 참사 여파로 추모 분위기인 점을 고려해 응원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여론이 있었다. 여기에 지난달 21일 종로구는 붉은악마 응원단이 제출한 거리응원 안전 계획서에 대해 재심의 결정을 했다. 붉은악마 측에서 준비한 안전인력이 적고, 사고 발생 때 소방도로가 확보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들어 안전대책 보완을 요청한 것이다. 결국 응원단은 재심의 끝에 거리응원 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조호태 붉은악마 서울지부장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거리응원 추진 배경에 "상당한 부담감이 있었지만, 다시 추진하게 된 배경이 있다. 2002년부터 지금까지 거리응원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 원래 대한민국은 이렇게 안전하고 대규모 인원에도 사건·사고 없는 나라라는 것을 국민들 스스로가 자부할 수 있게끔(하고 싶다)"며 "앞선 참사를 기억하면서 우리만의 응원 문화로 위로하는 것도 방법이지 않을까 싶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974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 1-4로 패한 축구대표팀의 손흥민이 경기 종료 후 관중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974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 1-4로 패한 축구대표팀의 손흥민이 경기 종료 후 관중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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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한 시민의식, 자발적으로 현장 청소…유통업계 '월드컵 특수'

거리응원은 성공적이었다. 안전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으며, 무엇보다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응원이 끝난 거리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쓰레기를 치웠다. 특히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 당시 비가 내리는 악천후에도 시민들은 비를 맞으며 현장 정리를 하기도 했다. 일부 시민들은 거리응원 장소는 물론 광화문 광장 인근 일대를 돌며, 환경미화원과 함께 쓰레기를 줍기도 했다.


여기에 유통업계는 '월드컵 특수'를 맞아 모처럼 자영업자들이 함박웃음을 지었다. 우선 치킨업계는 월드컵 수혜를 톡톡히 봤다. bhc치킨은 대한민국과 가나와의 경기가 펼쳐진 지난달 28일 당일 가맹점 매출이 전월 동일 대비 297%, 전주 동일 대비 312%, 전년 동일 대비 213% 증가했다. 교촌치킨 역시 지난달 24일 가맹점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주(17일) 대비 1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굽네도 가나와의 경기가 있던 지난달 28일 주문량이 전주 대비 160% 상승했다.


편의점 역시 매출이 크게 늘었다. 이마트24는 우루과이전 당일 전년 같은 요일 대비 맥주는 2.4배, 냉장·냉동 안주류는 2.3배, 마른 안주류는 2배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맥주는 전년 대비 145% 증가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CU는 지난 2일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맥주 매출이 월드컵 개막 전인 2주 전 대비 155.2% 증가했다. 와인은 124.5%, 양주는 121.1%, 소주는 120.1%, 막걸리는 110.1% 판매가 늘었으며, 후라이드치킨(193.2%), 마른안주(161.3%), 냉장 즉석식(170.8%), 육가공류(114.9%) 등도 높은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거리 응원이 펼쳐진 광화문 인근 편의점 매출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마트24에 따르면 지난 3일 광화문 인근 이마트24 3개 점포 매출은 맥주와 소주가 4배씩 증가했다. 두유 등 온장고 음료 10배, 스마트폰 케이블·보조배터리 3.5배, 라면 3배, 핫바·스낵·안주류·간편 먹거리 등이 2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날 광화문 광장 인근 CU에서도 핫팩 11.5배, 즉석원두커피 8.8배, 원컵류 7.1배, 일회용 배터리도 7.4배 등 매출이 증가했다. GS25에서는 광화문 인근 10개 점포의 매출이 최대 64.6%까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한국 축구를 사상 두 번째 '원정 월드컵 16강'으로 이끈 파울루 벤투(53·포르투갈) 대표팀 감독은 6일(한국시간), 브라질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1-4로 패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국 대표팀 감독직 재계약을 안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벤투 감독은 "이제 미래를 생각할 때"라면서 "앞으로 쉬면서 재충전하고 그 뒤에 향후 거취에 대해 선택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선수들이 이뤄낸 것에 대해 고맙다. 그동안 한국을 이끌 수 있어서 매우 자랑스럽다"고 강조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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